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지마니까야 7회차 후기

그림
2019-08-13 10:46
321

“앙굴리말라여, 나는 멈추었다. 너도 멈추어라.”

붓다는 ‘존재’를 걸고 흉적 앙굴리말라에게 갔다.(요요)

‘존재’를 걸었다는 요요샘의 비유가 가슴에 팍 꽂힌다.

무서운 흉적을 만나러 갈 때 평범한 사람이 취한 방식과 달리 붓다는 혼자서 그것도 빈 몸으로 숲속으로 갔다.

물론 신통력을 부리지도 않는다.

앙굴리말라의 악행은 어떠한 물리적 위력으로도 멈추지 못했으나 붓다의 틀을 깬 대응방식이 그에게 일생일대의 큰 전환이 일어나게 한다. (요요)

여기서 그가 가진 모든 것이 붓다 앞에서는 무력화되는 순간 그가 내면에 쌓은 견고한 성벽도 무너지게 된다. 이제야 그에게 붓다가 들어온다.

 

도라지님은 수행승이 갖추어야 할 다섯 가지 정근의 고리(믿음, 건강, 솔직함, 건전한 전진, 지혜)에 대해 메모를 썼다.

이 중 도라지샘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솔직함’이라고 했다.

솔직하게 드러낸다는 것은 서로 상호적인 것이다. 즉 말을 할 때 듣는 이의 태도 또한 중요하다. (요요)

바르게 듣는 것을 방해하는 두 가지 요소가 있다.

먼저 ‘이것은 이런 말이다’라고 나에 견해로 고정하는 것이고, 남들이 하는 말을 나에 대한 단정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올바로 듣는다는 것은 이 두 가지를 지우는 과정이다. (요요)

 

잎사귀님은 도공 가띠까라의 경에서 글감을 가져와서 괴로움 없는 사랑에 대해 썼다.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괴로움이 생겨난다는 붓다의 말씀을 이해하지만 정작 그것에서 벗어나는 것은 쉽지 않다.

잎사귀님이 써온 글들은 ‘무아’를 실천하려고 하는 부단한 노력들이 엿보이다.

이런 ‘묵직한’ 주제는 자꾸 피하려고 하는 나를 한 번쯤은 바라봐야 할 것 같다.

 

‘깨달음을 성취하는 데 얼마나 오래 걸리까요?’.

왕자 보디가 붓다에게 한 질문이지만 우리의 질문이기도 하다.

‘아침에 가르침을 받아 저녁이 되면 탁월한 경지에 도달한다’는 붓다의 말씀의 의미에 대해

미르님은 사람마다 쌓은 업식이 다르니 시간이 다를 수밖에 없고 중요한 것은 그냥 꾸준히 하는 것이라고 했다.

사실 배우는 사람마다 시간이 다르다는 것은 예상한 답이었다.

그럼에도 우리들은 ‘얼마나’ 걸리는 지 묻는다.

‘시간’이라는 잣대를 두고 빠른 것은 좋은 것이고 느린 것은 나쁜 것이라는 판단이 내 안에서 작용했기 때문이 아닐까?

그것을 버린다면 느린 나를 탓하며 남과 비교하지 않고 오롯이 현재에 충실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붓다는 과연 윤회를 주장했을까?

병아리님의 질문으로 윤회에 대한 토론이 있었다.

붓다는 윤회를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경을 읽다 보면 숙명통이니 하늘나라에 다시 태어났느니 등

윤회를 긍정하는 듯한 내용도 있으며 우리들을 헷갈리게 한다.

경들이 왜 일관성이 없을까? 이것은 당시 인도 사상계의 풍경을 이해해야 한다.

붓다 당시 사람들은 아무도 윤회를 의심하지 않았고 또한 질문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후대에 와서 윤회는 ‘무아’와 모순되기 때문에 그것을 해석하는 수많은 의견들이 나왔으며

이것을 최종 정리한 것이 대승 유식학파이라고 한다.

결론도 없을 것 같은 이런 논쟁이 과연 유익한가라는 질문이 생긴다.

‘나’, ‘의식’, ‘알라야식’… 뭐가 윤회하든 하지 않든 상관없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밀려 올 때쯤 마스터니 후미오가 한 말이 도움이 된다.

‘우리는 끊임없이 초기 경전을 뒤적임으로써 붓다는 이것에 대해 무엇이라 할까, 또는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보실까 하고 물어야 된다. 거기에 불교의 근본이 있고, 안목이 있고, 의지처가 있다고 확신해야 한다.’

 

숙제 : 106. 동요의 여읨을 향한 길의 경,

청소 : 그림, 병아리

 

 

 

댓글 2
  • 2019-08-14 21:18

    좋아요~

  • 2019-08-15 22:23

    그냥 저는 예나 지금이나 불교의 윤회나 붓다의 신통에는 관심이 없네요. 둘 다 저한테는 독화살의 비유 같아요.
    갈수록 경전의 비유와 말씀은 깊어지는데 공부는 안 깊어지는 것 같아요.
    그림쌤의 후기를 보는데 여기저기서 막 찔리네요. 여전히 안 솔직하구요. ㅠㅠ

    그런데 갈수록 그림쌤의 메모와 세미나때 꺼내시는 말씀들이 참 좋아요.
    덕분에 저도 조금씩 깊어지길 바래봅니다. 그림쌤한테 기대고 싶네요. 요즘 제가 체력이 안돼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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