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영화인문학 7주차후기> 좋은 영화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

청량리
2020-05-02 09:04
319

좋은 영화를 좋은 사람들과 함께 보는 기쁨이 있습니다.

숨어 있는 문탁의 씨네필들을 새롭게 만나는 좋은 일도 생기지요.

오늘은 영화인문학 두 분과 함께 필름이다 필통 후원회원들이 두 번째로 만나는 시간이었습니다.

함께 본 영화는 마틴 스콜세지의 <택시 드라이버>(1976)였습니다.

세상에나, 이 영화에서 우리는 로버트 드 니로와 조디 포스터의 앳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볼만 했습니다.

 

 

다른 이야기지만, 한동안 광주 출장을 다니면서 기차타고 야탑이나 수원터미널에 오면

이미 집으로 가는 막차는 끊긴 상태였죠. 할 수 없이 심야택시를 탑니다.

기본요금 미터기에 심야할증과 시경계 요금까지 붙습니다. 음...만만치 않죠.

그렇게 터미널 근처에서 심야택시를 기다리다보면 참 다양한 사람들이

늦은 시간에 돌아다니는 걸 보게 됩니다. 그리고 대부분 혼자 택시를 탑니다.

심야택시를 타는 사람들 대부분 어딘가 쓸쓸하고 소외된 사람들처럼 보입니다.

무슨 중대한 일을 있다고 첫차타고 지방출장 갔다가 잠도 못 자고

다시 막차와 심야택시를 타고 집으로 가고 있는 저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영화에는 유명한 장면들이, 추후에 많은 영화에서 패러디나 오마주된 장면들이 많습니다.

대선후보를 죽이기 위해 총을 준비하면서 트래비스가 혼자 거울을 보며 이렇게 말합니다.

 

“You talking to me?”

 

너, 나한테 말하는 거야? 여기 나 밖에 없잖아? 어? 너, 나한테 말하는 거야?

사실 이건 대본에 없는 애드립이었습니다만, 길이 남을 명장면이 되었죠.

 

 

트래비스는 베트남전에 해병대로 갔다 왔지만, 남은 건 불면증에 시달리는 것 뿐입니다.

좋아하는 여성과 데이트도 하게 되지만 불면증에 생긴 습관으로 함께 포르노 영화관에 갔다가 무시당하고 헤어집니다.

이후 14살짜리 창녀인 아이리스는 꼭 구해내야겠다는 강박에 시달리죠.

갱단 3명을 죽이고 그는 신문에 소녀를 구한 영웅으로 실립니다.

 

영화를 보고 난 후 이 영화를 오마주한 <조커>(2019)에 대한 비교가 빠질 수 없었죠.

<조커>에 대한 호불호만큼이나 <택시 드라이버>에 대한 해석도 흥미진진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택시 드라이버>의 전체 내용이 지하철 성추행범 3명을 죽인 <조커>의 초반부분에 해당한다고 보여서,

두 영화를 전적으로 비교하긴 어렵다고 봤습니다.

대신 트래비스와 조커는 자연스럽게 오버랩 되어 보인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띠우샘은 트래비스와 조커는 전혀 다른 인물이라는 평을 했습니다.

전달하려는 메시지 역시 두 영화가 사실 너무도 다르다고 했습니다. 그 의견에도 일부 동의되었습니다.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필름이다 영화상영에 참석해 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참, 사진에는 진달래샘이 안 계시는데, 그날 바로 필통회원에 가입해 주셨어요~ 감사드려요. ^^

 

이제 영화인문학 시즌1도 마지막 시간을 앞두고 있네요.

 

 

댓글 2
  • 2020-05-02 12:31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자신들의 생각을 교류하는 것은 독서모임만큼 값졌습니다. 솔직히 택시 드라이버는 말로만 듣고 보지는 못한 영화인데, 다른 분들과 같이 보며 많은 얘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영웅으로 물론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한 예상을 뒤엎고 다시 정상적으로 택시운전사를 하는 모습에서 조커와는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다음에도 많이 알려졌지만, 보지 못한 영화를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 2020-05-03 08:23

      조만간 문탁의 다크호스로 떠오를 것만 같은 찌릿한 느낌은??
      녹색당에서 영화인문학에서 자주 뵈니 좋습니다~핫핫
      윤호님 이야기처럼 문탁의 낮시간 프로그램도 상당히 좋은데,
      직딩이시라 그러질 못하는 게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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