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20 계씨편 올려요~^^

아톰
2011-01-14 11:49
2306

지난 시간에 위영공편을 후딱 끝내려고 했지만 그러질 못했습니다.

내일 나머지를 마저 공부하고 계씨편을 공부하겠습니다.

그런데!

지난 시간에 함께 본 문장들을 쓰윽 훑어보니 주옥같은 말씀들이... 새롭게 보이네요.

몇 구절 올려드릴테니 잠시 마음에 새겨둠직 하다면 음미해보시지요.

 

#진나라에 계실 때에 양식이 떨어지고 종자들은 병이나 일어나지를 못했다. 자로가 화가 나서 뵙고 말했다.

"군자에게도 궁함이 있는가요?" 선생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궁하더라도 참고 견디지만 소인은 궁하면 선을 넘는다."

“君子亦有窮乎?” “君子固窮, 小人窮斯濫矣.”

지난 시간에 저는 자로의 마음에 전적으로 동감했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수신의 관점에서라면 곤경에 처했을 때 원망하는 마음을 갖지 않고 산다는 것도 필요하겠다 싶습니다.

 

#함께 말함이 가한데도 더불어 말하지 않으면 사람을 잃는다.

더불어 말함이 가하지 않은데도 더불어 말하면 말을 잃는다.

지자는 사람을 잃지도 않고 말도 잃지 않는다.

子曰: “可與言而不與言, 失人, 不可與言而與之言, 失言. 知者不失人, 亦不失言.”

얼마나 지혜로워야 이렇게 살 수 있는 건지요... 에효!

 

#자기 자신을 스스로 중후히(몸소 자책하기를 후하게) 하여 남에 대한 책망을 엷게 하면 원망을 멀리하게 된다.

“躬自厚而薄責於人, 則遠怨矣.”

불가에서도 이와 비슷한 말이 있다지요?

절에 들어가자면 사천왕이 지키고 있는 문을 지나야 하는데

거기에 있는 무시무시한 사천왕 가운데 어떤 이는 비파를 들고 있고 어떤 이는 칼을 들고 있습니다.

칼은 자신을 매섭게 돌아보라는 뜻이고 비파는 다른 이들에게 한없이 부드럽고 감미로운 마음과 말로 대하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살아간다면 누구에겐들 원망하는 마음을 갖게 하겠어요?

단, 여기에 조건이 붙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바탕에 두고 매섭게 자기반성을 해야겠지요?

 

#어찌할까 어찌할까라고 말하지 않는 자에 대해서는 나도 어찌 할 수가 없다.

“不曰如之何, 如之何者, 吾末如之何也已矣.”

예전에 우응순 선생님께서 논어 강의 중에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애 닳아서 발분하지 않으면 선생으로서 발로(發露)시켜주지 않으며

한 귀퉁이를 들어 주었을 때 세 귀퉁이로써 반응하지 않으면 되풀이하여 가르쳐주지 않는다는

가르치는 자로서의 태도를 말씀하셨던 게 이 말과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합니다.

원문은 이랬지요^^ 子曰: “不憤不啓, 不悱不發. 擧一隅, 不以三隅反, 則不復也.”

배우는 자로서의 마음을 다잡아봅니다.

 

#여럿이 거하며 하루를 마칠 적에(하루 종일 모여 앉아서도) 말이 의로움에 이르지 않고 조그만 지혜나 구사하기를 좋아한다면 참으로 난감한 일이다.

“羣居終日, 言不及義, 好行小慧, 難矣哉!”

참으로 뜨끔하게 하는 말씀입니다^^;;

 

#군자는 자신에게서 찾고 소인은 남에게서 찾는다.

“君子求諸己, 小人求諸人.”

두 말이 필요 없지요.

 

#군자는 자랑스러워하면서도 다투지는 않고 함께 어울리더라도 패거리를 짓지는 않는다.

“君子矜而不爭, 羣而不黨.”

 

#군자는 말하는 것을 보고서 사람을 쓰지도 않고 사람을 보고서 말을 내치지도 않는다.

“君子不以言擧人, 不以人廢言.”

이러기가 어디 쉬운가요? 하지만 깊이 새겨야 할 말씀입니다.

 

#자공이 물었다. "한마디의 말로서 일생 동안 그것을 행할 만한 것이 있나요?"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그것은 서(恕)다. 자기가 하고자 하지 않는 바를 남에게 베풀지 않는 것이지."

子貢問曰: “有一言而可以終身行之者乎?” 子曰: “其恕乎! 己所不欲, 勿施於人.”

 

저에게만 와 닿는 말은 아닐 거라는 생각에 올렸습니다만...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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