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공생> 세번째 시간 후기

석우
2018-06-07 16:11
273

처음 쓰는 후기지만 생각나는대로 한 번 써볼게요! 늦게 게시해서 죄송합니다 ㅠ

책을 읽으면서(물론 다 읽지 않았지만!) 저번 시간의 내용과 연결지어서 생각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번 시간에 진화론을 새로운 관점으로 해석해보고나니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상태에 대한 크로프트 킨의 비판이 좀 더 설득력있게 다가왔어요. 자본주의와 진화론이 결합해 사회 자체를 사회 속 개개인의 경쟁으로 결부시켰다는 점에서 지금까지의 역사를 새롭게 봐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이 이해하기 쉬웠던 것 같아요. 사실 저도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상태를 학교 안에서, 그리고 다른 곳에서 너무도 자연스럽게 접해왔고 국가에 정부가 존재하면 안된다는 주장들을 터무늬없는 것들로 치부하곤 했고요. 제가 (유일하게) 읽은 3장에서는 주로 '미개하다'는 단어로 대표되는 사회들 속에서의 상호부조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어요. 이런 '미개함'이라는 개념이 얼마나 편향적인 것이었는지를 배운 것 같아요.

저희가 나눴던 첫번째 질문은 사랑 혹은 동정심, 그리고 연대의식 간의 차이에 대해서 였어요. 감정과 의식의 차이에 대해 각자의 생각을 들을 수 있어써 무척 즐거웠던 것 같아요. 제가 고민하지 못했던 지점들이기도 했고요.

두번째 질문이 저는 굉장히 재미있었는데, 야만이라는 개념에 대해 각자가 떠올리는 모습을 이야기하고 그것이 얼마나 상대적인 개념인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어요. 폭력, 반인륜, 비위생, 언어 등등의 예시들이 나왔고 그것들을 하나씩 반박해주시는 명식쌤의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존경해요옷!!) 다른 것을 야만으로 치부하는 모습으로부터 요즘 제 가장 큰 고민인 퀴어이론을 잠시나마 생각해봤어요. 다른 것들을 잘못된 것, 혹은 하등한 것들로 여기는 사고들이 여전히 존재한다는게 다소 씁쓸했어요.

아, 두번째 질문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대로님의 질문이 무척 좋았던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질문에 대한 이야기라 주의깊게 들었는데 명식쌤의 설명이 너무 재밌었어요. 개인이라는 개념이 어떻게 발생됬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파시즘과 부족에서의 '개인'의 욕망의 차이로 이어지는지를 들으면서 새로운 개념들을 많이 알 수 있었어요. 규모, 시대, 개인에 대한 억압. 이 세가지 측면에서 너무 논리적으로 설명해주는 명식쌤의 모습, 또 멋있어버렸어요!!

이후에는 아나키즘에 대한 얘기로 넘어갔던 것 같아요. 아나키즘에 대한 누군가의 설명을 들어보는 것도 생각해보면 처음이었고, 상호부조라는 개념이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아나키즘이라는 사상 아래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들을 수 있었어요. 그리고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아나키즘이 어떻게 핍박받았는지를 들으며 제가 지금까지 생각했던 아나키즘이 '무정부주의'라는 틀 안에 갇혀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이제 좀 여유로워졌으니까! 아나키즘도 한 번 알아보고 미처 다 읽지 못한 <만물은 서로 돕는다>도 읽어봐야겠어요.. (언제까지 읽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헤헤) 함께 해보고 싶은 프로젝트를 생각해가야 하는데, 뭐해야 할까요 뜨아아아ㅏㅏ......!!!

댓글 3
  • 2018-06-07 17:21

    저도 이번 수업을 제일 재밌게 들었던 거 같아요! 내 머릿속에 있는 이미지의 단어를 하나하나 새롭게 정의하는 과정이 흥미로웠어요

  • 2018-06-07 18:22

    명식쌤의 흐뭇한 얼굴이 보인다 보여...!

  • 2018-06-07 20:16

    진짜 재밌었어요! 어려울까봐 겁부터 먹었었는데 이해되기 쉽게 쏙쏙 맥락을 설명해주시는 명식쌤 덕분에 즐거웠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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