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 챌린지 인재하_18일차-천 마스크

micales
2021-06-21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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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에코챌린지를 하고 있는 동안에 마스크에 관련된 환경문제들을 이야기하면서 앞으로 일회용 마스크 대신에 빨아 쓸 수 있는 천 마스크를 쓰겠다고 한 적이 있었다. 

 내가 에코챌린지를 하기 전 천 마스크를 쓰면서 느낀 가장 불편했었던 점은 마스크를 '관리'해야 했다는 점이다. 쓰기 위해서 필터를 끼워 넣고, 갈고, 또 더러워지면 빨아서 써야하고...사용에만 그 목적을 두고 있고 그 뒤의 '관리'의 과정은 생략되어 있는 일회용 마스크는 말그대로 '쓰기만' 하면 되지만, 천 마스크는 얘기가 다르다. 그렇게 하나의 물건을 그 기능의 사용에 대한 매개로써만 바라보는 시선을 벗어나 관리가 필요한 하나의 전체적인 '과정'으로 바라보는 것은 힘들고 불편하기 마련이다. 그와 같은 의미에서 우리가 버리는 그 많은 쓰레기들과, 환경의 파괴, 그리고 먹는 것에 대해서 그것들을 앞(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뒤(어떻게 처리되는지)를 다 자르지 않고 하나의  이어지는 순환의 과정으로 보는 것은 불편하다. 아마 그것이 환경에 대한 우리의 행동들을 신경쓰는 것이 불편한 가장 큰 이유인 것 아닐까. 

 오늘 마침내(참 오래도 걸린다) 묵히고 묵혀두었던 천 마스크를 빨았다. 그동안 일지에 천 마스크를 쓰겠노라 약속까지 했건만 제대로 쓰지는 않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빨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 빨았다. 마스크를 빨면서 생각해보니, 아까 이야기했던 것처럼 환경운동의 시선을 가지는 길은 그 모든 것을 하나의 통합된 시스템으로 보는 것이 아닌가 싶다. 단순히 인간 자신이 생태계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부터 시작하여 복합적으로는 우리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에 대한 시선까지 말이다. 환경에서 무언가를 욕구를 채우기 위한하나의 수단으로만 바라보기 시작한다면 아마도 그 순간부터가 무분별한 이용의 시작이 아닌가 싶다. 서로 영향을 받는 것을, 즉 서로의 평형적 관계를 무시하고, 하나의 주체를 다른 주체의 욕구를 채우기 위한 도구, 즉 도식적으로 말하자면, '위' '아래'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것이 지금껏 우리가 해온 것이 아닐까? 인간에 대한 특권적 인식(이를테면 프랜시스 베이컨의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에 내포되어 있는 정복주의적 자연관)과 맞물려 굴러온 목적-수단의 관계와 그로 인한 수직 구조적 인식. 내가 그동안 많이 들어왔듯, 아마도 인간 자신을 그저 시스템의 일부, 즉 모두가 목적이라고 생각하는 시선이 필요한 것 같다. 

 

 그나저나 나, 마스크 하나 빨면서 생각도 참 많이한다.

 

 

댓글 1
  • 2021-06-22 08:13

    그래서 천마스크를 오랫만에 써보니 어땠나요?

    전 여름엔 더워서 겨울엔 차가워서 봄가을은 또 다른 이유로 천마스크를 안쓰게 되네요. 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