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양루기>를 읽다

고문진보
2013-05-11 13:35
2402

오랜만에 사서강독 게시판에 불을 켭니다.^^

먼저.. 급한 공지입니다. 사서강독팀은 다음주는 연휴여서 한 주 쉽니다.

오늘 못오신 분들 착오 없으시길!

 

이번주는

후집은 범중엄의 악양루기와 석개의 격사홀명을 읽었고

전집은 소식의 괵국부인야유도를 읽었습니다.

25일에는 간원제명기와 독락원기, 독맹상군전과 상범사간서를 읽기로 했습니다.

앞에 세개의 글은 매우 짧습니다. 네개의 글을 예습해오세요~

후집은 6권을 시작합니다.

 

------------

작년 3월에 시작한 <고문진보> 강독은 1년 하고 두달이 지난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고문진보>는 전집과 후집 두권으로 나뉘어져 있는데요.

후집은 산문이고 전집은 시문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강독팀은 후집의 문장을 두 세편씩 읽고, 시문은 아껴가며 읽어 나가고 있어요.

 

그렇게 읽어가다 보니 어느새 후집은 3분의 2 가량 읽었고

시문은 아직 반이 못미칠 정도로 진도를 나갔습니다.

아마 올해가 지나도록 고문진보 읽기는 계속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은 <악양루기>를 읽었습니다.

 

악양루는 동정호에 있는 누각입니다.

그 누각에 올라 범중엄은

동정호에 비가 내리고 파도가 칠 때 사람들이 비감에 젖고

봄빛이 화창하여 하늘빛이 푸르고 동정호에 비친 달빛이 마치 반짝이는 금가루 같을 때 지극한 즐거움을 느끼지만

옛날 어진이들의 마음은 이 두가지 마음과 달랐음을 말합니다.

仁人은 외물로 인해 기뻐하지 않고, 자신으로 인해 슬퍼하지 않았으니

그들은 높은 지위에 있을 때는 백성의 삶을 근심하고, 멀리 강호에 거할 때는 정치(임금)를 걱정했다고 합니다.

그러니 이들이 어느 때에 즐길 수 있었겠냐고 악양루기에 남기고 있습니다.

 

천지사람들이 근심하기 전에 먼저 근심하고, 천지사람들이 기뻐한 후에야 기뻐하라는

이런 생각은 유가 지식인의 고루하고 위선에 찬 허식에 불과한 것일까요?

 '즐겨라!'라는 명령이 시대를 지배하고 있는 지금

'즐기지 말라'는 글을 읽으며

우리의 마음에는 이런 저런 생각이 솟아납니다.

마침, 어제부터 청와대 대변인 윤창중의

외물에 흔들리고 감정에 흔들린 사생활(?)이 우리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어서

외물로 인해 기뻐하지 않고, 내 마음의 정조로 인해 비감에 젖지 않으려는

북송대 지식인 범중엄의 글은 새로운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외물에 좌우되지 않고, 내 마음에 일어나는 정념에도 휘청거리지 않으면서

삶의 무늬를 만들어 나간다는 게 뭘까? 그런 생각 한 번 해보았습니다.

 

<고문진보>를 통해 한문문장의 맛을 음미하고 싶은 분들

언제라도 사서강독팀에 함께 할 수 있습니다. 토요일 오전 10시에 오시면 됩니다.

아시지요? 사서강독팀은 예심샘을 사부로 모시고 있어서

모르는 것을 언제든지 물어볼 수 있고 가르침을 받을 수 있는 든든한 팀이라는 걸요!^^

댓글 1
  • 2013-05-12 11:10

    아하.... 송명유학의 근본정신 "선우후락", 송명유학자의 비조격인 범중엄의 <악양루기>를 읽으셨군요...

    부러버^^ 부러버^^

    나도 언젠간....그 팀에 꼭 가야쥐~~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216
전습록 5회차: 주일천리 (1)
콩땅 | 2023.11.23 | 조회 163
콩땅 2023.11.23 163
215
<전습록> 3회차 후기 : 격물과 지지선 (1)
인디언 | 2023.11.07 | 조회 217
인디언 2023.11.07 217
214
<전습록> 2회차 후기 : 지행합일 (1)
토용 | 2023.10.31 | 조회 157
토용 2023.10.31 157
213
전습록 첫 시간 후기(상편 1-3조목) (1)
콩땅 | 2023.10.26 | 조회 144
콩땅 2023.10.26 144
212
<중용> 강독이 끝나갑니다(D-1일^^) (1)
요요 | 2023.10.11 | 조회 191
요요 2023.10.11 191
211
중용 20장 후기 (1)
누룽지 | 2023.10.05 | 조회 242
누룽지 2023.10.05 242
210
"군자의 도는 비하고 은하다'고?!
자작나무 | 2023.09.20 | 조회 194
자작나무 2023.09.20 194
209
<중용> 6장~9장 후기
느티나무 | 2023.08.28 | 조회 153
느티나무 2023.08.28 153
208
<대학>이 끝났다 (1)
인디언 | 2023.06.17 | 조회 217
인디언 2023.06.17 217
207
오랜만에 <대학>을 읽다
요요 | 2023.06.13 | 조회 192
요요 2023.06.13 192
206
<대학> 후기 : 自新과 新民
토용 | 2023.05.29 | 조회 168
토용 2023.05.29 168
205
<대학> 시작하며 쓰는 후기 (1)
자작나무 | 2023.05.23 | 조회 195
자작나무 2023.05.23 195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