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여론>2회차 후기

토토로
2021-02-02 19:16
262

줌으로 만나는 <증여론> 세미나 2회차.

2회차엔 연결상태가 불안한건지 계속해서 소리에 메아리가 따라붙었다.

신경이 거슬릴만도 한데 다들 웃는 얼굴로 진지하게 자리를 지키시는 모습을 모니터로 바라보며 묘한 감동과 아쉬움이 뒤섞였다.

세니마 중 원시사회에 모포와 팔찌, 목걸이 등등이 선물이 되었던 것처럼

오늘날,,우리들의 세미나에서 자발적으로, 그러나 의무감도 느끼며 쓰는

메모와 발제, 후기가 서로에게 선물이 되어주고 있다는 누군가의 말을 기억하며

선물하는 마음으로 정성껏 후기를 기록해 본다.

그날 나온 질문들을 중심으로....

 

질문들

1.

원시사회 부족들은 타부족에게 선물을 주고, 받고, 되갚아 주는 것 외에도 파괴라는 것을 통해 아까운? 재물을 없애 버렸다. 어떻게 그럴수 있는지, 단지 명예를 얻기 위해 그런 행동이 가능한 것인가?

--스스로 명예를 높이고 과시하기 위해서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18세기 무렵 원시 사회는 서구에서 밀려온 물자로 인해 꽤 풍족한 측면이 있었다.

--잉여의 물자를 축적할 경우, 특정 집단으로 권력이 집중되는 것을 우려했다.

따라서 파괴를 통해 물질적으로 어느정도 평등한 사회를 지향했던 것이 아닐까.

--또한, 파괴는 일종의 재분배과정이기도 했다.

 

 

2.

시사회에서 선물을 받으면 왜 반드시 답례를 해야만 하는걸까?

--원시시대와 원시사회를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원시사회에서 자아, 타자, 사물, 자연에 대한 분리는 불분명하고 모호하다.

그런 곳에서 선물을 받고 순환시키지 않거나 답례하지 않은 행동은 순환이라는 커다른 자연법칙에 어긋나는 것이다.

선물을 받았다고 해서 그것에 대한 소유권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근대적 관념이다.

원시사회에서는 선물에 대해 일시적인 점유권을 가졌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따라서 답례하고 순환시키는것은 의무가 된다.

 

 

3.

트로브리안드, 멜라네시아 에서 쿨라를 위해 큰 배를 출항시키고 축제와 같은 향연이 벌어지는 것처럼

현대 사회에서 그런 의례를 생각해 볼수 있지 않을까. 예를 들면 올림픽같은 전지구적 축제나, 온갖 최첨단 기술과 자본이 응집된 화성 탐사선을 발사시키는 것이 현시대의 우발라쿠 같은 일이 될수 있지 않을까?

--이건 뿔옹샘의 확장된 사고이며, 깊은 상상력에서 나온 질문이다.

--모두들 갑자기 황당해 하시기도 하고, 궁금해 하시기도 하였는데

뿔옹샘이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는지 전달이 잘 되진 않았다..

아쉽~~~;;;;;

 

 

4.

원시사회의 선물, 증여-교환의 원리를 현시대에선 어떻게 구현해 내볼수 있을까?

--인터넷에 올라오는 댓가를 바라지 않는 자료들, 즉 오픈소스들도 현대적 선물이라 생각한다.

--현시대에도 선물을 받고 답례를 안하는 일, 일종의 먹튀는 굉장히 비윤리적이라고 비난받는다. 

그러므로 지금도 우리사회에는 원시사회에 있었던 선물의 윤리가 남아있으며,

그런고로 생산-소비-이득...등등의 자본주의 가치말고도 다른 상상을 충분히 할수 있다.

 

 

이 밖에도 여러가지 질문과 이야기가 오고 갔다.

오프라인에서 만나면 더 재밌겠지만 온라인이라 먼곳에 계신 분들과도 편히 만날수 있다. 이런 세미나에도 적응을 해야징...

다음주는  증여론 마지막 시간이다. 

현시점에서  원시사회의 총체성이 담겨있다는 증여론을 공부한다는 것은 나에게 꽤 의미있는 일이다.

타자와 사물을 다르게 생각해 볼 수 있고, 다른 사회적 윤리,다른 사회적 상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추가!

문탁에서

선물의 원리를 아주 잘 보여주는것중 하나라면 바로 '공동밥상'일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지난해는 코로나로 인해 밥상의 흐름. 순환이 여러번 끊겼다.

함께 모여 밥을 먹는것 자체가 눈치보이는 일이 되어 버렸다ㅠㅠ

올해는 다시 선물이 돌고도는 

우리들의 밥상을 되찾을수 있을까......

부디 그랬으면...

 

 

 

댓글 2
  • 2021-02-02 23:20

    줌도 장점이 있지만 역시나 대면이 아닌것이 많이 아쉬웠어요.
    6여년을 문탁에서 보낸다음 다시 읽은 증여론은 처음 읽었을때와는 확연히 다르네요~
    제가 '혼동'에 꽂히다니 참 신기하기도^^
    다음 시간이 기다려져요~~

  • 2021-02-04 11:44

    와, 꼼꼼한 후기~ 선물입니다!
    세미나 시간에 토토로쌤이 조용하셨던 이유가 있군요~ 이렇게 꼼꼼하게 정리하고 계셨구나.
    나누어진 이야기들이 참 좋았었어서....월욜 밤을 충만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 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렇게 기록된 걸로 다시 환기하니 더 좋네요.. (앗, 저는 뚜버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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