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아, 우리는 '장자'를 읽고 있었다

뿔옹
2019-11-14 12:18
413

3분기 후반부와 4분기를 연이어서 <천의 고원>을 읽다보니 온통 머리 속이 들뢰즈/가타리로만 채워져있었다.

오랜만에 읽게 된 <장자> 역시 그러했던 것 같다.

장자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천의 고원에 나온 개념들로 연결지어졌다. 이런......

<장자>에 내편, 외편, 잡편이 있었다는 것, 지금 우리는 내편, 외편에 이어서 잡편을 읽고 있다는 것도 새삼스러웠다.

내편에 소유요, 제물론, 양생주, 인간세, 덕충부, 대종사,응제왕 이라는 7개의 장이 있었다는 것도 잊어버렸던 것 같다. -.-;

 

그래도 오랜만에 읽어서인지 장자 내편 이외의 외편과 잡편이 왜 <장자>라는 하나의 텍스트로 묶여져 있는지 조금 더 이해가 되는 것 같다. 분명 내편의 7개의 장들은 '장자 철학'의 핵심들을 말해준다. 하지만 내편만으로 장자 철학을 하나의 체계로 말하기를 쉽지 않을 것 같다. 오히려 외편과 잡편의 이야기들을 장자 철학의 주석으로 살펴볼 때 장자가 하나의 철학으로서 더 잘 보이게 되는 것 같다.

 

잡편의 경상초, 서무귀, 즉양을 보면, 항상 이렇게 말한다.

'잡다하고 하나의 주제로 묶을 수 없을 정도로 마구잡이로 모여있다.'

하지만 이러한 잡다한 이야기들을 내편의 7개장들과 연결하여 살펴보다보면 장자의 논의가 어떤 것인지를

좀 더 구체적으로, 좀 더 풍부하게 알려주는 것 같다. 물론 좀 잘 못읽을수도 있다

문탁샘은 경상초의 내용에서 핵심은 위생지경(‘衛生之經)이라고 말하면서 '양생'과 연결시켰는데,

문외한이 발제를 하다보니 나는 이 부분에서 양생보다는 '덕'에 대한 이야기,

이전에 유가와 이외의 학파들이 주장했던 덕과 다른 전혀 아무런 기준도 세우지 않는 '무위'가 아주 인상적이었다. -.-;

그리고 장자에서 노자와 그의 제자들이 전해주는 덕있는 사람이란 들/가가 말하는 '기관없는신체'의 모습과 견주어 말해보면 좋겠다는.

 

내일은 외물, 우언, 양왕, 도척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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