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 세번째 시간 후기 - 소민, 소반
영감
2019-07-09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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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민小旻
신하가 주군의 실정失政을 풍자했다. 혼란스러운 정국의 정책, 정쟁, 위정자 등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마지막 절에서는 만용 부리지 말고 전전긍긍戰戰兢兢 신중하게 치국할 것을 제안했다. 목숨을 건 충신의 간언諫言일 수도, 권력의 핵심에서 밀려난 신하의 서운함일 수도 있다. 주역의 지천대地天泰괘 에서 군주의 4개 덕목 중의 하나로 지목한 용빙하用馮河가 소민에서는 정반대로 불감빙하不敢馮河가 된다. '小人의 道가 자라나고 君子의 道가 사라지는' 천지비天地否의 때를 당해 '德을 儉約하여 難을 피하는' 군자의 처신이 화평한 지천태 상황과 대비된다.
소반小弁
구구절절 아비에 대한 솔직한 원망이다. 아무리 그래도 대개는 부모에 대한 걱정이나 자신을 반성하는 부분을 20-30퍼센트 정도는 섞어주는데 이건 좀 과하다 했더니 '민간인' 얘기가 아닌 것 같다. 주나라 폭군 유왕이 애첩, 포사의 아들에게 왕위를 물려주기 위해 폐위 시킨 바 있는 태자 의구가 소반을 지었다는 설이 있다고 한다.
부모 자식 간의 인연이 정치적, 사업적 이해에 의해 압도 당하는 것을 종종 뉴스에서 본다. 절대적인 줄 알았던 혈연의 당김힘은 다투는 권력과 재물의 양이 클수록 연약해지는데, 힘의 세기가 0 이 되었을 때 그 집안은 '콩가루'라는 칭호를 부여받는다. 내쳐진 태자 의구의 신세가 남의 나라를 전전하다 죽은 김정남의 그것과 닮았다. 주나라는 이때부터 시들해졌다고 하니 역사가 정말 순환하면서 반복되는지 눈을 똑바로 뜨고 봐야겠다. 아니다. 나의 가설을 취소한다. 하마터면 김일성이 문왕이 될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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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후기
나는 친구 딸이 시인으로 등단했다고 자랑했을 때 선듯 축하하지 못했다. 그 아이의 시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주역을 배우다가 얼떨결에 시경에 환승한 후 시와 시경을 한꺼번에 알아가는 고단한 여정이 시작되었다.
어떤 사람에게 물어보았다.
문: 시경 말이야, 왜 '시'에 '경'이 붙었을까? 마치 시집에 두꺼운 가죽 커버를 씌운 것처럼 안 어울리잖아. 도서관에 가도 800 문학이 아니고 140 경학 쪽에 꽂혀 있더라고.
답: 인터넷 찾아봐
문: 한시는 괜히 글자를 붙였다 뗐다 하며 글자 수를 맞추느라 애를 많이 써. 그런데 신경 쓰다 오히려 본론을 소홀하게 되지 않나? 시는 산문에 비해 전달력이 좀 떨어질 것 같아.
답: 시어를 사용한 함축이야. 함축이 주는 임팩트가 있어. 에스프레소와 아메리카노의 차이.. 아니면 주사와 먹는 약?
문 : 근데 왜 글자 수가 맞아야지 임팩트가 있지? 그리고 기껏 함축해 놓고 왜 반복해 아깝게, 에스프레소 투 샷?
답: 시는 노래야. 노래는 운율이 생명이고
문: 내 말은, 왜 인위적인 틀에 가두냐는 얘기지.
답 : 그 반대임. 인류가 경험상 터득한, 전달하는데 유리한 형태의 박자, 음정을 반복 사용하는 거야. 그리고 발음도. 시경도 원어 발음으로 읽는 게 좋을 것 같아.
문 : 알겠는데. 그러면 왜 시집이 소설보다 안 팔려?
답: ....
접시꽃은 줄줄이 피었는데 보리수 열매는 누가 다 따갔는지 모르겠는 지난 주말의 우문우답이었다. 우리 벗님들의 현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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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둘^^
근데, 샘^^ 어리바리에서도 이렇게 ㅋㅋㅋㅋ 좀 해 주세요^^부탁드려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