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이 예술> 봄학기 1회차 후기

고은
2021-03-16 08:53
348

 

<한문이 예술> 봄학기가 개강했습니다!

제가 급성간염을 길게 앓는 바람에 수업이 꽤 긴 공백기를 가졌는데요.

아직 몸이 완전히 회복되진 않았지만 봄기운과 함께 새로운 친구들이 모이는 모습을 보니 괜히 힘이나고 그랬습니다.

 

참, 수업 첫날 예전에 저와 수업을 했던 은우와 서인이가 중학생이 되어서 찾아왔습니다.

어찌나 반갑던지.. 수업전에 체력을 비축한다고 조심하고 있었는데 그 둘을 보고는 너무 크게 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1교시 <한문이 예(禮)술> - 한문은 관계의 기술!

 

 

간단한 자기소개를 마치고 1교시가 시작되었습니다.

홀수회차 1교시에는 <낭송 사자소학>에서 3문장을 배우는 시간을 갖습니다.

이번시간에는 칭찬과 꾸지람에 대한 문장을 살펴보았습니다.

 

 

兄弟有善 必譽于外

형제간에 잘한 일이 있으면 반드시 드러내어 칭찬하라
兄弟有失 隱而勿揚

형제간에 잘못이 있으면 숨겨 주고 드러내지 마라
朋友有過 忠告善導

친구가 잘못이 있거든 충고하여 잘 이끌라

 

 

우선 이중에 아는 한자가 있는지 맞춰보고, 한자들의 음과 뜻을 살펴봅니다.

한자를 잘 모르더라도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글자는 본 적이 없을지라도 평소에 사용하는 단어들에서 한자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사자소학>은 한자가 반복되어 나오기에 한자를 익히는데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한자를 확인하고 난 뒤에는 문장해석을 보지 않고 다같이 문장을 해석해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몇 번만 해보면 잘 모르는 한자로 잘 모르는 문장을 뚝딱 해석해낼 수 있지만, 첫시간이니 제가 많이 도와주었습니다.

앞으로는 스스로 문장구조를 파악하고 단어들의 쓰임을 파악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한자와 한문해석이 낯선 친구들과 조금씩 조금씩 해나가다보니 많은 이야기를 하기는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친구들은 한문 해석한 것을 보면서 이런저런 질문을 던집니다.

<사자소학>은 어떤 경우에는 칭찬을 하라고 하고 어떤 경우에는 충고를 하라는 것일까요?

왜 형제간에 잘못이 있으면 숨겨야 하는 걸까요? 칭찬은 어떤 경우에 필요한 것일까요?

 

이번시간에 배운 문장으로 다음시간엔 자기 삶 속에서 케이스를 찾아보고, 함께 토론하고 마무리로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2교시 <한문이 예(藝)술> - 한문을 예술로!

 

 

홀수회차 2교시에는 동은선생님이 한자를 보며 생각해볼만한 거리들을 이야기로 들려주고,

한자 한 글자 한 글자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이번 시간에는 동은선생님이 옛 석(昔)과 재앙 재(災)라는 한자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두 한자는 모두 옛날 사람들이 어려움을 이겨낸 방법과 관련이 있습니다.

옛날 사람들에게 가장 큰 어려움은 아무래도 자연재해였다고 해요.

동은 선생님은 한국의 단군할아버지부터 시작해서 4대문명의 범람 이야기,

그리고 중국 순임금이 물난리를 잘 관리해 왕이 된 이야기까지 들려주었습니다.

 

 

해마다 점점 피해는 줄어갔고 휩쓸려 사라지고 말았던 업적들을 차근차근 쌓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더 지나 사람들이 더 큰 문명을 이루고 점점 역사를 쌓아갈 수 있게 되면서부터 과거에 어찌할 줄 몰랐던 재앙은 이제 먼 ‘옛날’이 됩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일을 가리켰던 昔은 이제 더이상 힘들 일이 적은 ‘옛날’을 의미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를 힘들게 만든 범람은 이제 옛날 일이다!라고 해야 할까요. 어려움을 이겨내고 한없이 두려웠던 재앙이 이제 과거가 된 것입니다.

 

 

두려운 일을 의미했던 한자가 '옛날'이라는 뜻을 갖게 된 데에는

자연재해, 특히 물난리를 극복해서 안정적으로 문화를 쌓아갈 수 있었던 옛 사람들의 이야기가 숨어있습니다.

동은선생님은 물난리를 크게 겪어보지 못한 친구들을 위해 중국 댐의 실시간 cctv 영상을 보여주었는데요.

압도적인 소리와 광경을 영상으로나마 목도하니, 조금 더 생생하게 이해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나에게는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자신만의 어려움이 담긴 한자를 만들어봅니다.

 

 

 

 

 

 

이번에 수업을 해보니 코로나 때문에 거리를 많이 벌려서 앉기 때문에

뒤에 있는 친구들이 집중하기 어려워하는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저와 동은 선생님은 조금 더 이야기를 잘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보고 있습니다.

이번에 수업을 해보니 그간 저희와 함께 해왔던 고학년 친구들이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속도도 빠르고, 거기에 동생들을 잘 챙기는 기특한 모습을 보이더라구요.

고학년 친구들을 중심으로 조를 나누거나 1,2교시를 분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다음시간에는 활동적인 프로그램이 몰려있습니다. 두시간 내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릴 예정입니다.

첫날이라 어색해하던 친구들이 다음시간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되네요^^

 

 

댓글 1
  • 2021-03-17 15:35

    오~~ 친구들이 문자를 통해 역사 , 문화에 접근해보고 , 그 생각이 나에게 까지 이어지는 귀한 시간이 될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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