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읽는 브뤼노 라투르> 마지막 후기 (5-7장)

곰곰
2018-06-01 12:47
533

<처음 읽는 브뤼노 라투르> 마지막 시간이었습니다. 

원래는 이번 시간은 현민군과 함께 준비하기로 해서,,, 

사실.... 요즘 이것저것 마음만 바쁜 저는 현민군만 믿고 6,7장 발제 준비해 갔는데

현민군이 갑자기 집안일로 못오게 되서 (그래도 발제는 잘 올려주었죠 ㅎㅎ) 많이 허전했고 많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눈샘께서도 못오셔서... 지금샘, 장지혜샘, 저 이렇게 아주 오붓한 세미나가 되었지요 ^^

내용으로 들어가보면,,, 

5장은 결합의 사회학입니다. 

기존의 사회학에 대해서 비판하는 라투르는 저서 <사회적인 것의 재조립>에서 사회학적 방법을 재편합니다. 

이를 위해서 '사회'라는 개념을 '집합체'로 수정했고,  

사회적 질서가 형성되고 유지되는 과정에 비인간 행위자의 역할을 강조했으며

기존의 범주들(거시/미시)를 다른 각도에서 바라봅니다. 

이러한 라투르의 독창적 사상은 오직 인간으로만 구성된 사회 연구가 아닌, 인간 행위소와 비인간 행위소 간의 이질적 연결, 

그리고 그것을 따라가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결합의 사회학" 이라 부릅니다. 

라투르는 "사회 같은 것은 없다"고 주장합니다. 

'사회'라는 말은 너무 많은 것을 포함하면서도, 정작 너무 적은 것을 함의하기에 문제라는 거죠. 

또한 이렇게 경직된 지리적 거리는 실제 행위자들의 연결 거리를 반영하지 못할 뿐 아니라, 인간들의 공동체만으로 의미를 한정한다고요. 

그래서 라투르는 이를 '집합체'로 대체함으로써 연구 대상을 변형하는 과정으로서, 인간과 비인간들의 상호작용 속에서 형성된다고 말합니다. 

라투르는 기존의 사회학자들이 다양하고 개별적인 문제들을 사회적 맥락으로 해석해내고, 

사회적 설명이라는 거대 언어로 치환하려 하기 때문에 실용적이지 못하고 일반론적인 뻔한 해답뿐인 경우가 많다고 비판합니다.

그는 사회가 고정되어 있지 않고, 과학과 기술의 영향에 따라 변화하기 때문에

"사회는 설명하지 않는다. 사회는 설명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제 사회학은 "행위자를 따라"가면서 행위자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새로운 사회질서를 어떻게 구축하는지를 추적해야 한다고요. 

그런데 그러한 해석들은 철저히 국지적이고 경험적입니다. 따라서 일회용에 불과합니다. 

"단일하고 유일한 하나의 사례에 단 하나의 설명을 하고 나서 우리는 그것을 내다버린다." (우리의 라투르는 이렇게 급진적입니다...)

여기에 "규모는 행위자 자신의 성취"라고 합니다. 사회적 상황의 규모는 선험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지도, 고정된 것도 아닙니다.

사회적 과정 속에서 변형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미시/거시의 문제는 행위자가 치뤄낸 투쟁과 협상에 따라, 상황 속에서 유동하는 

국지화/세계화의 연구가 됩니다. 

6장은 결론: 브뤼노 라투르의 계몽의 기획입니다. 

결국 라투르는 과학 지식에 대한 인류학적 재묘사에서 시작하여 주체와 객체, 사회와 자연 간의 근대적 이분법을 넘어서

인간과 비인간이 결합하는 비근대적 집합체에 대한 새로운 전망을 제시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근대인이었던 적이 없고, 우리 자신을 근대인으로 생각하는 우리의 사고방식이 잘못된 것이었다면, 

우리는 인간과 비인간을 함께 사유하고 인간-비인간의 하이브리드 연결망에 적극적으로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죠.  

그리하여 하이브리드들의 목소리를 경청함으로써 오늘날의 세계화된 위기들을 알아가기 시작해야 한다고 합니다. 

라투르는 그 어떤 전제도 없이, 차근차근 "행위자들을 따라감"으로써만 우리의 공동 세계가 어떻게 구성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고 

나아가 그런 경험적 연구를 쌓아감으로써만 더 좋은 공동세계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다고 말합니다. 

라투르의 (비)비판적인 계몽의 기획은 하이브리드 행위소를 기본으로 하는 관계적이고 과정적인 번역의 연쇄입니다.

이론적 설명의 목록이 아니라 경험적이고 철학적인 묘사를 위한 도구모음입니다. (방법론적 측면이다)

그는 그의 기획 자체가 불완전하고 역동적이며 관계적이고 단지 부분적으로만 일관된 연결이라 재차 강조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라투르의 지적 기획을 확고하고 거대한, 어떤 단조로운 사상 체계로 해석할 것이 아니라,

과정과 내재성, 매개에 기초한 형이상학적 사유를 발견하고 자연과 문화의 근대주의적 경계를 가로지르며 

수많은 하이브리드화에 대한 분석적 감수성을 키워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세계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들이 무엇이고 어떻게 조립되었는지에 대해 

우리가 이미, 그리고 단번에 알고 있다는 무의식적 가정에 대한 예방접종입니다. 

이렇게 (공교롭게도) '처음 읽는' 브뤼노 라투르로 이번 시즌 과학기술학 세미나를 마쳤습니다. 

이번 시즌 가장 핵심이었던 라투르는 잡힐듯 잡히지 않아 난해했는데....

그렇게 무엇이든 잡으려고 했던 제 생각 자체가 그저 근대적인 것이었음을 깨달으면서

이제 더이상 거기에 얽매이지 말고, 다른 대안을 생각하라는 그의 메시지가 (이제서야 조금) 멋지게 들립니다. 

근데 (책 표지와 달리) 실제 모습까지도 너무 멋지신 듯. ㅎㅎㅎㅎ

라투르.jpg

다음 시간에는 에세이 주제로 협의하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모두들 뵐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총총총

댓글 1
  • 2018-06-03 22:43

    꼼꼼한 후기 고맙습니다. 더 보탤게 없네요 ^^

    우리 모두 라투르의 매력에 빠진 거 같은 거 같으네요

    뭐라고 표현해 내기가 어렵워서 .. 그것이 문제네요 ..ㅎ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347
<코스모스> 두번째 시간 후기 (4)
곰곰 | 2024.01.22 | 조회 183
곰곰 2024.01.22 183
346
<코스모스> 첫 번째 세미나 후기 (1)
효주 | 2024.01.15 | 조회 185
효주 2024.01.15 185
345
<뉴턴의 프린키피아> 세 번째 후기 - 타원과 쌍곡선 (2)
곰곰 | 2023.12.19 | 조회 192
곰곰 2023.12.19 192
344
<과학세미나> 시즌3. 우주와 교감하는 천문학 - 코스모스와 명왕성 (11)
여울아 | 2023.12.12 | 조회 1050
여울아 2023.12.12 1050
343
<뉴턴의 프린키피아> 두 번째 후기-원과 타원 (2)
여울아 | 2023.12.12 | 조회 148
여울아 2023.12.12 148
342
<뉴턴의 프린키피아> 첫번째 후기 (2)
곰곰 | 2023.12.04 | 조회 195
곰곰 2023.12.04 195
341
아이작 뉴턴 두번째 시간 (2)
우연 | 2023.11.22 | 조회 148
우연 2023.11.22 148
340
<뉴턴평전>뉴턴은 뉴턴주의자가 아니다 (2)
여울아 | 2023.11.20 | 조회 160
여울아 2023.11.20 160
339
과학 세미나 - 아이작 뉴톤 읽기 질문 (2)
우연 | 2023.11.14 | 조회 136
우연 2023.11.14 136
338
뉴턴 과학세미나 첫 시간 공지합니다~
여울아 | 2023.11.09 | 조회 169
여울아 2023.11.09 169
337
과학세미나 - 아이작 뉴턴 읽기 (6)
여울아 | 2023.10.23 | 조회 956
여울아 2023.10.23 956
336
<두 새로운 과학> 넷째날 PART2, 마지막 후기 (2)
곰곰 | 2023.07.13 | 조회 254
곰곰 2023.07.13 254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