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노자와 정치 시즌2] 7회차 세미나 후기

뚜버기
2017-10-30 20:46
285

지난 셈나 텍스트의 주요내용은....

최선의 정체라면 이러이러해야 한다고 스피노자가  주장했던 

신정, 자유군주정, 중앙집중적 귀족정, 연방제 귀족정에 대한 마트롱의 구조주의적 분석이었습니다.

더 나아가서 시즌원에서 누구나 한번쯤 머릿속으로만 생각해봤을....미완의 정치론을 채워 넣은 시도도 있었습니다.

이상적인 민주정이라면 자유적이고 급진적인, 그리고 평등주의적인 제도들로 구성되어야 한다는...

히말라야는 "세상에는 무수한 정치체가 실존"하며 인간개체들은 "층위를 달리하는 다종다양한 여러 정치체의 구성원"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발제에 썼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도 많은 관계 속에서 다양한 정치체들이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죠. 

(물신을 모시는) 신정에 가까운 경제적 생활이 있고, 군주정적인 가정생활도 있겠죠. 문탁은 또한 어떨까요. 게다가 스피노자가 말하는 이상적 정체는 이루어 진 적도 없고 솔직히 이랬다 저랬다 오락가락하는 체제들이 사실로서의 정치체제 아닐까 싶습니다. 따라서 최선의 정체는 안정되어서 변이를 일으킬 가능성이 없는 것 아닌가, 어떻게 민주정으로 이행가능한가 라는 질문은 우리에게 해당사항이 없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현실의 국가라는 개체적 본질 속에서 이물적으로 존재하는 다중의 개체적 본질은 얼마든지 현실 국가를 변용시키고 심하게는 파행시킬 요인으로 작동할 수 있습니다.

저는 최선의 국가는 단순히 생물학적인 안녕을 유지하는 데 머무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자유로운 존재로 나아가게 해야 한다고 썼습니다. 이성적 삶의 전개가 결국 닿는 삶이 "충만한 인식을 통해 정념적 왜곡을 걷어내고 자신의 개체적 본질을 현실화하는 경향으로 나아가는", 그럼으로써 자유로운 인간이 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스피노자가 말하는 최선의 제도들은 모두 이성의 함양과 그리하여 자유인에 한 걸음 더 나아가게 하려는 근본적인 요구를 담고 있는 거죠..

하지만 좋은 제도가 반드시 원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닐거라는 의견들이 메모와 토론에서 있었습니다. 

즉 구성된 제도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매번 좋은 제도를 구성해 나가는 최선의 정치적 행동들이 요구된다고 보아야 겟죠. 네그리 말처럼 구성적 실천 속에서 자유로운 존재로의 "영원한 되기"만 있을 뿐 아닐까요.

그리고 계속 나오는 철학자의 실존 역시 천년에 한번 나오는 철학자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철학자가 되어야 하는 것 아닐까.

윤리적 삶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윤리적 삶을 위해서라도 정치적 조건 형성이 요구되며,

정치적 조건 형성은 일상의 삶에서 철학과 정치를 함께 사유하고 행동하는 가운데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들이 오고 갔습니다.

비록 늦은 후기지만 열화와 같은 댓글을 구걸하며^^

다음 시간 마트롱 책 마지막 시간입니다~ 슬슬 에세이 주제들 생각하고 계시죠?

댓글 9
  • 2017-10-30 21:54

    뚜버기샘 후기 감사드립니다~ ^.^

    저는 지난 시간...역시... 늘 그렇듯이 ... 발제문이 논리의 구멍이 숭숭난 채...

    뭔가...선언적이라고 '새'선생으로부터 타박을 받았더랬지요. (췟~!)

    그래서, 앞으로의 메모와 에세이는 이 발제에 논리를 덧붙여 나가 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쨌거나... 이렇게 두꺼운 책을 읽도록 해주신...여러분들께 진심 감사드립니다~ ^^

  • 2017-10-30 23:16

    발제를 위해 마트롱책 읽으며 지난 시간에 히***에게 잔소리 한 걸 후회하고 있음

    어쨌거나 올바른 인식을 하면 수동적 정념에 빠지지 않는다는 것이 에티카 5부의 주제이니

    히****샘도 관대함을 가지고 오시겠지요^^

  • 2017-10-31 01:41

    주권은 저절로 주어지지 않는다


    옛날 아주 먼 옛날, 세상에서 가장 작은 산 속에 새 한 마리가 살고 있었다.
    그 산 속에서 새는 아주 평화롭게 살고 있었다.
    매일 아침마다, 저녁마다 새는 산 속에서 노래를 했다.

    하늘에 먹구름이 끼어 있거나, 눈 내리는 날에도
    새의 노래는 하루의 시간을 늘 알려주었다.

    산은 새의 노래가 무척 좋았다.


    그러나 어느 날, 산은 문득 새의 노래가 매우 시끄럽다고 생각했다.
    새에게 이끌려 가는 것 같았고, 점점 새만의 놀이터가 되는 것 같았다.
    그런 마음이 들자, 산은 새가 싫어졌다.
    그러자 산에게 뿌리를 내리고 있는 나무와 풀들이 새를 밀쳐내기 시작했다.
    새는 더 이상 그 산에서 살 수 없었다.
    어느 날, 새는 그 산을 떠나기로 마음 먹었다.
    새가 떠나고 나자, 산은 홀가분한 듯 했다.
    그러나 곧 깨달았다.
    새가 없는 적막한 시간들이 얼마나 슬픈지.
    산은 너무나 슬퍼서 울기 시작했고, 그 눈물은 겨울이 되어 차가운 얼음이 되었다.
    눈물이 얼음이 되고, 얼음이 다시 녹고, 다시 눈물이 흘러 얼음이 되기를 수 없이 반복했다.
    그러자 산 꼭대기의 얼음은 아무리 더운 여름날에도 녹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산의 얼음이 녹지 않는다는 말을 새가 들었다.
    사실 새 역시 그 산을 떠나서 자유롭게 울 수가 없었다.
    늘 잡아먹히는 위험 속에서 새는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가 없었다.
    새는 산을 찾아갔다.
    얼음 때문에 산은 더 이상 새의 노래를 들을 수가 없었다.
    새는 얼음을 쪼아대기 시작했다.
    단단하게 얼어버린 얼음은 쉽게 깨지지 않았다.
    그러나 아주 조금씩 작은 금이 가고 작은 조각들이 떨어져 나갔다.
    새가 산을 떠나던 날, 산은 새에게 휘둘리는 듯이 존재하는 게 싫었고
    새 역시 산을 떠나서도 잘 살 수 있을 듯 했었다.
    그러나 새는 산을 떠나 살 수 없었고, 산 역시 새 없이는 의미를 없음을 알게 되었다.


    먼 훗날, 사람들은 그 산이 크게 자라서 만년설을 가진 히말라야가 되었다고 하고
    그 산 깊은 곳에는 아직도 얼음을 쪼는 새가 살고 있다고 한다.
    그 새가 산을 떠나 잠시 머물었던 아프리카에서는 사람들이
    그 새털을 문에 걸어두고 다시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데, 이를 드림캐쳐라고 한다.


    (주권은 저절로 주어지지 않는다. / 부제 : 새털이 히말라야를 쪼는 이유)


    -끝-


    • 2017-10-31 08:01

      너무 감동적이지만...뭔가 껄쩍지근한 동화야...

      흠 ...왜?

      산만 쪼이고 새가 안 쪼여서 긍가?

      • 2017-10-31 08:37

        산의 본성과 새의 본성을 생각해보렴. 

        산이 새를 밀쳐낼 수는 있어도 쫄 수는 없잖아?

        즐겁게 재잘거리기도 하고 무섭게 쪼기도 하는 새, 흠 자기 본성에 따라

        자유로운 새가 부럽긴 하군. 새*, 화이팅~ 

        아름다운 동화로 우리를 즐겁게 하는 청량리, 화이팅~

    • 2017-10-31 14:46

      드림캐처 압권임....

      산과 새만 있는게 껄쩍지근하군요

    • 2017-11-01 12:08

      욱껴 ㅋㅋㅋ

      난 환경운동가나 돼야겠어. 새도 산도 살려야하니께..

  • 2017-10-31 17:08

    A2B2세피로트.pptx

  • 2017-11-01 06:21

    마트롱의 친절한 안내를 받으며 스피노자를 읽어 온 것이 이제 거의 끝나갑니다.

    우리는 왜 스피노자를 <스피노자와 정치>라는 키워드로 읽었던 것일까, 

    1년 공부가 끝나가는 마당에 이제와서 새삼스레 다시 묻게 됩니다.

    좋은 삶(윤리학)과 좋은 공동체(정치학)의 문제가 결국 같은 것임을 알기 위한 것이었을까요?

    나를 세우는 것이 남을 세우는 것이고 남을 세우는 것이 나를 세우는 것인 도의심,

    그리고 우정의 공동체를 만드는 덕일 뿐만 아니라 자유로운 사람의 덕인 용기와 관용이

    그저 책속의 글자로, 아름다운 말씀에 머물지 않게 하기 위해서도 

    신을 알고, 유한양태인 너와 나를 아는, 참으로 고단한 지적 노동을 필요로 하나 봅니다.^^

    아무튼 파이널 에세이는 더더욱 진실로 '공적으로 지성의 모험'을 감행하는 

    신체와 정신의 능동적인 행위가 되어야 할텐데..

    음.. 쓰고 고치고, 묻고 따지고, 쪼고 쪼이면서 각자의 본성에 맞게 잘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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