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드다강학원 S2> 3회차 - <포스트 휴먼> 후기

김지원
2020-07-21 13:42
321

 

비가 올 것 같이 흐리고 습한 날, 길드다 강학원 3회차 세미나를 위해 모였습니다. 

 

 지난 시간 다 못한 2장 중반부터의 발제문을 읽으며 세미나를 시작했습니다. 2장의 발제문을 읽고 난 뒤, 발제문에서 쓰였던 ‘비생산적’이라는 단어에 대한 논의를 시작으로 얘기를 이어나갔습니다. 명식은 비생산과 되기의 연관성을 설명해 주었고, 고은은 책 속 맥락은 유용하지 않다는 의미에서 쓰인 것이라는 점을 짚어주었습니다. 이어 나온 얘기 중 저에게 흥미로웠던 것은 규혜의 이야기였는데요. 제가 이해한 대로 써보자면, ‘되기’라는 것이 탈-인간중심적 사유를 위한 것이라면 ‘되기’의 형태가 조에-되기로 설명되어야 하지 않는가?라는 의문점인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동물-되기, 지구-되기, 기계-되기로 분류하는 것도 인간중심적인 분류라고 볼 수 있다는 지적에 공감했습니다. 이에 지원은 더 나아가기 위한 징검다리의 역할처럼 불가피한 분류이지 않겠냐는 의견을 주었습니다. 고은이 메모에 가져와 준 감정이입에 대한 내용도 잠깐 다루었는데, 이 부분은 책 속에서도 어려웠던 부분이었어서 이해를 잘 못했습니다. 

 

 2장의 내용으로 얘기를 더 나누고, 쉬는 시간 후 3장 발제문을 읽고 다시 얘기했습니다. 발제문을 읽고 난 후, 명식이 생명정치, 생명 권력을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것은 인간을 ‘종’으로 포착하고, 인간의 삶 자체를 통제하는 것, 통제에 따라 살도록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 시간에 주로 나온 얘기는 비인격적 죽음이 무엇인가에 대한 지용의 고민이 시작이었습니다. 인격적 죽음이 어떤 것인지, 사회가 어떤 식으로 생명 권력을 휘두르고 이상적 죽음까지도 관여하는지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원기의 ‘되기’로서의 죽음에 대한 질문으로부터 시작해서 규혜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었는데요, 비인격적 죽음에 대해서 자신의 죽음은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은데 타인의 죽음을 목도했을 때에는 어떤 실천적인 방법이 있을까 하는 고민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고민들로부터 우리는 죽음을 어떤 식으로 감각하는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저는 이번 세미나 발제를 준비하면서 어렵기도 했고, 책이 워낙 너어무 어렵고 단어와 용어도 잘 몰라서 세미나 시간에 집중을 잘 못했는데요. 이렇게 후기를 맡게 되어서 무척이나 당황스러웠습니다. 제 후기를 가엾이 여겨 세미나 시간에 나왔던 내용, 혹은 하고 싶었던 의논들을 댓글로 보충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댓글 3
  • 2020-07-22 10:55

    발제자 두 분 모두 발제를 컴팩트하게 잘해주셔서,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그리고 이게... 진행자 옆에 앉으면 말이 많아지는 건가요...? 저번 시간에 (제 기준엔) 말을 너무 많이했네요.
    앞으로는 그 자리에 앉지 말아야겠습니다..ㅋㅋ
     

    제가 평소보다 말이 많기도 했고, 또 잘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서 '죽음' 논의에서는 말을 좀 아꼈습니다.
    죽음에 관한 문제가 추상적이라고들 많이 느끼셨던 것 같은데, 저는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죽음과 삶을 떨어뜨릴 수 없는, 일종의 순환으로 보는 시각은 동양고전의 베이스 입니다.
    제일 유명한 동양고전서 <논어>에서 공자는 사실상 매우 현실적인 이야기만 했습니다만,
    (추상적인 이야기는 얘기하길 꺼려했습니다만) 그럼에도 그 현실에서 '조에'와 비슷한 맥락을 읽어낼 수 있습니다.

    저는 추상적이라고 넘기게 되는 것은 대부분 진짜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낯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죽음을 체험할 수 없기 때문에 추상적이라고 느끼는 건 매우 근대적인 감각이라고 생각합니다.
    1부에서 탈세속성이 신기하게 보였던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신과 인간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서양근대의 시각에서 탈세속성은 매우 띠용 스러운 것일 수 있을 겁니다.

    저는 이것들을 추상적이라고 단정짓기 보단, 우리는 몸에 죽음과 삶에 대한 감각이 붙어있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고
    다른 감각이 무엇일지에 대해 고민해보는 게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또 말이 많아졌습니다. 이만.. 총총총

  • 2020-07-23 00:03

    후기 감사합니다.
    뜬금없지만 저는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다가 사회적 죽음로 연쇄되고, 호모 사케르에 대해서 생각을 하고 인터넷을 찾아보고 있었어요. 세미나 시간에 조에가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가 매번 나왔던 것이 기억나요. 인터넷을 뒤지다가 조에의 관한 설명, 푸코의 생명정치와 호모 사케르에 대한 짧은 글이 있어서 링크 올려요! 좋은 밤들!

    https://m.blog.naver.com/leeyaena0905/221749787328

    • 2020-07-24 15:27

      고마워요 링크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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