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서당-논어> 2분기 6회차 후기

산새
2020-09-20 03:29
297

 

  두 주에 걸쳐 <옹야편>을 마치고 <술이편> 1장까지 나갔습니다.

『논어』를 다시 만날 때까지 거쳐 온 고전들이 많았었기에 선생님은 “우리가 그걸 하고 와서 참 다행이다~ 기억하지?” 하시며 관련된 다른 책의 문장들을 자주 언급하십니다. 했다는 기억 만큼 문장들도 또렷하게 떠오르면 좋은데ㅎㅎ  강의 중에 언급된 관련 문장들을 찾아 올려봅니다.

 

  [옹야-22] 

 子曰, “齊一變, 至於魯, 魯一變, 至於道.”

 제나라가 한 번 혁신하면 노나라의 정치 문화 수준에 이르고

 노나라가 한 번 혁신하면 주공이 베풀었던 (선왕지도, 문무지도)에 이른다. (一變은 완전히 싹 변하는 혁신을 말함)

제나라는 현실적으로는 노나라와 견줄 수 없을 정도로 강국이었지만 경제(상업)를 최우선으로 삼았던 나라였으므로 과장하고 속이는 풍속(패정의 餘習)은 예교를 중시하고 신의를 숭상하는 선왕의 遺風이 남아있던 노나라에 못 미친다는 것이 공자님의 생각. 선왕의 도를 중시하던 사람이 사라지면 그런 정치도 사라진다.(人亡政息)

[중용-20] 哀公問政 子曰 文武之政 布在方策 其人存則其政擧 其人亡則其政息

 

  [옹야-23] 

 子曰, “觚不觚, 觚哉! 觚哉!”

 각진 술잔이 각진 술잔이 아니게 되었으니 인가!

‘고(觚)’는 손잡이 없이 각이 진 술잔 이름이다.

후대에는 죽간을 일컫기도 해서 操觚者(조고자)는 글 쓰는 사람, 기자를 가리켰다.

공자시대에는 일정한 형태에는 일정한 이름이 있었다. 그러므로 형태가 변하면 그 이름을 쓸 수 없는 것인데

각진 술잔을 만들기 어렵다고 변형을 시키고도 그 술잔의 이름을 ‘고(觚)’라고 부르니 그럴 수 있는 것인가~ 라고 묻고 있다. 이름에 맞게 살아야 한다는 공자의 정명론과 연결된다.

[안연-11] 齊景公問政於孔子. 孔子對曰, “君君, 臣臣, 父父, 子子.”

      公曰, “善哉! 信如君不君, 臣不臣, 父不父, 子不子, 雖有粟, 吾得而食諸?”

  [자로-3] 子路曰, “衛君待子而爲政, 子將奚先?” 子曰, “必也正名乎!”

    子路曰, “有是哉, 子之迂也! 奚其正?” 子曰, “野哉, 由也! 君子於其所不知, 蓋闕如也.

    名不正, 則言不順, 言不順, 則事不成, 事不成, 則禮樂不興, 禮樂不興, 則刑罰不中,

    刑罰不中, 則民無所錯手足. 故君子名之必可言也, 言之必可行也. 君子於其言, 無所苟而已矣.

 

  [옹야-24] 

 宰我問曰, “仁者, 雖告之曰, ‘井有仁焉.’ 其從之也?”

  子曰, “何爲其然也? 君子可逝也, 不可陷也, 可欺也, 不可罔也.”

  재아가 이상한 질문을 하는 제자로 나온다.

  어진 사람은 자신에게 누군가 우물에 빠졌다고 알려주면 그 사람을 위해 자신도 우물로 뛰어들 것이냐고 물은 것.

 물론 공자로부터 이치에 맞지 않다고 반박 당한다.

 재아(재여)는 논어에 5번( 팔일-21, 공야장-9, 옹야-24, 선진-2, 양화-21 ) 등장하는데

 안연에 대해 공자가 극찬을 일삼던 것과는 완전히 반대다.

 양화-21: ‘삼년상’ 이야기.

  부모상 3년은 길다고 말했다가 어질지 못하다는 소리를 들었다.

  배병삼 선생님은 이 대화에서 군자에 대한 공자와 재아의 인식차이를 짚었다.

  공자가 군자를 ‘이상적 인간형’의 모델로 상정했다면, 재아는 ‘정치적 통치자’로 이해했다고 보았다.

  또 공자가 삼년상을 ‘인간답기 위한 공적이고 보편적인 인간성의 발현물’로 보았다면,

  재아는 삼년상을 ‘통치자의 사적인 의례’로 보았다고 말한다.

  그러니까 재아는 ‘통치자의 길’을, 공자는 ‘인간의 길’을 지향했다는 것.

공야장-9: 그 유명한 宰予晝寢!

  낮잠 자다가 혼나는 이야기다. 꾸짖어 가르칠 필요도 없는, 마음속으로 이미 버린 제자다.

팔일-21: 社의 나무, 즉 토지신의 신주에 관한 애공의 질문에 엉뚱하게 답을(주나라가 밤나무(栗)를

  심은 이유를 백성들에게 戰栗을 느끼게 하려고) 하는 이야기다.

  공자가 이것을 듣고 재아의 말이 틀렸지만 이미 뱉은 말이라 돌이킬 수 없으니(成事不設, 遂事不諫, 旣往不咎)

  본인은 그에 대해 노코멘트라고 싸늘하게 반응했다.

선진-2: 앞서 열거한 네 문장에는 공자와는 리듬이 안 맞아 매사에 거슬리는 제자였지만

  여기서는 孔門十哲로 자공과 더불어 언어에 뛰어난 제자라는 내용이다.

덕행(德行)에는 안연(顔淵)·민자건(閔子騫)·염백우(冉伯牛)·중궁(仲弓), 언어에는 재아(宰我)·자공(子貢),

  정사(政事)에는 염유(冉有)·계로(季路), 문학에는 자유(子游) ·자하(子夏)

  그러나 『논어』 어디에도 그의 재주를 엿 볼만한 문장은 없다.

 

  [옹야-25] 

 子曰, “君子學於, 之以, 亦可以弗畔矣夫!”

 군자는 배워야할 모든 학문을 널리 배우고, 그것을 예(행해야 할 내용)로써 요약(핵심을 정리)하면

 옳다고 생각하는 것(, 자신의 가치관)을 거스르지 않고(自守) 에 다가가는 삶을 살 수 있다.

①교육론: ‘學’을 어떻게 볼 것인가? 존덕성(尊德性) 도문학(道問學)과 연결 할만하다.

[중용-27] 大哉 聖人之道 洋洋乎發育萬物 峻極于天 優優大哉 禮儀三百 威儀三千

  待其人而後 行 故 曰 苟不至德 至道不凝焉 故 君子 尊德性而道問學 致廣大而盡精微

  極高明而道中庸 溫故而知新 敦厚以崇禮 是故 居上不驕 爲下不倍 國有道

  其言 足以興 國無道 其黙 足以容 詩曰 旣明且哲 以保其身 其此之謂與

[안연-1] 사물장(四勿章)

  顔淵問仁. 子曰, “克己復禮爲仁. 一日克己復禮, 天下歸仁焉. 爲仁由己, 而由人乎哉?”

  顔淵曰, “請問其目.” 子曰, “非禮勿視, 非禮勿聽, 非禮勿言, 非禮勿動.” 顔淵曰, “回雖不敏, 請事斯語矣.”

 

  [옹야-26]

 子見南子, 子路不說. 夫子矢之曰, “予所否者, 天厭之! 天厭之!”

 공자가 자로(출공 밑에서 벼슬)와는 노선이 다른 위영공의 부인 남자를 만나 몹시 서운해 하니까

 자신은 하늘에 맹세코 법도에 어긋나는 일은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위강숙세가」 : 남자는 위나라 군주 영공이 나이 든 후 맞았던 부인으로 원래는 송나라 사람이다.

  남자가 권력을 장악하자 영공의 아들 태자 괴외는 송나라 출신 송조와의 스캔들을 빌미로 남자를 (음란하다며)

  조정에서 죽이려다가 실패했다. 송나라로 달아났다가 晉나라로 망명하여 조씨에게 몸을 기탁했다.

  영공이 죽자 남자는 영(郢)을 후계자로 세우려했으나 한사코 사양하여 괴외(장공)의 아들 첩(출공)을 제후로 세웠다.

  12년 후에 괴외가 귀국해서 아들 출공을 내쫓는 과정에 자로가 죽었다.

  공자가 위나라에 있던 시기(BC497~BC494)의 일이며 남자와 묘한 염문설도 있었지만

  영공이 죽자 공자는 위나라를 떠났다.

[술이-14] 冉有曰, “夫子爲衛君乎?” 子貢曰, “諾, 吾將問之.” 入曰, “伯夷叔齊何人也?”

    曰, “古之賢人也.” 曰, “怨乎?” 曰, “求仁而得仁, 又何怨? 出曰, “夫子不爲也.”

   (자공은 현실권력보다는 천륜과 인륜을 중시하는 스승 공자의 판단을 감안할 때

    아버지를 배척하는 위나라 군주 첩을 돕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옹야-27] 

 子曰, “中庸之爲德也, 其至矣乎! 民鮮久矣.”

 중용의 덕은 최고수준인데 이런 덕을 가진 사람이 드문지가 오래되었다.

☞ [중용-3] 子曰 中庸 其至矣乎 民鮮能 久矣

 

  [옹야-28] 

  子貢曰, “如有博施於民而能濟衆, 何如? 可謂仁乎?” 子曰, “何事於仁! 必也聖乎!

  堯舜其猶病諸! 夫仁者, 己欲立而立人, 己欲達而達人. 能近取譬, 可謂仁之方也已.”

  자공이 백성들에게 널리 베풀어서 많은 사람들을 구제한다면 인하다고 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공자는 인의 윗단계인 성(聖)이라고 말했다. 인이라는 것은 자신이 서고자하는 곳에 다른 사람도 서게 하고

  자신이 통달하고자 하는 것을 다른 사람도 할 수 있게 돕는 것이다.

  이렇게 나 자신으로부터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견주어 아는 것, 그것이 인을 행하는 방법이다.

 博施濟衆(박시제중): 널리 베풀어서 많은 사람을 구제한다는 뜻으로 주역 ‘수풍정괘’를 푸는 키워드다.

   우물물은 퍼서 여러 사람이 같이 나눠먹어야지 우리 마을사람만 먹겠다고 뚜껑을 닫아 버리면 물맛도 변해버린다.

 [수풍정괘 상육효사] 上六 井收勿幕 有孚 元吉

 [傳] 井 以上出爲用 居井之上 井道之成也 收 汲取也 幕 蔽覆(注4)也 取而不蔽 其利无窮 井之施 廣矣 大矣

  有孚 有常而不變也 博施而有常 大善之吉也 夫[一作人]體井之用 博施而有常 非大人 孰能 他卦之終 爲極爲變

  唯井與鼎 終乃爲成功 是以吉也

 ② 『맹자』 공손추(상)-6장 : 일명 ‘四端章'

   孟子 曰 人皆有不忍人之心 先王 有不忍人之心 斯有不忍人之政矣 以不忍人之心 行不忍人之政 治天下 可運之掌上

   所以謂人皆有不忍人之心者 今人 乍見孺子 將入於井 皆有怵惕惻隱之心 非所以內交於孺子之父母也

   非所以要譽於鄕黨朋友也 非惡其聲而然也 由是觀之

   無惻隱之心 非人也 無羞惡之心 非人也 無辭讓之心 非人也 無是非之心 非人也

   惻隱之心 仁之端也 羞惡之心 義之端也 辭讓之心 禮之端也 是非之心 知之端也 人之有是四端也

   猶其有四體也 有是四端而自謂不能者 自賊者也 謂其君不能者 賊其君者也

   凡有四端於我者 知皆擴而充之矣 若火之始然 泉之始達 苟能充之 足以保四海 苟不充之 不足以事父母

 

  [술이-1]

 子曰, “述而不作, 信而好古, 竊比於我老彭.”

 공자는 전해진 문헌을 정리하기만 하지 새로운 것을 만들지는 않았다.

 옛것을 믿고 좋아하면서 마음속으로(조심스레) 나의 말년의 삶이 어떠한지 오랫동안 존경해왔던 노팽에게 견주어 본다.

 ☞ 주자시대(12세기) 공자의 述而不作(문헌정리)에 대한 공식입장: 刪詩書, 定禮樂, 贊周易, 修春秋

   (시경과 서경은 중복되는 것을 버렸고, 예와 악은 그 시대에 맞게 수정했고, 주역은 십익을 통해 뜻을 밝혔고,

    춘추에는 부족한 부분을 고쳤다)

 

댓글 2
  • 2020-09-20 21:51

    정성의 복습 공책 덕분에 강의를 한 번 더 들은 듯합니다.
    표준전과도 떠오르고요.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부탁합니다.

  • 2020-09-21 08:31

    와~~ 산새님 노트정리 짱이네요 ^^

    "그러나 『논어』 어디에도 그의 재주를 엿 볼만한 문장은 없다."
    이렇게 스승에게 묻는 것 자체가 그의 재주를 엿볼수 있는 부분은 아닐까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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