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물론 첫 시간 후기

마음
2019-06-18 17:59
242

2분기에서의 장자 첫 시간이었다.


분명, 1분기 시작할 때 읽었었는데......그레이엄의 <도의 논쟁자들>장자 도가부분은 읽기 벅찼다


그때 난 과연 읽은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어려웠다. 당혹감과 자책이 ......ㅠㅠ 



유가의 득세를 정치적 승리라 하고, 진정한 철학적 승리자는 장자와 후기 묵가의 논리학이라고 하는 


그레이엄의 시각에서 저술한 <도의 논쟁자들>.


그는 후기 묵가의 합리주의장자의 반합리주의의 대결을 중국 고대 철학사상의 빛나는 부분이라고 말한다.


사회개혁을 둘러싼 공자학파와 묵자학파의 논쟁에 궤변론자(공손룡, 혜시)들이 가세한 논쟁의 시기에


장자는 논변으로는 인간이 궁극의 깨달음에 이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장자가 볼 때 논변이란 이미 굳어진 견해들 사이의 충돌이므로 어느 쪽도 상대를 설득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늙은 장인이 평생 몸으로 익힌 기술을 말로 다 전해줄 수 없듯이 몸으로 체득한 깨달음은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장자의 변이었다. 그레이엄은 이를 반합리주의라고 한다.




문탁샘도 합리주의와 반합리주의의 길항 속에서 장자의 사유가 있다고 짚어주셨다


그래서 장자가 혜시를 넘어서려 한 지점을 눈치채야 한다고 일러주셨다.


이번 분기에서는 <제물론>을 공부하는데, 제물론 전체의 독해와 관련해서 장자와 혜시의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하셨다. 문탁샘의 강의 프린트물에서 장자와 혜시의 대화문 4가지를 읽은 후


매번 그렇듯 시간에 쫓기어 수업이 마무리되었다.


, 제물론을 읽을 때 중요한 개념(以明, 兩行, 因是, 葆光, 大覺, 物化)을 콕콕 짚어주셨어요


우리는 장자를 읽을 때, 장자와 혜시의 논지 뿐 아니라, 이 개념도 유의하면서 읽어야겠습니다.~~~^^

댓글 3
  • 2019-06-19 08:48

     그레이엄과 슈워츠의 저서(특히 슈워츠)에서, 장자의 사상은 노자의 도가 사상에 혜시의 명가적 문제의식이 더해진 결과물처럼 묘사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때문에 그들이 묘사하는 장자는 노자의 방식에 따라 언표 불가능한 도를 설명하되 노자의 원시주의적 해법에서는 빗겨나가 있고, 자연의 순환질서를 찬양하는 대신 자연의 변화무쌍한 창조와 잠재의 힘에 집중하며, 대립적 구도를 근본적으로 의심하면서 관점에 대한 문제제기를 서슴지 않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거기에는 설득력이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오늘 제물론 시간에도 '혜시를 알아야 제물론을 알 수 있다'가 주요 내용으로써 명가를 공부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이런 식으로 장자를 파악하는 것이 이미 어느 정도 서구적인 관점에서의 접근이 아닌가하는 의심도 듭니다. 변증법적 규칙에 따라 장자 사상의 출현의 배경을 이해하고, 스피노자와 들뢰즈의 개념을 가지고 장자의 말들을 해석해나가는....물론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으로 장자를 읽는 것은 당연하며 그럴 수밖에 없는 일이지만 그 한계 속에서 무언가를 놓치고 있지는 않은가, 그런 두려움도 들었습니다. 

     

     

    • 2019-06-21 02:14

      저는 오히려 우리가 언제나 그런식으로 밖에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을 매번 절실히 깨닫고, 이번엔 특히 더 그렇게 느꼈습니다. 군대가 푸코를, 푸코가 맑스를, 맑스가 스피노자를, 이젠 잘 이해하지도 못한 스피노자가 장자와 들뢰즈를 알려주는 것 같아요. 그레이엄이 도가가 "진리나 실재를 발견한다는 관점에서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 것처럼, 도가가 그 언어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나 시, 경구, 그리고 입수할 수 있는 온갖 언어수단을 사용"하듯이, 우리도 우리가 가진 온갖(이라고 할만큼 많지 않지만ㅋ;) 것들을 사용해서 조금씩 풀어볼 수밖에 없는 거겠죠. 문탁샘이 지난 시간에 하셨던 신비주의 얘기("서양철학의 신비주의라는 이름이 문제야!")와 스피노자가 등장한 나카지마 다카히로 책 재미있었어요. 이렇게 조금씩..

  • 2019-06-21 08:06

    동양고전을 공부할 때 재미있었던 건, 뭔가 다른 감각이 거기에 있다는 것이었어요.

    말로 표현하기는 어렵고, 저는 말로 그것을 전달받은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런 감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 사람들이 고전을 읽는 걸 보면서 익혔던 것 같습니다.

    우쌤이 서양에서 동양고전을 풀어읽은 책에 대해 말하실 때 그런 이야기를 할 때가 있어요.

    '참고'할만 하다고요. 그건 어떤 의미에서 한계를 의미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한문만 읽는대도 언어로 굳이 설명하려고 하지 않아도, 풀어 쓴 책보다 더 잘 느껴질 때가 있어요.

    확실히 저에게 동양고전 공부는 경험에 더 가까운 것 같습니다.

    사실 동양고전과 관련된 논쟁을 정리해 놓은 글을 읽으면 재미있고, 내가 뭔가 아는 듯한 느낌이 들긴하지만

    장자를 읽으며 읽어서 그런가 조금은 궤변처럼 혹은 과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제물론>에서 사실 장자 또한 엄청나게 논리적이니까... 

    글쎄요 장자가 <제물론>에서 왜 그런 화법을 택했는지, 뭘 말하고 싶어하는건지는 아직도 아리송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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