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동파를 읽고 있어요~

요요
2013-11-01 22:58
1863

10월 한 달, 이런 저런 사정으로 토요일 오전에 하던 공부를 화요일 저녁으로 옮겼더랬습니다.

지금 소동파의 문장을 읽고 있습니다.

한유의 쎈 글을 읽은 뒤 유종원, 구양수 등의 글을 읽으며 사실 좀 심심해 했는데

소동파의 문장은 감칠 맛이 납니다.

 

그 중에서도 젹벽부가 젤로 기억에 남습니다.

(그래서 고문진보 세미나팀은 축제프로그램인 29일 저녁의 미니강의시간에

적벽부를 함께 공부하려 합니다. 많이 오셔서 적벽부의 감흥을 같이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이번주에는 왕자불치이적론(王者不治夷狄論)을 읽었습니다.

'오랑캐는 다스리지 않는다'는 말에 대한 논입니다.

공자님이 쓰신 <춘추>에서 오랑캐인 융을 잠땅에서 만났다는 대목이 나오는데..

거칠고 사나우며 교화하기 조차 불가능한 오랑캐 융을 만난 걸 <춘추>에 왜 기록한걸까?

그 의문에 대해 소동파의 입장을 전개한 논설문입니다.

요즘 식으로 말하자면 논술고사에서 우수작으로 뽑힌 글이라고 합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예심쎔의 꼼꼼한 분석 하에 문장 풀이를 한 뒤, 우리는 왜 이 글이 우수작으로 뽑혔을까?

소동파의 <왕자 불치 이적론>은 과연 공자의 생각과 같은 걸까, 다른걸까

공자는 철저한 중화론자였을까 아닐까

송대의 오랑캐에 대한 정책과 소동파의 글은 어떤 관련이 있을까를 두고

설왕설래하고야 말았습니다.

 

이제 소동파의 글이 거의 끝나갑니다.

그러나 소동파를 지나고 나면 또 다른 멋진 문장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고문진보는 편집자가 좋은 문장이라고 생각한 것을 모아놓은 책입니다.

논어, 맹자 같은 교과서와는 좀 다릅니다. 

하지만 읽기 어려운 화려한 글들이 아니어서 초심자들도 읽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

예습을 돕는 참고서도 있고,

혼자서 못읽는 것을 세미나를 하면서 함께 읽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다음주부터는 고문진보 강독은 토요일 오전 10시로 돌아갑니다..

토요일 오전에 고문진보 같이 읽지 않으실래요?

 

 

 

 

댓글 4
  • 2013-11-02 10:06

    고문진보 게시판은 참~ 썰렁하네요.^^  신참자로서 댓글이라도 달아야겠다는 의무감이......

    토요일  오전, 갑자기 한가해졌습니다. 아이들이 크면서 저에게 준 선물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청이문은 나이 제한에 걸려 못가고 고문진보로 왔습니다. 호흡이 긴 문장을 읽으려니 처음에는 앞뒤 문맥의 이해는 고사하고 글자 해석 하기도 바빴습니다.

    그러나 자습서도 있고, 훌륭하신 사부님도 계셔서 점점 재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엉뚱하게 이해하고 예습해갔는데 사부님께서 바로잡아 주실 때, 공부의 즐거움을 새삼 다시 느끼게 됩니다. 사부님은 서당 훈장님 같은 포스지만 회초리도 없고 불호령도 없습니다.^^  다른 세미나처럼 발제나 에세이 쓰기도 없어 부담도 덜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청이문에서 아이들만  공부하게 하지 말고 그 옆에서 엄마도 같이 공부하면 어떨까요?

  • 2013-11-02 10:28

    토요일 문탁의 정적을 깨는 건 청이문 아이들의 논어 읽는 소리와 더불어

    <고문진보>팀의 깔깔깔 웃음소리예요.

    오순도순 앉아 글을 읽으시다가는

    한 순간에 도가 통하신듯 깔깔깔 웃음소리가 문밖까지 새던대요.

    그러고 보니 저는 토요일 남들 글읽는 소리 동냥하며 사는 것 같네요.

    암튼 좋은 글 읽는 소리 넘 좋아요yellow_emoticon%20(10).gif

    • 2013-11-02 17:57

      그러다 서당개 삼년 되시는 거 아녜요 ?  ㅋㅋㅋ

  • 2013-11-02 23:06

    모든 글이 한번에 다 이해되지는 않더군요. 그래도 저는 조바심을 내지 않습니다.

    다음에 한번 더 볼 기회가 있으면 그때는 알게 되겠지... 이런 마음이죠.

    근데 과연 그때가 다시 올것인가가 항상 문제입니다.

    맹자를 지난 3년 동안 세 번 읽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매년마다 그전에는 생각지 못하고 넘어갔던 부분이 새롭게 다가오더군요.

    고문진보도 다시 읽게 된다면그렇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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