[과학혁명의 구조] 5장~9장 후기

여름
2017-09-19 22:44
443

이번 시간에는 [과학혁명의 구조] 5장에서 9장까지 읽고 모였다. 지난 시간에 나는 패러다임과 정상과학의 부분에서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 헷갈렸다. 쿤이 말하는 패러다임은 정상과학 내에 위치하는 것인지 아니면 정상과학과

동일한 개념인지 명확하게 와닿지 않았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패러다임의 용어가 주는 의미때문에 쿤의 패러다임을

이해하는데 더 혼란이 있지 않았나 싶었다.


패러다임은 과거에 있었던 하나 이상의 과학적 성취로서, 그것은 과학자들에게 더 나아간 실천의 토대를 제공하는 것이고

특정 과학자 공동체가 한동안 인정한 것을 말한다. 정상과학은 이 패러다임에 기반을 둔 연구 활동이다.

쿤은 패러다임을 다양한 이론들의 개념적, 관찰적, 도구적 응용에서 준()표준적인 형태로 설명된다고 말한다.(패러다임의 우선성)

과학자들은 어떤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주어진 원리나 규칙에 의해서 실험한다. 이때 원리나 규칙의 도움을 받지만

그것에 완전히 의존하진 않는다. 세미나 중에 규칙의 존재에 대해서 서로 다른 의견이 나왔는데, 규칙이 있어야 그 규칙에

따라 실험을 진행할 수 있지 않느냐? 그러니까 패러다임이 형성된다는 것은 규칙이 함께 만들어진다는 것이 아닌가?

규칙이 패러다임과 같다고 할 수 없는 것 아닌가? 우리는 어떤 하나의 과학이론을 예로 들어 그것을 증명하는 과정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면서 이해하는 과정을 밟았다면 이 책에서 말하는 것들을 좀 더 명확하게 알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을 느꼈다. 쿤은 정상과학 활동에서 규칙의 도움을 받지만 그렇다고 그것에 의존하지는 않는다고 보았다.

다시말해, 하나의 패러다임의 존재는 완벽한 규칙의 집합이 존재한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패러다임들은 그것들로부터 이론의 여지없이 추상화될 수 있는 일군의 연구 규칙보다도 더 우선적이며,

더 구속력 있고, 더 완전하다.” (p.121)

 

정상과학 활동 과정 속에서 패러다임이 낳은 예상들에 위배되는 것이 나타나는데 쿤은 이것을 변칙현상이라고 불렀다.

과학자들은 그들이 수용한 패러다임을 토대로 한 관찰과 실험을 한다. 그 결과는 그들의 패러다임을 명료화하게

됨으로써 정상과학의 발달로 이어진다. 그렇게 되면서 더 정교한 실험장비와 심오한 의미의 용어와 테크닉이 발달하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초기의 패러다임과 어긋나는 부분이 생긴다. 변칙현상을 지각하는 것에서 과학적 발견은

비롯된다는 것이다. 과학적 발견이 많아지거나 그것이 설득력을 조금씩 얻게 되면 정상과학은 위기를 맞게 된다.

과학적 발견과 위기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불러온다. 과학자들은 심각한 위기에 부딪쳤을 때 그들은 신념을 잃기 시작하고

다른 대안을 찾을 것이지만, 그들의 패러다임을 바로 폐기하지는 않는다. 그들은 변칙현상을 놓고 거기에 정상과학의

규칙들을 적용시켜 보려 한다. 이같은 연구를 구체적이고 심도있게 하는 과정에서 과학자들은 철학적 분석을 하기도 한다.

비정상연구를 계속함에 있어서 정상과학의 규칙들로는 문제해결이 잘 안 되기 때문이다.

정상과학이 위기를 맞게 되면서 새로운 과학이론이 등장한다. 쿤은 이것을 과학혁명이라고 명명했다.

코페르니쿠스 천문학의 탄생, 라부아지에의 산소 이론의 탄생,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의 탄생은 정상과학의 위기에서

비롯된 것들이다.


"과학혁명이란 보다 옛 패러다임이 양립되지 않는 새 것에 의해서 전반적이거나 부분적으로 대치되는,

누적적이지 않은 발전의 에피소드이다." (p.184)  


쿤이 말하는 과학혁명은 과학자들이 받아들인 기존의 패러다임이 더 이상 제 구실을 하지 못한다는 의식이

증대되면서 시작된다. 앞서 말한 것처럼 기존의 패러다임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출현으로 바로 폐기되는 것이 아니라

·구 패러다임간의 경쟁을 통해 이루어진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받아들이고 구패러다임이 폐기될 때 논리적인 구조로

설명되는 것은 아니다. 과학자 공동체가 인정하고 수용할 수 있는 기준이 되느냐가 중요하다.

각각의 패러다임에서 논의되는 개념이나 규칙은 공통되는 것이 별로 없거나 아예 상반되는 의미를 지니게 된다.

그래서 각각의 패러다임은 양립 불가능하고 공약불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세미나중에 새로운 패러다임과 관련해서 젊은 과학자들의 역할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과학적 발견은

그들에게서 비롯되지만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 즉 선택은 대과학자가 중심이 된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리고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쿤도 칼 포퍼처럼 반증을 말하지 않았나?라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칼 포퍼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는지라 구체적으로 나온 것은 없지만, 포퍼의 반증주의와 쿤의 과학혁명은 극히 상반되는 것인가라는

의문도 남았다. , 쿤은 정상과학 내에서의 누적적 발전을 말하고 있는데, 과학의 전체적인 면에서 볼 때 진보에 대해선

어떠한 입장인지도 궁금했다.

 

다음 세미나 시간에는 패러다임이 과학뿐만이 아니라 자연도 구성한다는 것에 대한 내용이다.

발제는 청우님이고, 10~13장까지 읽고 모이기로 했다.(이 책의 후기 부분은 지금 읽기에는

우리에게 모호함과 혼란을 안겨줄 우려가 있다해서 나중에 읽기로 했다.)

댓글 2
  • 2017-09-22 11:34

    세미나 중반을 훌쩍 넘겨서야 후기까지 쓰셔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많이 당황하셨던 여름샘. 

    그 때 눈빛이 많이 흔들리셨는데...... 이렇게 정리까지 잘 해내시다니요! 역시 다크호스 명성에 걸맞는... ㅎㅎㅎ

    저는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가 도무지 잘 읽히지가 않아서 --;;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라는 제목의 만화로 된 글을 함께 보고 있는데요.


    그 책에 의하면, 

    마거릿 매스터만(영국의 언어학자, 철학자)이 쿤의 이 책에 쓰인 '패러다임'의 22가지
    용법을 분석했다고 하더라구요. 

    역시 저희가 괜히 헛갈리는 것이 아니었던 거죠 ㅋㅋㅋ 그 용법들을 크게 세가지로 나누면 이렇다고 하네요. 

     

    a. 형이상학적으로 쓰인 용법:
    신념들의 집합, 신화, 표준, 지각 자체를 조직화하는 원리, 하나의 지도 등과 같은 표현 등이
    여기에 속한다
    .

    b. 사회학적으로 쓰인 용법:
    일반적으로 인정된 과학적 업적, 정치적 제도와 같은 것,
    받아들여지는 판결 등으로 묘사했다.












    c. 인공물, 혹은
    구조물 같은 표현으로 쓰인 용법
    : 실제 사용하는 교과서나 고전으로서,
    도구들을 공급하는 것으로서

                                                                         언어학상 문법적 패러다임으로서게슈탈트 그림으로서 등등.


    그렇다는데... 저는 사실 이것조차 뭔말인지 잘 모르겠다는 것은,,, 비밀 아닌 비밀입니다 --;;

  • 2017-09-23 01:17

    꼼꼼한 후기 감사합니다 . 부담스럽다는 건 엄살임이 확실한 듯..ㅋ 

    패러다임내의 요소를  추상하여 규칙이 만들어 지지만 패러다임은 규칙에 우선한다는 

    패러당임의 우선성. 

    알 듯 하긴 한데 이걸 안다고 할 수 있나 싶으네요 벙벙하게 안다고 할까 ㅎ

    진짜 구체적인 과학이론의 사례를 들어가면 알아가야 할텐데 .. 아는 과학이론이 넘 짧으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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