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들레 고로의 '에콜로지카' 세미나 후기

뚜버기
2010-05-08 13:16
3305

얇아서 왠지 쉬울것이란 기대감에 선뜻 '에콜로지카' 발제를 하겠다하였다..친절하신 요산요수님께서 뒷부분을 해 주신다니 가뿐하겠다 생각했는데...

경제학의 용어에 익숙치 않은, 개념도 막연한 탓인지 1장 앞부분이 도대체 잘 넘어가질 않았다. 좀 읽다 보니그런 소리인가  싶게 넘어가게 되었다.

학교 쌤이 내주신 숙제에 생업도 겹치고 마음의 부담만 쌓여가면서 시간은 흘러흘러 세미나 날은 다가오고...세미나 시간까지 지각해가면서 발제문을 쓰느라 오타 투성이여서 함께 하신 분들께 좀 죄송했다.

 첫 세미나 때 나오셨던 분 중  여러분이 안 오셔서 좀 조촐했는데 다음 번에는 다들 오셔서 함께 했음 좋겠다.

두번째 만남이라 그런지 분위기는 좀 더 편안했다.

서로 이해 안가는 부분도 묻고 요산요수님께서 설명도 잘해주셔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

디자인 등이 상품에 가치를 올려주는 것인가 아닌가? 자연과 생태주의를 보는 관점 등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들이 세미나를 더욱 열띠게 만들어 주었다.  점점 치열해지는 세미나가 되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에 다음 세미나가 기다려진다^^

 

아래는 책을 읽고 세미나를 하면서 느낀 개인적인 후기이다.

자본주의의 성장주의와 팽창에 의해 필연적으로 초래되는 자기파괴의 결과 예측이 이 책에 나온다. 작년인가 미국발 경제위기를 겪은 지금 돌아볼 때, 이 글이 나온 것이 2007년 이전이란 사실이 놀라웠다.  우리가 겪은 경제 위기 현실이 바로 이책의 내용의 사례가 되므로 해서  더욱 고개가 끄덕여졌던 것 같다. 산 교육을 받은 느낌이랄까?

카피레프트 운동 등을 들면서 컨텐츠 산업의 자본화되기 어려운 본질을 바라보는 시각은 새롭게 다가왔는데, 불법복제가 오히려 자본주의이후 세상을 여는 틈새가 될 수 있는 것 같아서 신기했다. 찌는 듯한 무더위에 산들바람이 한줄기 불어오는 것 같은 느낌?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자본주의의 팽창 아래 타율에 의해 살아가는 노동자=소비자의 모습이  내 모습, 내 남편의 모습과 겹치면서 더더욱 공감이 되었다.

 

생태주의를 막연히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삶을 실천하자는 운동이라 생각해 왔는데 꼭 그런 것이 아님을 알게 된 것도 큰 공부가 되었다.

 (정치적) 생태주의에서 말하는 자연이란 개인이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고 소통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환경이라 한다. 우리는 그 자연스러운 환경안에서 자신의 행위의 귀결을 알고 통제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자연스런 삶이라 한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전혀 아닌 듯 하다. 예측할 수 없는 삶, 막연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노후대책이란 명목으로 자본에 휘둘리면서 살고 있지 않나?

 내 욕망하는 것들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이 책에서는 내가 소비하는 필요조차 나의 실존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 논리가 내재된 결과라는 것을 환기시키고 있다.

더 많이 생산하고 더 많이 소비한다고 더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 책에서는 개인적인 실천으로서 자기제한 (필요와 욕망을 제한하고 자연스러운 삶에서 충분한 정도로 일하고 소비하자)과 이를 사회적 프로젝트로서 운동하는 것-타율적 노동에서 해방되고 생태적으로 '충분한 것'을 생산 소비하는 자가 생산, 협동 생산, 생태적인 생활환경을 복원하는 것을 제시하고 있다.

내 현실에서 자기제한이란 쉽지 않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듯, 자본주의가 이미 '덜 일하고 덜 소비하는 것이 더 낫고 더 자유로운 삶을 보장할 수 있다'는 전망을 없애버린 탓이라고 해볼까? 아뭏든 덜 일하자니 불안하고 덜 소비하자니 이건 꼭 필요하다는 지름신의 계시가 자꾸 나를 지배한다...

 

자동차의 이데올로기- 현대 사회의 자동차 만능주의가 가져온 모순점: 운송수단이 개발되지 않은 사회에서의 사회적 속도가 대도시의 그것보다 빠르다는 지적 또한 흥미롭다. 단순히 흥미에 그칠 문제는 아님을 알지만....

자동차만능주의는 자본주의의 내재적 문제와 꼭 닮았다. 자기 파괴적인 모습과 그 안에서 인간을 노예로 만들고 대체 수단까지 없애버리는 점까지...

그 대안으로 상상(?)해 보는 것은 소우주로서의 새로운 마을 연합의 건설이다.

 마을안에서 걸어서 삶의 많은 부분-자가생산이나 협동생산으로 일하고, 가까운 곳에서 생필품을 마련하고 배우고 놀고 쉬는 것 을 해결할 수 있게 되는 것을 꿈꾼다. 

우리 사는 마을이 지나다니는 곳이 아니라 사는 곳이 되는 것이다. 상상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책을 읽고 나서 현실과 미래의 불안감이 좀 줄어드는 느낌이 들었다. 체계에 휘둘리고 사는 내 삶을 한 발 물러서서 거리두고 바라보게 되어 좋았다.

어린이날 동네에서 어른들이 잔치를 여는 우리마을, 동네에 작은 도서관이 있고 인문학 공부도 할 수 있고, 생협도  있는 우리 마을에서 고로가 꿈꾸는 마을을 꿈꿀 수 도 있지 않을까?

아직은 막연한 것 같지만,  해보고자 하는 '지역화폐'도 이것의 한 모습이 될 수 있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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