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인문학 시즌3> 첫시간 후기

띠우
2019-09-29 15:28
241

손인문학 시즌3이 시작되었다. <증여론>을 천천히 읽기로 하였다.

이번 시즌은 곰곰, 새은, 곰도리님이 함께 한다. 소수정예다.

새로운 분이 없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봐야겠지만,

함께 하는 세 분과 이 시즌을 어떻게 만들어갈지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서문과 1장을 읽어왔다. 다시 읽어도 쉽지 않다.

내용은 처음 읽을 때보다 조금 더 이해는 되겠지만,

이 책이 우리의 현재와 어떻게 만날지에 대한 상상력을 가져와야 하기 때문이다.

 

다들 아는 사이라 소개없이 바로 내용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인간반석으로써 증여가 이루어진 사회를 읽으면서...

그 모든 것의 최초의 증여자가 자연이라는 것을 공감하면서,,,

주고받고 답례하기의 의례가 지닌 가치를 현재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다.

그와 함께 총체적인 사회적 사실로서 현재를 바라본다는 것!

이것을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것이 우리에게 공통적인 질문이 되었다.

 

서울에서 태어났던 나는 방학이면 시골집에 놀러가곤 했었다.

어린 시절 버스정류장부터 시골집에 오르는 신작로는 무척이나 길었다.

냇가를 지나고 길을 오르내리다 보면, 길 위에서 내 몸이 드러났다가 숨겨졌다가 했다.

그러다 누군가가 나를 발견하면, 몸을 좌우로 흔들며 환영의 손을 흔들었다.

마을에 내가 왔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동네 아이들이 할머니집에 와서 함께 놀았다.

그때는 너무 어렸기에 좋고 싫은 마음이 없었는데

나는 중·고등학생이 되면서 어느 틈에 그런 행동들이 사생활 침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어느 틈에... 그 어느 틈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내면화되었는지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세미나 하는 동안 장자 상속이 시대적으로 변모하는 과정이나

의례로 행해졌던 제사의 의미가 사라져버린 이유,

시대적 흐름 속에서 약자는 팽개치고 다시 평등을 외치는 현재의 입시상황,

권위와 신뢰가 사라진 기업, 그 속에서 사라져버린 어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거기에 점차 짧아지는 세대 간 단절을 이야기하며

개인적으로 어른의 역할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이라...

또 새로운 인물의 유입도 공동체의 활기와 갈등을 불러와 준다.

개인과 공동체가 어떻게 공존해야만 밝고 건강하게 함께 할지,

손인문학이 그런 방편이 되어야 할 텐데 말이다.

 

개인의 희생이나 움츠러듦으로 공동체를 유지하는 것이 아닌

공동체와 개인이 맞물려 돌아가고 자연 속에서 순환하는 존재로서

넓고 크게 보는 시야를 키우기 위해서는 그런 경험을 해볼 수밖에 없다.

자연의 순환 속에서 나의 유한성을 어떻게 바라봐야할지,

삶 속에서 죽음이나 노화를 어떻게 바라볼지와도 맥락을 같이 한다.

 

다음 시간에는 2장을 읽는다. 3일이 휴일이라 11일에 만난다.

발제는 자발적으로 새은이가 맡아주었다. 박수~~

꼼꼼하게 읽고 메모도 해오고 질문도 해오면서

모든 사람의 목소리가 활기차게 가로지르는 세미나가 되겠지ㅎㅎㅎ

댓글 2
  • 2019-09-29 22:38

    저에게 올해는 증여론의 해인가 봅니다 ~ ㅋㅋ
    담주에는 더 많은 이야기가 오갈 것 같네용
    담주에 뵈어요오

  • 2019-10-01 17:12

    오랜만에 증여론을 다시 읽고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전보다 더 재밌었어요
    뭔가 증여론을 보는 관점이 좀 넓어진 것도 같다는 느낌적인 느낌 ㅋㅋㅋ
    한장씩 하니 충분히 내용을 살필 수 있어 좋은 것 같고요 이렇게 천천히 읽는 거 어떻게 하나 궁금하시죠??
    궁금하신 분 견학오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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