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 2장 후기

해를 품은 달팽이
2020-07-13 15:22
332

[장인] 2장은 "작업장"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습니다.

세넷은 이 장에서 장인의 작업장에 대해 세세히 살펴보면서 작업장처럼 일하는 것 자체에 목적을 두고 일할 수 있는 일의 조직은 어떤 것인지 탐구하고 있습니다.

장인의 작업장은 중세 수도원의 종교적 분위기를 이어받아 도덕적 자질을 가진 장인의 존재가 자연스럽게 권위를 획득한 장소였습니다.

견습일꾼들은 장인으로부터 기술과 태도를 전수받아 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는 것에서 정서적 보상을 받았습니다.

여기에는 권위와 신뢰의 문제가 긴밀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장인의 권위는 윤리가 장착된  기능에서 나옵니다. 

신뢰의 문제는 그러한 장인의 덕과 길드사회가  그런 덕을 발휘하는 장인과 작업장의 지위를 인정하는 데서 오는 듯합니다.

중세도시라는 사회가 그것을 담아내는 그릇이었습니다.

장인들이 가진 일에 대한 소명, 길드라는 조직의 윤리, 사회의 크기 등등 여러가지 요소가 그런 사회형성을 가능하게 했겠지요

장인들이 가진 권위 덕분에 길드는 자율성을 확보했습니다.

길드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장인에게 복종함으로써, 장인은 장인의 덕에 복종함으로써 자율성을 확보했다고 볼 수 있겠죠

세넷은 지금 우리 현대인들은 모든 복종을 거부한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세미나에서는 권위와 복종이 사라진 시대, 모두가 자율적 존재라는 환상에 빠져 있지만

역설적으로 먹고 사는 문제에서 작은 자율성도 확보하기 어려운 현대인들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시스템의 문제를 심리학적 문제로 만들어 버리는 억압담론에 대해서도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중세 길드가 장인의 시대였다면 르네상스시대가 되면서 예술가들의 작업이 주목을 받습니다.

작업의 조직방식은 비슷했지만 이제 예술가의 창조성과 독창성이 중요해집니다.

독창성은 지침서로 작성하기 어렵고 매뉴얼로 만들기는 더더욱 어려워 전수되지 못합니다.

천재의 죽음과 함께 그들의 독창성도 사라져버립니다.

마치 천재의 자율성이 확대된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길드라는 사회관계가 가지고 있던 안정적인 기술의 전수와 사회적 인정이라는 자율성은 사라집니다.

오히려 예술가의 작품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의존하게 되는 것입니다.

창의성을 평가하는 자리에 누가 있는가?하는 점에서 구도가 달라지는 것이지요

지금 우리 시대에 권위와 신뢰의 문제는 어떻게 생각해볼 수 있을까요

어느 시대에나 일을 잘하는 것, 물건의 질을 확보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일의 표준과 모범이 문서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 있는 사회가 더 좋지 않겠는가라고 세넷은 얘기하고 있습니다.

작업장의 장인과 같이 사람이 표준이 되어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변화하는 표준을 가지고 일한다면 좋지 않겠는가하는 것입니다.

에코챌린지 팀들은 모두 에코장인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하는 메모를 가지고 왔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주고 있는 스티커라는 장치는 에코챌린지 자체를 잘하기 위한 것으로 작동되고 있는지 돌아보는 메모였습니다.

노라와 뚜버기는 비누작업과 자누리작업에서 장인이 되어야할 것 같다고 말했는데 지켜보아야 하겠습니다.

토토로는 장인을 아주 좁은 틀에 넣어 생각했었는데 장인을 삶의 모든 영역에 적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알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장인의 작업장과 같은 일의 배치는 어떤 것일까?

그런 배치를 만드는 시도를 계속해서 하고 있는가 생각해봐야겠습니다.

 

다음 장에서는 기계와 물질의식을 다루는 장을 공부합니다.

기계장을 읽고 있는데 제법 흥미롭네요

세미나에서 재미난 이야기들을 많이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댓글 1
  • 2020-07-14 09:54

    <장인>1장 후기

    세넷이 밝히는 이 책의 목표는 실제적 일에 임하여 몰입하면서도 일을 수단으로만 보지 않는 인간의 모습을 설명하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손과 모리, 기술과 표현 실기와 예술이 분리될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 지 탐구하는 것이다.
    1장 속병앓는 장인에서 세넷은 헤파이토스 찬가를 언급하면서 고대 장인노동의 이상은 기능과 공동체를 하나로 취급했다고 말한다.
    현대에는 이러한 이상을 리눅스 프로그래머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는데 이러한 장인의 원초적 정체성은 극히 예외적이며 주변부로 내몰리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배후에는 장인이 고통받는 세가지 원인이 있다.

    첫째는 어떤 제도를 만들어야 사람들에게 일을 잘해보자는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느냐이다.
    구소련식의 계획경제는 노동자들의 기강해이를 가져왔고 자본주의 사회의 지나친 경쟁은 근로자들의 사기를 꺾고 무력하게 만들었다.

    두 번째 원인은 기능을 숙달하는데서 생기는 문제다.
    현대 기술의 사용자들을 기능을 숙달하기 위한 훈련이 기회를 빼앗겨 머리와 몸이 분리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세 번째는 상반된 두 가지 품질 척도가 상충함에 따라 생기는 문제다. 정확성과 기능성의 문제에서 현실에서 제도적으로 충돌이 일어난다.
    또한 이러한 갈등은 암묵적 지식과 명시적 지식의 충돌을 의미한다.

    후기 쓰는 걸 완전히 잊고 있다가 이제야 올립니다.
    늦은 후기에 겨우 요약만 해서 죄송합니다.
    후기 어쩌구 하는 말이 오가면서 혼자서 후기를 해를 품은 달님이 쓰기로 했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ㅋ

    올 한해가 여러모로 어수선하고 힘드네요.
    이 또한 지나가겠죠~~
    내일 뵈요^^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962
[2024 에코프로젝트 시즌1] 비인간&인간: 에코-인문학적 상상 (10)
관리쟈 | 2024.02.10 | 조회 1474
관리쟈 2024.02.10 1474
961
에코프로젝트 Ⅱ 마무리 발표회 후기 (7)
| 2023.12.19 | 조회 254
2023.12.19 254
960
시즌2 <문명 너머를 사유하다> 최종에세이 올립니다 (4)
띠우 | 2023.12.01 | 조회 229
띠우 2023.12.01 229
959
마무리 발표회에 초대합니다 (12/1 오전10시15분) (10)
뚜버기 | 2023.11.28 | 조회 682
뚜버기 2023.11.28 682
958
세계 끝의 버섯 3회차 후기
느티나무 | 2023.11.24 | 조회 168
느티나무 2023.11.24 168
957
세계끝의 버섯 3차시 (4)
관리쟈 | 2023.11.17 | 조회 225
관리쟈 2023.11.17 225
956
<세계끝의 버섯> 2회차 후기
토토로 | 2023.11.16 | 조회 235
토토로 2023.11.16 235
955
루쉰 원정대 4 - 넷째날 (4)
느티나무 | 2023.11.10 | 조회 254
느티나무 2023.11.10 254
954
세계 끝의 버섯 2회차 (5)
자누리 | 2023.11.10 | 조회 223
자누리 2023.11.10 223
953
루쉰원정대3-셋째 날 (6)
새봄 | 2023.11.08 | 조회 262
새봄 2023.11.08 262
952
<세계 끝의 버섯> 첫번째 후기
곰곰 | 2023.11.08 | 조회 208
곰곰 2023.11.08 208
951
루쉰원정대3 ㅡ 둘쨋날 (4)
봉옥이 | 2023.11.07 | 조회 297
봉옥이 2023.11.07 297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