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영화인문학시즌1> 3월 6일 첫시간 후기

띠우
2021-03-08 22:22
396

우리 시작했어요!!!

 

 

영화인문학 첫 시간을 앞두고 친구들의 걱정어린 눈빛들ㅋㅋ

그렇다! 공지가 올라간 후 늘어나지 않는 댓글 수에도 흔들림없이 의연하게 시간을 보내왔다.

그리고 수수님의 신청 댓글이 달린 후, 한 분이라도 우리는 시작한다고 결정했다(수수님 또한 의연하게ㅋㅋ).

그리고 마침내 그날이 왔다. 

 

수수, 재하, 토토로 그리고 청량리, 띠우까지 시즌 1은 5명이 함께 한다.

수수님이 일찌감치(?) 신청해주시지 않았다면 어찌 되었을지^^:;

토토로님은 신청댓글은 남기지 않았지만 당일날 깜짝 등장으로 모두에게 큰 기쁨을 주셨다.

재하군도 다른 일로 첫날 결석했지만 아마도 다들 남은 7주는 빠지지 않을 듯ㅋ.

그리고 결이 다른 위트와 에너지의 청량리님 덕분에 시즌1이 재미있게 흘러갈 것 같다.

 

첫 시간, 우리는 환등기부터 시작해 잔상효과나 연속편집, 시점쇼트, 클로즈업 등이 처음 이 세상에 등장했던 순간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보다보면 낯선 용어들과 개념들이 등장하는데 영화를 보는데 굳이 이런 내용까지 알아야 해? 라는 질문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런데 이건 마치 모국어를 접하는 과정을 떠올리게 한다. 자연스럽게 사용하면서(보면서) 살다보면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의사소통도 되고 그 이치를 다 아는 것 같지만, 어법을 알고 파격을 알게 되면 언어의 세상이 달라지고 삶이 조금씩 다르게 풍요로워지듯 영화를 보는 것도 그 기법이나 역사를 알면 영화를 볼 때 다른 것이 보이는 것 같다. 토토로님이 <히로시마, 내사랑>과 <연인>을 이야기하듯 말이다.

 

나는 청량리님이 인상적이었다는 외화면에 대해 계속 생각해보게 된다. 감독이 보여주는 화면에 드러나진 않는 부분, 분명 존재하는데 무엇인지 알 수 없기도 하고 무엇일까 상상하기도 하고 또는 두려움에 벌벌 떨기도 하는~~ 예를 들어 고즈넉한 시골풍경을 조용히 보여주던 화면에 웃음 소리와 함께 뛰어노는 어린아이들이 보인다면? 혹은 칼을 들고 뒷걸음질치는 사람이 나온다면? 감독이 정해놓은 프레임 밖이 갑자기 나의 뇌리에 끼어들어오게 된다.

 

리오타르는 글을 쓰는 것이 그러하듯 이미지를 사각의 틀 속에 담는 것은 세계를 재해석하고 의미를 부여라는 일, 세계를 추상화시키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영화의 틀은 틀 안의 세계를 재배치하고 구성하면서 그 세계에 의미를 부여한다. 그러나 동시에 영화는 우리에게 모든 것을 다 보여주지 않는다. 영화를 보는 재미는 그 채워지지 않은 면 때문인 것 같다.

 

F.W. 무르나우 <마지막 웃음(1924)>

 

<마지막 웃음>은 대사도 자막도 없는 영화지만 우리는 설명하지 않아도 모두가 다 내용을 이해했다. 영화기법면에서 큰 주목을 받았던 작품이었고 계급문제나 노인문제와 관련된 차별 등의 문제의식은 오늘날에도 여전하기에 새롭게 질문을 만들기는 어려웠지만... 그게 결국 우리앞의 문제의식이기도 하다. 시시각각 질문을 만들어 두드리지 않으면 어느 순간 생각하지 않는 일이 되어버릴 수도 있는 것 같다. 첫 시간 준비한 글을 읽고 나서 수수님이 하신 이야기를 듣다가 생각했다. 현실과 이상 사이에 서 있는 것이 얼마나 고단한지, 그럼에도... 계속 함께 이야기해보고 싶어졌다.

 

그리고 한 가지,

시즌1을 함께 하시는 분들과 이야기 나눈 끝에 영화인문학 시간을 둘째주부터 금요일 오후 8시 30분으로 변경하였다.

그래서 이번주는 3월 12일에 만난다. 

댓글 2
  • 2021-03-08 22:39

    무르나우의 입문을 <일출>로 해서 였는지, 부담이 없이 보게 된 두 번째 영화.
    불륜을 소재로 해서 였는지, 부담없이 보면 되겠다고 생각했던 두 번째 영화.
    그게 <마지막 웃음>이었다.
    허나, 무르나우, 이 감독은 꼭 기억하고 봐야할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반가운 사람을 만났다.
    토토로와 수수.
    올해도 영화인문학을 의리로, 공부로, 영화로 찾아주신 분들이다.
    재하군도 다음 주면 보게 되면 또 느낌이 다르겠지.

    못 보신 분들을 위해 링크 공유합니다.

    그럼에도 역시 영화는 계속된다.

  • 2021-03-09 06:46

    시작 전날까지도 '정말 셋이서 하나' 걱정이 되었습니다. 다행히 재하와 토토로님이 합류해서 마음이 정말 편하네요^^
    100년이 되어 가는 옛날 영화를 보고도 같이 웃고 얘기할 수 있다는 게 놀라운 시간이었습니다. 문탁 아니면 어디서 이런 영화를 보겠습니까 ㅋㅋ

    청량리샘의 외화면에 대한 이야기를 곰곰 생각해 보는 와중에 '드라마 연극'과 '포스트 드라마 연극'에 대한 글로 수업 준비를 하게 되었습니다. 영화의 외화면과 포스트 드라마 연극의 '현실 인식', '재현으로부터의 탈피'가 결국 일맥상통하더군요. 그래서 모든 공부는 연결되나 봅니다.

    우리의 '현실 토크'가 풍부해지는 것도, 접하는 영화가 다양해지는 것도 시간의 힘이겠지요.
    이제 가벼운 마음으로 금요일 저녁에 만나겠습니다~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100
2022 CDP 영화인문학 시즌 2 <에세이 데이>에 초대합니다 (3)
블루리본 | 2022.11.14 | 조회 447
블루리본 2022.11.14 447
99
[2022 영화인문학 시즌2] 8주차 : 내.신.평.가. #8 <런던프라이드> (2)
청량리 | 2022.11.10 | 조회 234
청량리 2022.11.10 234
98
<2022 영화인문학 시즌2> 7주차 : 내.신.평.가 #윤시내가 사라졌다 (6)
노을 | 2022.11.02 | 조회 289
노을 2022.11.02 289
97
<2022 영화인문학 시즌2> 6주차 : 내.신.평.가 #부력 (5)
민원기 | 2022.10.26 | 조회 246
민원기 2022.10.26 246
96
<2022 영화인문학 시즌2> 5주차 : 내.신.평.가 #5 퍼스트 카우 (4)
| 2022.10.17 | 조회 280
2022.10.17 280
95
2022 필름이다 일곱 번째 정기상영작 <새벽의 황당한 저주, Shaun of the Dead>(2004)
청량리 | 2022.10.09 | 조회 873
청량리 2022.10.09 873
94
<2022 영화인문학 시즌2> 4주차 : 내.신.평.가 #4 돈 룩 업(Don't Look Up) (6)
호면 | 2022.10.08 | 조회 251
호면 2022.10.08 251
93
<2022 영화인문학 시즌2> 3주차 : 내.신.평.가 #3 YOUNG AHMED(소년 아메드 2020) (4)
코난(김태승) | 2022.10.02 | 조회 260
코난(김태승) 2022.10.02 260
92
<2022 영화인문학 시즌2> 2주차 : 내.신.평.가 #2 소리도 없이 (7)
수수 | 2022.09.25 | 조회 298
수수 2022.09.25 298
91
<2022 영화인문학 시즌2>1주차: 내.신.평.가 #1 애프터양 (7)
| 2022.09.18 | 조회 323
2022.09.18 323
90
2022 CDP 영화인문학 시즌2 <시대의 영화> "위태로운 시대, 관계 맺기" 첫 시간 공지
청량리 | 2022.09.16 | 조회 465
청량리 2022.09.16 465
89
[모집] 2022 CDP 영화인문학 시즌2 <시대의 영화> (9/16개강) (21)
청량리 | 2022.08.12 | 조회 1231
청량리 2022.08.12 1231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