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생프로젝트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 2회차 세미나 후기(1조)

먼불빛
2020-11-02 22:57
557

이번주의 주제가 주로 여성의 생식기, 임신, 출산과 관련된 부분이기 때문에 여성으로서 자신이 겪은 일들에 대해 주로 이야기 하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수다처럼 떠들었던 것 같다.

크리스티안 노스럽은 중독된 사회에서 여성의 몸과 질병은 단순히 의료적 접근만으로 치료할 수 없음을 명확히 하면서 남성중심의 중독된 사회 속에서 여성 본연의 자기 욕구가 좌절되거나 비틀려지면서 파생된 감정들이 세포에 각인되고, 질병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많은 임상 사례로서 증명하고 있다.

두 번째 우리들의 토론 또한 그런 맥락과 분명 닿아있다고 생각된다.

 

새털님은 자궁을 비롯 방광과 신장의 기능이 안좋은 이유로 노스럽이 지적한 ‘타인에 대한 분노나 비난의 감정을 스스로 인정하지 않으려고 억지로 애 쓸 때 발생’한다는 부분을 이야기 하면서 자신이 왜 잘 ‘분노’하는가의 문제도 역시 훌륭한 직장인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라는 부분과 맥락이 닿아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무사님은 브래지어를 어쩔 수 없이 하게된 이후 여성의 몸을 옥죄는 사회적 금기와 혐오를 경험하게 되었고, 탈코르셋처럼 스스로의 몸을 찾아나가려는 여성의 선택들이 더더 많아져야 함을 이야기했다.

나(먼불빛)의 자궁은 다른 사람과 달랐고, 제왕절개의 경험을 통해 ‘자연분만’조차 하지 못하는 몸에 대한 열등감이 어디에서 유래되었는지를 생각하게 되면서 ‘수치’로서의 몸의 기억을 회복하고자 책의 그림을 흉내내보았다.(메모 때보다 좀 더 편해져서 그림에..미소를 좀 더 보탰다...ㅋ)

단풍님의 낙태 이야기를 통해 놀랍게도 기혼여성 대부분이 한번쯤은 가지고 있는 경험이라는 사실.. 이런 일들은 누구에게도 지지받지 못할 일이므로 대부분 여자 혼자 처리하고 깊이 묻어야 하는 일이라는 사실이다.

라라님은 고통스런 분만 후의 창밖의 하늘을 보며 오르가슴까지는 아니었지만 어떤 희열? 환희?를 느꼈다는 이야기에 우리 모두는 감탄했다.

주로 엄마뻘 조원들의 이야기 속에서 초희의 생각도 궁금했다. 같은 여성이지만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지 못한 초희가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은 어떤 것일까 싶었다.  그날 우리 스스로가 '무지했다'는 비난을 자신에게 씌우듯이, 우리의 딸들은 더이상 반복하여 무지했다는 반성 따위는 안했으면 좋겠고, 안할 수 있도록 잘 전수하는 방법은 없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여성으로서 몸의 기억은 수치, 분노, 억울함 등 아픈 감정들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 또한 그런 감정들은 생식기의 질병으로 유발되고 내면의 지혜를 발견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어쩌면 우리들의 사소한 수다는 ‘기억하기 싫은 사건에 이름을 붙이며 새로운 시각으로 삶을 해석하고 치유하는’ 작업일지도 모른다.

 

새털,무사,단풍,라라,초희까지, 여성으로서 아픔과 기쁨을 함께 나누는 기회가 되어 좋았어요.

이제 더 용기를 내어 자신의 몸을 돌아 보아요~.~

양생의 길은 여성으로서 자기를 다시 들여다보는 과정이 꼭 필요하겠어요~

 

댓글 3
  • 2020-11-03 09:49

    여자로서 내가 여성혐오를 갖고 있구나! 하는 발견이 저에겐 의미가 있어요.
    계속 생각해봐야겠어요.
    먼불빛님의 그림은 다음에도 기대할게요^^

  • 2020-11-04 13:01

    먼불빛샘의 그림의 미소가 참 푸근하단 생각이 드네요~
    중독된사회에서 여성으로 나의 현 주소를 오롯히 자신의 얘기로만 받아들일 수 있는 지혜가 생기길 바래보는 시간이예요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의 3번째 시간이 기대되네용~

  • 2020-11-06 23:54

    그림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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