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은 특별한가?" 과학 특강 후기

곰곰
2017-09-07 08:05
377

김동광교수님의
두번째 특강입니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에는 과학철학에 대한 인트로 강의가 있었습니다

이번 시즌은 과학세미나 부흥에 힘입어 든든한 강의 두 번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많은 분들이 참석해주셨구요. 참, 김동광교수님은 앞으로 '오대수(오늘도 대충 수습한다?)'라는 멋찐 닉네임으로 과학세미나에 종종 참석해주시기로 했답니다~.  


과학은 특별한가?

 

20세기 초 자연과학, 특히 물리학에서의 성공은 과학자들의 자신감을 충만하게 해 준 시기였습니다


때 비엔나를 중심으로 과학이 철학에 투영되어 
모든 지식의 토대가 과학임을 주장하는 실증주의가 도래합니다

세상
삼라만상을 간결하고 명쾌하게 설명코자 하는 것으로 지금도 그러한 시도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과학엔
뭔가 특별한 것이 있을까요


과학은 과학적 방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확증된 지식이라고 주장합니다

관찰, 측정, 논리적
분석
, 실험 등의 방법론을 공유하고 재연 가능하기 때문에 보편적이고 객관적이라는 믿음입니다. 하지만 관찰은 객관적이지 않습니다

생물학적으로만 봐도 시각적으로 받아들여진 내용을 뇌가 재구성하고 채워넣기를 통해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같은 사실을 보더라도 관찰자에 따라 필터링 되어 들어올 수 밖에 없습니다. 관찰에는
이론이 스며들어 있는 것이죠


그러나 실증주의, 나아가 관찰에 한계가
있다면
, 우리가 판단하는 기준이 될만한 객관적인 무언가가 없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그 표준을 검증하는 단계를 계~속 되풀이해야 하는 무한회귀의
고리에 갇힐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물리학자들이 그러한 고민으로 

회의주의, 허무주의에 빠져 자살하기도 한다죠…) 그래서 실증주의 과학철학의
중요한 대안으로써 규약주의가 등장합니다

관찰상 동등한 이론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절대적인
증거나 실재가 아니라 규약이다
. , 관찰 증거를 통해 자동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무수히 많은 결론 중에서 하나를 선택할 뿐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포퍼와 같은
과학자들은 과학의 특수성을 지키고자 반증주의를 가지고 나옵니다
. 과학은 입증하는 것이 아니라 반증하는
것이다

가설을 수립하고, 그 가설은 반증되기 전까지 유효하다는 반증가능성을 열어두며 과학의 위대함을 주장했기에 과학자들에게 상당한 호소력을 가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자신들이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은 배척하고, 설명할 수 있는 부분만 과학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 결국 반증
증거 역시 진짜인지 판단이 필요하다는 점

실제로는 반증이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그러한
반증을 인정할만큼 과학자들이 열린 생각을 가지지 못했다는 점이 함정이었지요
.

 

그러던 중, 1962 토마스 쿤이 과학혁명의
구조 출간하며 새로운 과학관을
제시합니다

교과서는
패러다임을 익숙하게 하기 위한 도구이며 내용은 거짓이라고 주장합니다

역사적 접근을 통해 패러다임
->
정상과학 -> 위기 -> 과학혁명 -> 패러다임의
전환이라는 과정으로 이루어짐을 보여주었습니다. 

여기서 패러다임이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합니다. 쿤은 (좁은
의미로) 특정시기에, 전문가집단에게, 주어진
모형문제(exampler) 풀이를 제공하는

보편적으로 인식된 과학적 성취들을 일컬었습니다. 공통된 설명체계가 있는, 성숙한 과학(특히 물리학)에서만 paradigm 가능하고 

인문학, 사회과학은 pre-paradigm이라고 했습니다. 패러다임은 강제성이 있어서
패러다임이 없으면 사실(fact)
수집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약초를 보아도 알아보지 못하면 잡초에 불과하듯이 팩트는 존재 자체가 아니라 해석이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죠. 과학자는 패러다임 내에서만 사고할 있고

다른 패러다임에서는 동일한 대상을 보아도 다르게 해석해냅니다. 그래서 독단적 활동이나 전환이 쉽지 않음을 지적합니다


그가 생각한 과학활동은 진리가 아니라 문제풀이가 핵심입니다. 패러다임은 사실을 수집한 , 견해 차이를 해소하고 이론을 명료화한 다음에 수립되므로 

이후에는 (더이상 논쟁 여지가 없으므로) 퍼즐풀이에 집중할 있고 과정에서 과학은 진보한다는 것입니다그러다 변칙사례가 등장하는 위기를 

겪기도 하고 더이상 유지 보수(adjust) 불가능해지면 과학학명을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이 형성됩니다


그러나 패러다임 전환이 진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공약불가능성쿤은 공약불가능성을 말하며 공통의 척도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패러다임간의 단순비교는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패러다임이 다르다는 것은 문제의 리스트가 달라지는 것이고 정의, 기준, 용어의 의미가 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세계에 산다는
것이고 그 세계 간에는 부분적인 의사소통만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

 

과학=패러다임=신념체계


쿤은 패러다임과 패러다임은 대칭성으로 봐야한다고 합니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과학이론은 실험
, 학습, 연습 등을 통해
익숙해진 것이지, 

참이나 진리가 본질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과학은 패러다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절대진리(Truth)가 아니라, 패러다임
내 진리들
(truths)만 인정한다

합리성이 아니라 합리성이 가능하고 그것을 인정한다….

쿤은 시종일관 과학은 결코 당위적인 무엇으로 간주되어서는 안되며, 있는
그대로의 작동방식을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의 문제제기는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과학에 대한
당위적인 신념이 아니라 과학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는 것임을 시사해 줍니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에 빠져들면 되는 건가요? ㅎㅎㅎ 

다음주에 4장까지 읽기로 했구요 첫 발제는 반장님이신 지금샘이 해주시로 했습니다~

댓글 2
  • 2017-09-07 11:41

    선생님의 강의로 뒤죽박죽이었던 <과학혁명의 구조>가 조금 정리된 듯합니다.

    선생님의 과학이야기가 재밌었습니다.

    과학에 대한 통념을 조금 균열내주었던 시간! ^^

  • 2017-09-10 19:36

    깔끔한 후기~~ !

    건너뛸뻔 했던 강좌후기였는데...ㅎㅎ

    곰곰님 감사합니다.

    균열이 일어난 틈을 잘 메꿔가야 할텐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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