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드다 강학원 S3 팬데믹 <창작과 비평>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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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1 23:16
366
살짝 비가 내리는 일요일 오후, 벌써 마지막 세미나를 했습니다. 이번 세미나 시간에는 창작과 비평 가을호에 실린 글을 읽고 진행했습니다. 8편의 글 중 백영경과 리베카 솔닛의 글을 발제문으로 읽었습니다. 글을 읽고 난 후에 한국과 미국 모두 가부장적 기조가 깔려있는데 두 나라의 남성성 표현의 차이에 대한 질문을 재영이 해줬습니다. 미국에서는 마스크 착용 유무에서 극단적인 남성성이 드러나는 문제가 있다, 다만 한국에서는 마스크에서만 드러나지 않지 마스크 외의 면면에서 극단적인 남성성이 여실히 드러난다고 생각하는데, 그 예로 뉴딜을 사유하는 방법이나 경제중심적 사고 등을 들 수 있겠다, 정도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고은이 남성성과 여성성이 어떠한 일자화된 환상으로 존재하기도 하는 것 같다, 문화들을 살펴보기보다 개인을 일자화된 환상으로 해석하는 것 자체가 마땅한 것인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 줬고, 논의는 집단주의와 개인주의에 대한 얘기를 넘어 ‘우애’라는 개념으로 넘어갔습니다.
코로나19를 겪으며, 또 K-방역이 성공적으로 비춰지며 그 속에서 돋보였던 국민성에 대한 해석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 한국의 민족적 특징을 설명하는 단어로서 ‘우애’가 책에서 쓰입니다. ‘우애’는 서구주의적 개인주의와 다르고, 사회주의적 집단성과도 다르다고 설명됩니다. 그래서 얼마나 복잡한 경계에 우리 사회가 위치하는지 실감하게 합니다. ‘우애’라는 것을 뭘로 이해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오지랖’으로 설명될 수도 있나 하는 생각을 잠시 하게 되었는데 논의는 우애 - 박애 - 민주주의로 흘러갔습니다. 우애를 민주주의의 맥락에서 이해할 때, 우애의 이면에서는 소수자가 쉽게 배제될 수 있고, 배제를 통한 공포를 조성하는 방식으로 작동될 수도 있겠다는 점도 짚었습니다. 한 편 전제를 질문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민주주의의 의미가 획일화된 전제인 것 같다는 의견이었습니다. 또한 우리는 민주주의를 국가적인 차원으로 자주 여기지만 일상적 차원에서 활용될 때 더 와닿는 논의를 할 수도 있겠다는 얘기도 나눴습니다.
학교에 대한 논의도 있었습니다. 이미 학교는 교육기관이라기보다는 평가기관의 입지가 굳어져 버린 것 같다는 얘기를 시작으로 학교와 공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현재 학교와 공교육은 리스크 제거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굴러가고 있다, 그런 과정에서 당연히 격리와 차단, 배제를 추구하는 경향을 읽을 수 있다,는 말에 크게 공감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방식의 교육은 아이들을 마찰과 저항에 대응하는 능력을 못 키우게 만들고, 차이에 대한 감수성과 역량을 떨어지게 만든다,까지 논의가 진행되었습니다. 논의가 진행되는 중에 저는 대안교육을 받았던 경험 속에서 그 많았던 허점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대안학교여서 필수적이었던 지난한 과정들이나 느릴 수밖에 없는 결정들, 그리고 조용히 피해를 입게 되는 사람과 상황들을 짚어보며 가치와 한계를 기억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는 작은 공동체로 분산되어야 하는 필요성에 모두 공감하며 마지막 세미나를 마쳤습니다. 6주동안 텍스트를 읽고 세미나를 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에세이 준비도 모두 힘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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