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와 공유지 시즌2> 첫 시간 후기
블랙커피
2020-07-05 16:49
287
<장인의 공부>의 저자 피터 콘은 68시기에 십 대를 보내며 기존 세대의 고리타분한 삶을 벗어난 삶을 갈망하다가, 20대에 목공예의 길에 들어선 사람이다. 저자는 악성 림프종인 호지킨병을 앓기도 하기도 하는 등 고난과 어려움을 겪어나가면서도 사물과의 관계에서 창조성을 발휘하는 ‘좋은 삶’을 평생 추구해 나갔다.
피터 콘은 가구 제작자로 십 년을 보낸 뒤, 다음과 같은 깨달음을 얻는다.
“가구 제작자로서 내 미적 목표를 표현하고자 사용한 진실성, 간소함, 품위 같은 단어들이 공예를 하며 내가 되고 싶었던 한 사람을 묘사하고 있음을 깨달았을 때 나의 가치관이 명료해졌다”
피터 콘에게 가구 제작 작업은 단순히 특정 가치를 표방하는 가구를 만드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그 안에서 그와 같은 자질을 기르는 것이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 그리고 그 결과물이 자신이 추구하는 삶의 모습과 일치되어가는 것. 이는 현대인들의 삶에서는 좀처럼 경험하기 어렵다. 여기서 꿈틀이샘의 고민도 시작되는 것 같았다. 정말 우리는 어떻게 자신의 일과 자신이 추구하는 삶의 가치를 일치시킬 수 있을까?
나는 저자가 사고를 두 가지로 나누어 얘기한 것이 흥미로웠다. 언어로 하는 사고와 사물로 하는 사고. 우리는 모두 이 두 가지 사고를 오고 간다. 물론 어느 쪽의 사고를 더 많이 하느냐는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다르다. 그리고 지금에 있어 사물의 사고보다 언어의 사고에 가치를 더 두는 경향이 우세한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목공예는 이 두 가지 사고가 어떻게 창조적으로 순환하는지를 경험할 수 있는 작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나는 올해 월든에서 ‘손인문학’ 세미나를 하고 있지 않은가! 이 두 가지 사고의 창조적 순환을 경험할 수 있는 둘도 없는 기회라는 생각이 든다. ㅎㅎㅎ
저자는 여행지 멕시코에서 자신의 일상에서 겪지 못하는 일을 겪은 후 사람들마다 다른 ‘정신지도’가 있음을 깨닫는다. 세미나에서는 타자의 ‘정신지도’가 나와 다름을 어떻게 깨달을 것인지, 또 나의 ‘정신지도’도 계속 변화하고 있음을 어떻게 잘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마도 우리가 그러한 작업을 게을리했을 때 저자가 말하는 다음과 같은 사태를 겪게 되는 것이 아닌지 싶다.
“건강한 방식을 원한다면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시의적절한 결정을 내려야 할 필요 때문에 우리는 이미 알고 있는 것에 집착하고, 안심하고 싶은 욕망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 사물을 보게 만든다. 우리는 종종 무언가를 망쳐 버리곤 하는데 그 원인은 정신적 편안함을 바라는 소망이 더 강해 편견 없이 관찰하는데 충분한 주의를 쏟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날 세미나는 리처드 세넷의 ‘호모 파베르’ 3부작을 읽기 전의 가벼운 몸풀기였다. 과연 세넷의 3부작이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지...
이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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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 없이 관찰하기.
잘 듣기.
잘 말하기.
시선의 자기로의 전향.
머리에서 발로 .
머리에서 손으로.
목줄을 확실하게 잡아 묶어야 할 듯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