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학교> 만드는 중입니다. - 첫번째 통신

문탁
2014-06-17 17:18
1308

주권없는 학교가 뭐 비밀조직도 아닌데 종종 이런 이야기를 듣습니다.

"도무지 주권없는 학교에서 뭘 하는 지, 알 수가 없어"

 

하긴 일리가 있습니다.

우리가 북콘서트를 하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화장품을 만드는 것도 아니니...우리의 활동이 뭐 그렇게 잘 보이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우리가 아이들을 만나는 시간은 주로 문탁의 어른들이 거의 없는 저녁 혹은 주말이니 문탁의 어른들과 접점도 거의 없습니다.

 

월든을 만들 때, 우리는 그 일을 직접 하든 하지 않든... 공부하는 것 만큼 다른 종류의 삶을 생산해보자...는 것에 모두 동의한 상태였습니다.

파지사유를 만들 때, 우리는 새로운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에 모두 공감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주권없는학교의 활동은 꼭 그렇게 되어 가고 있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서 생각합니다. 왜 그렇지?  왜 우리 일에 감나와라 배나와라...안 하는 거지?

주권없는학교가 우리 활동을 공유하는 노력을 안 하는 건지 (아마도 그 이유가 가장 크겠죠?)

아니면 월든이나 웹진이나 파지사유가 주권없는학교를 덜 사랑하는 것인지... (어쩜 이게 진짜 이유일수도...ㅋㅋㅋ...)

 

저희가 블로그를 만든 건 공식적으로 보고 드렸습니다.

그리고 혹시 저희가 학교를 만든다는 소문은 들으셨는지요?

 

전 저희가 학교를 만든다는 소리에 여러분들이 화들짝 놀라시고

도대체 그게 뭐냐? 정체를 밝혀라!

문탁의 학교가 기존 대안학교와 다른 거냐, 아니냐?

왜 우리가 우리 공부가 아니라 자녀공부에 관심을 갖느냐? 그거 정말 중산층 욕망이다!

난 문탁에서 학교를 만드는 것에 반대한다!  나는 조건부 동의한다!  나는 열렬히 찬성한다!

나도 교사하고 싶다. 교사의 기준을 대라!....뭐 그런 이야기들이 막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어이가 없다구요?

학교 만든다는 소문을 들은 적도 없다구요?

어이쿠!  그럴수도 있겠군요.

 

그럼 일단 지금까지 주권없는학교에서 논의된 사안을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학교이름 : 정하는 중

   1안 - 파르헤지아 ( 반대의견 : 이름이 너무 무겁다)

   2안 - 소소학교 (小小학교, 笑笑학교, soso 학교)  (반대의견: 뭔가 이상하다. 컨셉이 없다)

   3안 - 몸소학교 (몸을 쓴다, 몸으로 배운다, 앎과삶을 통일시킨다) (반대의견 : 뜻은 좋은데 약간 청학동 냄새가 난다)

   4안 - 절 커지지 학교 (일명 대안학교) (반대의견 : 절대 채택될 수 없다고 생각해서 아무도 반대조차 안함)

   5안 -

 

대상 : 열일곱 이상 탈학교 청소년 & 청년 /  15명

 

기간 : 실험적으로 6개월 (6개월 해보고 1년짜리로 할지, 6개월짜리로 할지 결정할 것임)

 

수업:  화,목 주2회  총 4블럭

1블럭 (10~ 12시 반)

외국어

고전

2블럭 (1시반 ~ 4)

인문

동아리

 

교과목 :

  1)고전 - 논어 6개월 / 암송과 글쓰기

  2)외국어 - 영어연극 6개월  (희곡 <Our Town>)

  3)인문 - 3개월씩 2분기 ( 조지오웰3개월 + 자명한 것 의심하기 3개월)

  4)동아리 - 아이들이 자체적으로 만드는 프로그램

 

교실 : 파지사유 세미나실

 

교무실 : 문탁2층 공부방 (일단 화/목)

 

校舍 : 문탁전체 + 월든전체 + 파지사유전체 (아이들은 화목뿐 아니라 나머지 날들도 문탁전체를 쏘다니면서 길쌈방에, 문탁강좌에, 파지사유매니저활동에,  담쟁이베이커리에 접속할 가능성 높음. 아니 그게 목표임^^)

 

마을교사의 훈련 : 일단 문탁전체의 활동 + 마을교사아카데미 세미나 + 블로그 글쓰기를 통한 혹독한?!  훈련^^

 

개교 : 9월초

 

자... 그러니 이제부터 주권없는학교와 미니학교에 대해 마구마구 질문을 해주세요. 우려도 표시해주세요. 아이디어를 첨가해주셔도 좋구요.

여러분의 질문에 응답하는 형식으로 미니학교 준비팀의 서신은 계속됩니다.

 

피에쑤: 질문이 없으면 삐질 것이며, 미워할 것이며, 주학스탭들의 집단적 해꼬지가 있을지도 모를 것이며....여하튼 속상할 것임!!

역으로 날카로운 질문을 해주시는 분,  좋은 아이디어를 주시는 분 뿐만 아니라 아무거나 막 질문하시는 분들께도 미니학교 공동창립자라는 명예와 더불어 자누리화장품 혹은 담쟁이쿠키 혹은 파지사유커피와 같은 부상을 드릴 수 있음!!

 

 

댓글 9
  • 2014-06-17 17:24

    오전에 터전에 안 나타나시길래 오늘 뭐하시나 했더니,

    편지 쓰고 계셨군요.

     

    학교이념, 목표, 교육방법 연구하시느라 바쁘실 줄 알았더니만... 

    • 2014-06-17 17:25

      이념, 목표....등을 쓰려고 했다가 방향선회!  여론수렴 중....ㅋㅋㅋ...................^^

  • 2014-06-17 19:09

    이제 소문이 좀 나겠군요. 동네방네

     

    저는 이제 혹독한 훈련을 기다리는 사람 1  ㅋㅋ

     

  • 2014-06-18 07:28

    저는요.. 왜 학교를 만들어야 하지? 이미 학교는 너무 많은 거 아냐?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학교라는 이름에 반대하나? 형식인가? 아니면 교육 자체인가?

    지금 당장 제 여건이 안되니깐 생각도 부정적인가봐요. 

    그럼에도 제가 강한 의심을 하던 당시의 커리보다는 참으로 순해졌어요^^;;

    작은 어른 만들기가 목표인가요? 라고 물었던 것 같은데... ㅎㅎ

    여전히 미니학교의 목표는 무엇인지, 아니 무엇이어야 하는지.. 고민됩니다.

    요즘 우리가 함청에서 탈학교를 열망하는 아이들을 만나고 있잖아요.

    아, 선생님 저 자퇴할래요. 우리 담임 존나 짱나요.. 아 진짜. 엄마랑도 다 얘기 됐어요. 또라이라니까요...

    요런 하소연을 들으면, 얘가 또 여길(특별교육) 오면 어쩌나, 정말 자퇴해서 떠돌아 다니면 어쩌나... 걱정스러웠는데,

    야, 동천동에 미니학교라고 있어. 거기 한 번 와 볼래?

    한마디 건낼 수 있는 곳.

    우선 저는 그렇게 시작하고 싶네요.

    아참, 학교에서도 공부하기 싫어서 나왔는데, 내가 여기서 이런 걸 왜 해야 해요?

    라고 묻는 녀석들에게 답할 준비는 되어야 겠죠?

  • 2014-06-18 07:50

    작업을 커리큘럼 안에 넣었으면 좋겠어요

    노라찬방과 자누리화장품, 봄날길쌈방, 목공소, 텃밭

    더치커피, 파지사유매니저, 수리 등등

     

  • 2014-06-18 15:03

    탈학교의 목적이 뭘까요? 학교 제도밖이면 탈? 학교랑 다른 커리면 탈? 학교를 벗어나서 무엇을 만들어가기 위함인지

    탈학교에 들어오고자 하는 아이들과 같이 만들어갈 어른들이 공유해야할 그 무엇! (저도 모르니 자꾸 무엇만 외치네요ㅜㅜ)

    그런 고민들을 충분히 하셨을거라 믿어요~

    그리고 저도 여울아님말처럼 공부하기싫어서 나온 아이들도 있을텐데 그런 아이들에게 위의 커리를 어떻게 설명할지..

    저도 공부하기 싫었던 사람으로써 고전과 인문이 무겁게 다가오구요

    반면 영어연극은 정말 재밌겠다는 막연한 기대감ㅋㅋㅋ 

    이름은 몸소학교가 좋아요 청학동냄새나면 안되나요? 몸으로 실천하는 커리가 더 많았으면 좋겠어요

    목공, 텃밭은 필수라면 자누리화장품과 제빵은 선택 이런 건 어떨까요? ^^

    쓰다보니 제가 들어가고 싶네용ㅋㅋ

  • 2014-06-19 13:34

    아이들보다 교사가 더 많은 학교? ^^

    이름은 몸소학교가 그중 난 것 같구요

    몸으로 하는 커리큘럼 꼭 들어가면 좋겠어요

    동아리 아니고 정규 커리큘럼으로요...

     

    근데 진짜 '학교'라는 말 말고 다른건 없을까요?

    그게 사실 주권없는 학교이긴 한데...ㅜㅜ

     

  • 2014-06-19 13:42

    '세상모든학교'도 좋은데요? 줄여서 '모든학교'. 여유로운 느낌이 나는데 너무 '근대'적인가요?

  • 2014-06-19 17:36

    저는 안 할 이유가 없으니 하면되지 뭐~

    하고 싶은 사람이 있고 공간도 있고 내용도 있으니까..

    하면서 뭐가 잘 안되면 저절로 접게될테고요.

    내가 막  관심이 생기는 일이면 계속 기웃거렸을텐데 그건 아니니 구체적인 요구를 받기까진 좀 떨어져 있는거고.

    직접적인 연결이 있으면 할 지 말 지 좋은 지 싫은 지 더 구체적으로 개입했겠지만..

    전 새로운 친구들과 접속할 창구가 늘고 마을교사들의 능력을 확장시킬 공간이 생기는 거 좋아요~~

    별 도움을 드리긴 힘들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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