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백가세미니 시즌1. 후기

봉옥이
2021-06-13 21:05
247

고로께, 토용, 여울아, 봉옥이 이렇게 4명 모두 모였다.

 

고로께는 사람들은 왜 다투는가? 왜 다툴 수 밖에 없는가?를 주제로 삼았다.

다툰다는 것은 너는 틀리고 나는 맞다 때문일 것인데 서로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절대 해결이란 없을 것이다.

몇년전 중대한 수술을 했었던 남편이 건강관리에 소홀한 것 때문에 머리가 아픈 고로께는

너는 틀리다 하는 잔소리를 안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그걸 닦는 노력으로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창의 날카로움이 있더라도 공손하고 검소함이 갖는 날카로움 보다 못하다. 善言을 가지고

남과 사귀면 베나 비단옷 보다 더 따뜻하고 사람을 다치게 하는 말은 창끝 보다 더 심각하다'는

순자의 영욕 1 편을 가지고 勸學과 修己를 하기로 했다.

 

여울아는 세미나 중에 시간도 부족하고 비중도 별로 두지 않았던 禮중에 喪禮와 祭禮에 마음이 갔다고 했다.

순자의 예론을 펼쳐보면 예의 일반론을 제외하면 거의 상례와 제례에 대해 매우 구체적으로 언급되어 있다.

3년상이 2년1개월이란 것으로 되어 있는 것을 보고 삼년상을 지킬 것도 아니면서 괜히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여울아는 근대 이후를 사는 사람들은 이런 상례와 제례의 겉치례 같은 삶과 다르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순자를 공부하면서 뜻하지 않게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상례와 제례는 전통과 관습에 의한 수동이 아니라 공동체에의 자발적 참여로 그 안에서 개인의 욕망과

안정을 획득하게 되고 그리움과 존경심으로 인도하는 산 사람을 위한 배려이며 과정이라는 것을

새삼 생각하게 되었다고 했다.

'천지는 우주 만물의 근본이고 선조는 개체, 종족생명의 근본이며 성현은 문화 생명의 근본이다.

따라서 제사는 생명의 시작과 끝이 함께 있으며 이를 통해 삶과 죽음을 완성하는 최고의 의례이다.'

 

토용은 '성선? 성악? 정답은 없다'로 주제를 삼았다.

토용은 편찮으신 어머니 간병을 위해 학교 마저 휴학하고 돌봐드리게 되었는데 그 때 어머니가

무척 가여웠다고 했다.

맹자를 읽은 후여서 그랬는지 몰라도 사단중에 유독 측은지심이란 단어가 마음에 있었다고 했다.

측은지심이란 단어를 몰랐더라도 토용은 가여운 어머니를 보살펴 드렸을 것이다.

순자에게는 본성이 선한지 악한지가 중요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다만 순자는 세상이 무도하니

예의법도를 배우고 익혀서 각자의 分을 지켜 혼란스럽지 않은 세상을 만드는데 더 큰 관심이 있을거라는 생각이다.

토용의 의문은 순자식으로 말하면 내재적으로 善이 없는데 그러면 배우고 닦아야겠다는 자발성이 없다면 어쩌지?

그걸 어떻게 이끌어 내는가 하는 것이다. 순자는 그걸 판단할 수 있는 인지심이란 개념을 가져왔는데

이 인지심은 더 공부해야 할 숙제로 남겼다.

 

봉옥은 순자의 인식심이 재미있는 개념이라고 말을 한 터라 여울아가 그걸 써보라고 추천했다.

생각한다는 것은 생물학적 유기체인 뇌가 하는 것이고 느끼는 것은 마음이 한다고 알고 있었는데

생각과 느낌의 경계가 없는 혼합되어 있는 상태가 인식심 인가? 책에는 마음이 생각하는 것으로 설명되어 있다.

하여간 인식심과 인지심과 지식심과 이지심의 개념이 마구 나오는데 초지성층의 허일정 대청명과

지성층의 認知心을 認智心을 가지고 설명한다. 심은 도리를 인지하고 도리로써 심을 인도 하는 것으로

마음의 끄달림을 바르게 하는 것 역시 마음이라고 한다. 그런데 허일정은 내재적 필연성이 있는 것은 아니므로

허일정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 그래야 대청명으로 도리를 획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튼 맹자의 사단중에 시비지심 지지단야가 순자의 인지심이 아닌가 이점은 맹자와 순자가 합치되는 점이 이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댓글 4
  • 2021-06-13 23:50

    굿바이 순자~ 만나자 마자 이별인 것 같아 아쉽지만, 

    다음 시즌 순자의 예치를 부정하고 법치를 내세운 한비자를, 

    또 다음 시즌은 순자의 천론(천인지분(天人之分)을 부정하고 천인감응설에 의거한 대작 여불위의 <여씨춘추>까지 달려가보렵니다. 

     

    봉옥이님, 문탁에서 처음으로 메모쓰고 발제하고 에세이까지..

    컴퓨터와 프린터기와 씨름하면서도 초심을 잃지 않고 완주하셨습니다~ 축하드려요~

    고로케님, 공사다망한 와중에도 작년 논어세미나에서 못썼던 에세이를 열심으로 쓰셨습니다. 

    힘든 와중에 나를 일으켜세운 것은 문탁에서의 공부였다는 말씀 두고두고 울림을 주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올해 공부를 기획부터 함께 해준 토용님~ 감사합니다. 우리 오래오래 함께해요~ 

     

    다음 시즌 한비자는 순자에 비해 훨씬 대중적인 인지도를 갖고 있는 인물이니

    관심 있는 분들이 더 오면 좋겠네요. ㅎㅎ 

     

     

     

  • 2021-06-14 08:28

    저도 이번 순자 읽으면서 상례, 제례를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어요. 

    상례, 특히 제례는 우리 현실과 맞물려 별로 크게 의미를 두고 싶지 않았던 부분이었는데 말이죠. 

    솔직히 이런 의례들은 겉치레고 빨리 없어지거나 확 바뀌었으면 하잖아요^^

    그런데 '生은 인생의 시작이고 死는 인생의 끝이기 때문에 시작을 경외하고 끝을 신중히 하는 것이 군자의 도이고 예의의 문식'이라는 말에 멈추게 되더라구요.

    이런 예들을 우리의 일상에서 어떤 방식으로 새롭게 구현하면 좋을지에 대한 물음을 남기고 다음으로 넘어가볼까 합니다.

    순자 아쉽네요. 매력 있었던 사상가였어요. 다시 공부할 기회가 있겠죠. 

    여울아가 오래오래 하자고 했으니 ㅋㅋㅋㅋㅋ

  • 2021-06-15 06:06

    근기있게 공부하는 네 분에게^^ 더치 커피 한 병 선물하고 싶어요~~

    한비자 분기 시작하는 날~~ 제가 들고 이층으로 방문할게요^^

    아^^ 좋아요~~ 동양고전을 공부하는 여러분^^

  • 2021-06-15 07:30

    찾았어요! 대학에 나오네요

    康誥曰 如保赤子 心誠求之 雖不中 不遠矣 未有學養子而後 嫁者也

    강고에 이르기를 갓난아기보살피듯 성실한 마음으로 구한다면 비록 적중하지 못하더라도

    멀지 않다 자식 기르는 것을 배운 이후에 시집가는 자는 있지 않다.

    이말은 치국제가에 나오는 말이네요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186
장자 에세이 개요 (3)
여울아 | 2022.12.07 | 조회 334
여울아 2022.12.07 334
185
장자 읽기 마지막 후기......
가마솥 | 2022.12.05 | 조회 273
가마솥 2022.12.05 273
184
중국 고대 사상의 세계-슈어츠-6장 2절 장자 (1)
가마솥 | 2022.11.30 | 조회 177
가마솥 2022.11.30 177
183
그레이엄의 장자(후기) (6)
여울아 | 2022.11.29 | 조회 259
여울아 2022.11.29 259
182
도의 논쟁자들 2장-3 (1)
토용 | 2022.11.23 | 조회 225
토용 2022.11.23 225
181
<장자 후기> 리저호우, <장자>에의 심미적 접근?! (1)
자작나무 | 2022.11.22 | 조회 227
자작나무 2022.11.22 227
180
중국고대사상사론-리쩌허우 (1장 2장) 발제 (1)
가마솥 | 2022.11.14 | 조회 322
가마솥 2022.11.14 322
179
장자 후기, 잡편과 장자-중국의 실존주의 (4, 5장) (2)
가마솥 | 2022.11.11 | 조회 368
가마솥 2022.11.11 368
178
장자, 고대 중국의 실존주의 5장 (1)
토용 | 2022.11.09 | 조회 312
토용 2022.11.09 312
177
장자, 고대 중국의 실존주의 2장-5장 (1)
가마솥 | 2022.11.01 | 조회 229
가마솥 2022.11.01 229
176
후기 : 자유의 삶 (3)
토용 | 2022.10.30 | 조회 252
토용 2022.10.30 252
175
장자, 고대중국의실존주의 서설과 1장 요약 올려주세요. (1)
여울아 | 2022.10.25 | 조회 387
여울아 2022.10.25 387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