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종말> 마을과 경제 스따일로 읽기

요산요수
2010-10-01 17:06
2640

인문학 축제의 필독서 <우리가 알던 가족의 종말>도

마을과 경제 세미나팀으로 오면 가족세미나가 아니라

마을과 경제 세미나가 되어 버립니다.^^

 

마을과 경제 세미나팀의 <가족의 종말> 독해의 열쇳말은

성장과 풍요입니다.

 

1기 세미나에서

경제성장이 부와 풍요를 가져다 준다는 성장신화를 비판적으로 읽었던 힘을 바탕으로

오늘의 세미나에서도 성장신화와 가족신화를 엮어서 통으로  깨보려 했습니다.

역시 내공부족으로 기운은 쪼금 딸렸지만

우리 세미나는 앞으로도 주욱 그렇게 갑니다.^^

 

'가족은 이래야 한다'라는 사회적 압력 혹은 개인적 신념과 상관없이

현실의 가족은 점점 다양해지고, 급격히 변화하고 있습니다.

 

우리 세미나 팀에 오늘 처음 오신

동숙님의 시부모님 댁에는  미혼의 시누이가 부모님과 함께 살며 커리어 우먼의 삶을 즐깁니다.

독신주의자는 아니지만 결혼에 목매지도 않습니다.

 

영희샘 집에도 30대의 딸이 같이 살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고 영희샘은 딸의 결혼을 신경쓰기 보다는 자신의 삶을 더 충실히 만들어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물론 영희샘은 지금까지도 그렇게 살아오신 분입니다만..^^

 

정하님의 초등생 딸은 엄마에게 '집에 있으면서 엄마는 왜 집안일보다 바깥일을 더 많이 하냐'고 타박을 하기도 합니다.

가사와 육아에 최선을 다하는 전업주부 아니면 회사일을 하는 직장맘 라는 두개의 선택지가 아직 어린 꼬마 아가씨에게 있나 봅니다.

우리는 말이 아니라 사는 모습으로

딸에게 새로운 삶의 모델이 되자며 정하님의 활동을 부추깁니다.

 

달팽이님 남편은 '나한테 뭔 일 생기면 어쩌려고 그러냐'며 은근히 미리 커리어도 쌓고 돈도 버는게 어떠냐는 압력을 넣기도 한답니다.

달팽이님은 '나는 대안적 삶의 방식을 모색하고 있으니 내 걱정 하지 말라'고 당당하게 대처하고 있다는군요.

아마도 달팽이님 남편은 아내를 질투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혜성님 집에는 명퇴의 위험 앞에서 회사일만 하는 남편이 있습니다.

가엾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가족과의 관계보다 사회적 성취를 더 중시하는 남편의

삶의 방식을 존중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답니다.

 

노라님 남편은 <가족의 종말>을 같이 읽는 나이스한 남편인데 이 책을 읽고 은근히 '당신 기생주부'아니냐며 야지를 놓았다고 합니다. 

ㅎㅎ 물론 애정이 넘치는 분위기에서 한 농담이었겠지만 우리는 좋은 말인 '공생주부'로 바꾸라며 일침을 놓았습니다.

 

저희 집에는 알바로 용돈을 해결하는 88만원 세대인 고졸의 20대가 있답니다.

이 아이가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아갈지는 모르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고

자신의 수입으로 스스로 자립할 수만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순 없겠지요.

 

집집마다 상황도 다르고 그 상황에 대처하는 방식도 다르지요.

그러나 우리들이 가족을 경제생활과 사적 친밀감을 공유하는

유일한 대안으로 생각하는 한 우리는 신성불가침의 가족신화라는 함정에 빠지고 맙니다.

결혼과 출산으로 구성되는 가족만이 가족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공동체적 관계망을 삶 속에서 구축하지 못하면

특히 기혼여성의  삶은 혈연가족의 희노애락 밖으로 한 발자욱도 내딛기 힘들어 지겠지요?

 

가사와 자녀양육만을 '사는 보람'이라며 올인하지 말고

소비로 풍요를 가늠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한 눈으로라도 곁눈질 하지 말고

공부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나를 바꾸고, 마을을 만들어 나가면서

그 길에서 함께 할 귀한 친구들을 엮어 가자며 서로를 다독입니다.

 

늘 그렇듯이 세미나를 하면

해답보다 질문을 더 많이 갖고 돌아가게 됩니다.

 

다음 세미나는 10월 15일 오전 10시입니다.

고미숙 선생님의 돈의 달인 호모 코뮤니타스를 읽고

각자 A4 1장 분량의 에세이를 써오기로 했습니다.

책을 읽다 마음에 와닿는 구절과 그 구절에 대한 단상을 적어 와도 좋고

책을 읽은 느낌

책 읽으며 떠오른 생각, 무엇이든 상관 없습니다.

각자, 자유롭게 써 오면 됩니다.

 

고미숙 선생님의 신간은 다음주 월요일 이후부터 인터넷으로 주문 가능하다고 합니다.

 

 

 

 

 

댓글 2
  • 2010-10-02 07:18

    좋은 후기 잘 읽었습니다.

    공부를 통해! 소통하고 변이하는 삶...

    공부가 삶의 문제라는 거죠?

    스스로를 경계 또 경계해야 할 것 같네요. ㅎㅎ~

     

    곰숙 쌤 신간은 '인터넷 알라딘'에서 먼저 개시했습니당.  ^^~ 

    • 2010-10-02 20:04

      모두들 만나서 반가왔습니다.

      차분하고 진지한 세미나였습니다.(천기누설중)

      빨리 2주일 지나서 뵙고 싶을 정도로 반가왔습니다.(이건 너무 아부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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