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영성> 에세이데이 후기

요요
2020-12-15 17:44
503

올해 영성 세미나는 코로나를 뚫고 세 시즌동안 공부를 이어왔습니다.

시즌1에서는 마가, 마태, 루가, 요한복음서와 바울의 편지를 읽고

시즌2에서는 <우파니샤드>와 <바가바드기타>를 읽었습니다.

영성세미나에서 '우파...' '바가...' 뭐라는 걸 읽는다는데 그게 뭔가요? 묻는 문탁친구들도 하나둘이 아니었지요.

낯선 산스크리트어 개념들을 접하면서 시즌2에서 겨우겨우 '아트만'과 '브라만' 그리고 '요가'에 대해 감을 익혔는데

시즌3에서 <디가니까야>를 통해 만난 붓다는 바로 그 '아트만'과 '브라만'과 대결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게다가 니까야에 등장하는 불교개념들은 빨리어로 된 단어들이었답니다.(ㅠㅠ)

거기에 더해 영성세미나 멤버들은 한자어로 표현된 불교 술어들인

무아, 연기, 중도, 계정혜, 팔정도, 사정제.. 이런 개념들 속에서 멘붕과 같은 혼돈을 겪어냈지요.

 

그렇게 15주동안 공부한 결과를 글로 써서 발표하는 에세이 시간이 왔습니다.

영성세미나 시즌3을 함께 공부한 다섯분은 친구들 앞에서 에세이를 발표하는 것도 첫경험인지라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영성세미나에서 무엇을 공부했는지 궁금해하는 친구들이 코로나를 뚫고 에세이를 들으러 오겠다고 했으니 무리도 아니었습니다.

먼저 환기를 하고, 책상과 책상 사이를 강의실 형편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 벌리고 서로 멀리 앉았습니다.

 

 

 

오이도님의 글은 본인이 겪은 괴로움을 연기적 관점으로 해석하는 글이었어요.

최근 겪은 일를 리뷰하면서 연기-이론편이 아니라 실전편 중심으로 정리해 주셨어요.

많은 사람들이 오이도님의 깨달음으로부터 한수 배우려고 많은 질문을 했는데 대답도 설법처럼 잘해주시더라고요.

누군가의 표현에 의하면 동굴같은 목소리로 말이지요.^^

 

윤슬님은 불교를 공부하는 내내 "왜 자아가 없다는 거지?" 무아에 대해 계속 질문을 던졌는데

에세이에도 그 괴로움이 드러났지만 그럼에도  그간의 혼란을 자신의 방식으로 정리한 글이 나왔습니다.

우리가 '나'라고 생각하는 것 역시 끊임없이 변화하고, 우주만물과 연결된 것임을 이해하면

'나라고 할만한 것이 없다', '나'란 것도 관계적이고 연기적인 것임을 받아들일 수 있겠다는 글이었습니다.

더이상 무아 때문에 괴로워하지 말고 함께 무아적 실천으로 쭉쭉 나아갑시다.

 

바다님도 무아를 주제로 글을 쓰셨어요.

심리학에서 배운 자아와 불교의 무아 사이를 어떻게 관계짓고 이해해야할까, 질문을 던지고

에고과잉의 시대를 불교의 무아를 통해 새롭게 바라보게 된, 세계관의 전환의 즐거움이 담겨있었답니다.

2월에 그동안 하던 일을 정리하신다는데 쉬지말고 계속 같이 공부했으면 좋겠습니다.ㅎㅎ

 

갤러리로부터 윤슬님과 바다님에게 무아체험에 대한 간증을 요구하는 질문이 있었는데, 

무아에 대한 공부가 어떻게 삶을 조금씩 바꾸어가고 있는지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어 주셔서 살짝 감동을 느꼈답니다.

 

 

메리포핀스님의 글은 사무량심을 키워드로 자비를 바라보고, 시즌1에서 바울에게서 느꼈던 의문을 

시즌2에서 본인이 어떻게 해결했는가를 풀어냈습니다.

기독교와 불교 사이에 다리를 놓는 메리님의 은총과 무아의 해석에 대해 여러 의문이 제기되었는데요.

대칭성과 관련하여 아마 앞으로도 메리님의 탐구가 이어지지 않을까 싶네요.

 

단지님은 코로나 사태를 맞이 하여 신앙생활과 예배에 대한 고민을 불교의 계정혜와 중도를 통해

새롭게 해석해보는 글을 써오셨습니다.

많은 분들이 단지님의 에세이를 통해 요즘 기독교인들이 교회와 예배에 대해 갖는 생각과 고민을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고

단풍님은 본인의 최근 키워드가 계정혜인데, 단지님은 뭔가 높은 경지에 이른 것 같다고 부러워하기도 했답니다.

문탁님은 단풍님더러 자이나교도라고 했는데.. 자이나교는 금욕주의자 고행주의자 그룹인데

중도의 실천행을 쓴 단지님 글에 공감하셨으니 단풍님도 고행주의는 좀 벗어나신 것 아닐까요? ㅎㅎ

(질문도 많이 해주시고 같이 공부하고 싶다고 한 단풍님, 연차까지 내고 와주셔서 고마워요~~ 정말 같이 공부하고 싶네요.)

 

 

한 해 동안 인류의 지혜의 보고라 할 만한 <성서> <우파니샤드> <바가바드기타> <디가니까야>를 읽으며

우리의 지혜도 세미나를 하기 전보다는 한뼘 이상 성장했겠지요?

에세이 써오신 걸 보니 확실히 그런 것 같습니다!!ㅎㅎ

 

에세이 데이에 와서 에세이를 같이 읽고 질문해준 친구들 덕에 즐거운 마무리를 할 수 있었네요.

함께 해 준 친구들, 모두 고마웠습니다!

내년에도 영성탐구세미나는 계속됩니다. 기대해 주세요~~

깨달음을 얻는 그날까지 영성탐구는 쉬지 않고 계속되어야 합니다!!(방일하지말고 정진하라!)ㅋㅋ

모두 1년간 수고하셨어요.

푹쉬고 나카자와 신이치의 인류학을 공부하는 단기세미나에서 만나요.

 

 

댓글 7
  • 2020-12-15 18:20

    요요선생님의 따뜻한 지도와 학우들 덕분에 여기까지 온것 같아요
    에세이 발표가 부담스러웠었는데 한번 해보니 왜 필요한건지 이해하겠더군요
    모쪼록 코로나 조심하시고 건강한 모습으로 내년에 뵐께요

  • 2020-12-15 18:26

    날씨도 차갑고, 코로나도 무서운 날이었는데~
    와주셔서 경청해 주시고, 격려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한 해동안 마스크투혼으로 끝까지 오프라인 세미나를 지켜온 동학들과 요요샘께도 고맙습니다!
    함께 해서 더 의미있고 재미난 시간들이었습니다~
    다음 공부도 함께 하실거죠~^^

  • 2020-12-15 18:54

    공부의 깊이가 느껴지는 글들이었어요.
    모두 수고하셨어요~~
    쉬다보니 요요샘의 다정한 목소리와 동학들과의 대화가 그리웠어요.
    신이치로 합류할게요~

  • 2020-12-15 19:56

    낯선 분들에게 제 글을 읽는 것이 낯선 경험이었어요.
    함께 공부한 분들이 옆에 계셔서 든든했어요~

    제가 이렇게 깊이 책을 읽은 적이 없었어요.
    이렇게 열심히 읽어도 이해안되는 책들도
    처음이었어요~ㅎ

    함께여서 파이널에세이까지 할 수 있었네요.
    요요선생님, 함께 공부한 동학님들~
    감사했어요.
    도시와 영성을 생각하면 마음부터 따뜻해집니다.
    함께 나눈 이야기와 글들이 많이 힘이 되고 좋았습니다~~

  • 2020-12-16 00:15

    저도 제 이야기를 글로 쓰고 낯선 분들 앞에서 발표하고 피드백 받는 일이 처음이다 보니 떨리고 뭔 말을 했는지도 잘 기억이 나지 않네요.~
    돌아와선 왠지 헛헛함이 몰려 오기도 했답니다. ㅎ
    2주간 갈무리 잘하고 새해에 신이치와 함께 만나겠습니다.~~

  • 2020-12-16 09:24

    너무 좋았어요.
    도시와영성팀의 작지만 진지하고 단단하고 꾸준한....분위기가 고스란히 전달되더군요.

    제가 비록 거기서 여러 약을 팔았지만 모두 꿈쩍도 안 할것 같다는......................ㅋㅋㅋㅋㅋ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내년에는 좀 더 자주 봬요

  • 2020-12-16 13:25

    코로나의 시기를 오프라인으로 이어온 세미나팀이라니!! 남다른 세미나팀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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