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책별밤 후기

큐육공일
2018-10-22 22:07
415

론칭하자마자 폐강할 뻔 했던 책별밤(과함께 볼일 있는 )은 함께 공부하자는 세 분의 결의로 무사히 첫번째 시간을 생성하게되었습니다.  정해진 시간보다 20분이나 먼저와서 일찌감치 자리를 깔아주신 청량리샘, 10분 전에 싱글벙글 웃으며 오랜만이라는 인사를 건네며 들어오신 자룡샘, 마지막으로 시간에 거의 맞춰 약간 쑥쓰러운 얼굴로 들어오신 초크샘. 세 분 앞에 한 접시씩 수북하게 놓인 샌드위치를 보시더니 다들 깜짝 놀라셨지요! 책별밤 첫날이라고 스페셜하게 4가지 맛의 샌드위치를 간식으로 준비해주신 은키친의 오영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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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가지 맛의 샌드위치를 돌아가면서 맛보면서 근황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오랜만에 문탁에 공부하러 오신 자룡샘은 그간 문탁에서 읽은 책 중에서 이번 책 <<우리는 왜 개는 사랑하고 돼지는 먹고 소는 사랑할까>>가 가장 재미나게 잘 읽힌 책이었다고 좋아하셨습니다. 문탁에 처음으로 공부하러 오신 초크님은 거의 10년 이상 업무관련 책 말고는 책을 손에 잡지 않으셨다고 해요. 그래서 책을 읽는데 굉장히 어려웠지만, 그래도 내용은 잘 이해할 수 있으셨다고 합니다. 

인사 후에, 튜터인 히말라야가 써 온 발제문으로 미니강의를 했습니다. 책의 내용 중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이었던 생각의 틀인 스키마와 저자 멜라니 조이가 저항을 위해 새로 만들어 낸 개념인 육식주의를 중심으로 '고기중독' 사회에 질문을 던져보자는 주제였습니다. '고기중독'이라는 말이 물론, 튜터인 제가 새로 붙인 말입니다. 

미니 강의를 들으신 후에 청량리샘은 '고기' 대신에 '전기'와 같은 다른 여러가지를 대입해도 다 말이 성립된다고 이야기 하셨죠. 그리고 "고기를 먹지말자거나 채식을 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쓴 히말라야에게 그냥 '고기를 먹지말고, 채식을 하자'고 강하게 밀어붙이지 않은 것은 비겁한 거 아니냐고 물으셨습니다.  저는, 고기 먹는 것 자체가 나쁘기 보다는 폭력적인 생산시스템과 싸게 더 많은 것을 얻고자 하는 우리의 욕망 자체를 문제삼는게 더 근본적이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책 속에서, 청량리샘은 "지식의 가장 큰 적은 무지가 아니라 안다는 환상이다"라는 구절이 가장 인상깊었다고 하셨습니다. 자룡샘은 정당화의 세가지 N부분을 꼽으셨습니다. 사회에는 육류를 먹는 일은 정상이며Normal, 자연스럽고Natural, 필요하다Necessary는 신화가 만들어지고 끊임없이 유포됩니다. 초크샘은 '증언하기' 부분이 감명깊으셨다고 하셨습니다. 회사에서도 그렇고 사회에서도 증언해야 할 일은 너무 많은데 무엇부터 해야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고도 하셨는데. 저는 아무래도 초크님이 조만간 증언을 하시게 될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여러 이야기들이 오고 간 후에 책.별.밤. 만의 특별한 시간인 200자 글쓰기 시간을 가졌습니다. 200자 이상은 쓰시지 말라고 200자 원고지를 준비해서 드렸더니, 다들 어렸던 학창시절을 떠올리며 좋아라~ 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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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진지하게~ 너무도 열씸히~ 별로 주저하지도 않으시고...쓱싹쓱싹 적어내려가셨습니다~ 저는 정말 감탄스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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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분과 둥글레 매니저가 쓰신 걸 서로 번갈아가며 그 자리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청량리샘은 스스로에게 '육식주의자'라고 이름을 붙이고 아닌 척 하지 말고 현실을 직시하고 자각해야겠다는 마음을 적어주셨습니다. 자룡샘은 좀 덜먹어야겠다시며, 구조적 폭력을 인식하고 그런 것들에 관심을 가지고 마음을 써야겠다고 하셨습니다. 그 동안의 인간중심주의를 다시 돌아보고싶다고도 하셨습니다. 

가장 길게 오래도록 글을 쓰신 초크샘은 오늘의 자리가 무척이나 신선했다고 쓰셨습니다.  발언하는 시간이 떨렸는데, 말할 수 있게 기다려주는 사람들 덕분에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편안해지셨다고 하셨고요.  오게 된 계기는 불순했는데....단풍님과 모종의 거래를 하셨다는데 그게 뭔지는 안알려주셨어요 ㅎㅎ... 우연한 기회를 만들어 준 친구분들께 다 고맙다고 쓰셨습니다. 저도 초크님을 만나게 해주신 많은 분들의 애씀과 그 애씀을 모른척 하지 않으신 초크님께 무척이나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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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분은 다음달에도 계속 함께 공부하는 방향으로~ 결의를 다지고 끝맺음을 했습니다. ^o^

다음 달에는 달팽이 튜터를 모시고 스피노자를 공부합니다. 많이 관심가져주시고 참여해 주세요~~

댓글 5
  • 2018-10-23 01:17

    왠지 굉장히 재미있어 보이네요^^

    책, 별, 밤. 화이팅!

  • 2018-10-23 08:27

    하하하... <책, 별, 밤> 과 세 남자, 그리고 두 여자.

    영화같은 밤이었겠어요. 

    북드라망에서 <다른 아빠의 탄생>을 연재하기 시작했어요.

    여기서의 다른 아빠는 

    십팔개월 딸을 둔, 어느 날 덜컥 아빠가 된 정군(수빈아빠)

    그리고 논술강사이고 글이 무쟈게 재밌지만 000을 자주 틀린다는,  문탁의 엉뚱언어천재 찬결이의 아빠, 자룡

    마지막 한명은, 나의 첫번째 사랑(하여 엄청 편애하는) 겸서의 아빠라는 이유로 문탁에서 버티고 있는, 한서 아빠, 청량리.

    이렇게 세 명입니다.

    더 이상 청년도 아니고 그렇다고 중년도 아닌 어중간한 나이의 세 남자

    너무나 많은 재주를 가지고 있어서 현실에 적응하기 힘드는 세 남자

    그래서 셋이 모이면 넘 재밌고 유쾌하게 자기들끼리 잘 논다는 세 남자 이야기가 기대됩니다.

    첫번째 연재글, 정군의 이야기는 요기를 클릭!  http://bookdramang.com/1925

  • 2018-10-23 10:18

    원고지에 글쓰기..

    뭔가 아련한 그리움 같은 게 느껴지는군요.ㅋㅋ

    다음달엔 더 많은 분들이 함께 해서 더 큰 즐거움을 나누기를!!

  • 2018-10-24 20:21

    더 많은 친구들이 속속 올것 같은 예감이!!!msn022.gif

  • 2018-10-31 15:01

    하하하...... 모종의 거래.......

    닉네임에 걸맞게 당구장 다녀왔습니다!! 새벽두시 귀가^^;

    책별밤 너무 신선하게  재미있었고요.... 그래서 11월도 신청을 했습니다^^

    다만 11, 12월은 말수가 더 줄어들것만 같은 예감이.....

    11월에도 당구 때문에 신청한 것은 아니지만 당구는 저의 또다른 인생이기에 갈 예정입니다!!ㅎㅎㅎ

    다음에 또 만나요~ 아참.....메뉴는.................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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