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노동계급의 형성 세번째 시간 후기

띠우
2018-01-07 16:42
315

지난주 농업노동자에 이어서 이번 시간에는

장인과 수직공의 여러 상황과 당시의 생활수준을 살펴보았습니다.

 

당시 장인들이 보여준 결사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오고 갔습니다.

결사를 유지하려는 사람들과 결사를 깨려고 했던 세력 간의 투쟁을 통해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무엇을 읽어야하는 것일까요?

그들의 패배를 역사적 진보를 위해 필연적인 결과로만 보고 끝내기보다는

그 과정 속에 벌어진 다층적인 면을 들여다보기를 바랬던 톰슨의 구체적인 예들을 통해

마지막까지 공장으로 가는 것을 거부하려한 직조공들이

어떻게 먹고 살기가 힘들어지면서 최하층이 되어가는지를 자세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결사를 본다면 관습적으로 있어왔던 

과거 장인들의 결사와는 상황이 크게 변모했다는 것을 알 수 있겠지요.

삶의 근간이 모조리 흔들리는 상황 속에서 갖는 장인들의 결사는

이미 자신의 삶도 직조공들의 삶도 보장할 수 없는 처참한 현실과 맞물려 있습니다.

조합운동이나 투쟁 속에서 직업의식을 가지고 뭉쳤던 장인들이

이 당시는 결국 미숙련노동자와의 처지와 크게 다르지 않게 되어버린 것입니다.

총파업노동조합운동을 통해 우리는 장인이나 직조공들 모두가 

이제는 노동자가 되어버린 현실 속에서 노동자 의식이 형성되었다고 보여집니다.

이데올로기측면에서 보면 직업의식에서 노동계급의식으로 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장인이 꿈꾼 독립이 개인적 독립이 아닌 집단적 독립소생산자 중심의 공동체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부분에서

오웬주의가 역사적 흐름을 크게 바꾸지는 못했더라도 당시 사람들이 가졌던 마음을 읽어낼 필요성이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어쩌면 현재도 역사는 우리의 마음과는 다른 방식으로 서술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우리의 마음을 드러낼 수 있는 공동체를 어떻게 구성해 가야 할까? 하는 생각도 잠시 해봅니다.

 

장인과 수직공의 모습을 통해서만이 아니라 물품이나 주택, 수명등의 생활수준을 자세히 살펴보면서

톰슨은 노동계급의 형성은 살아 움직이는 다층적인 면에서 계속된 투쟁을 통해 발생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줍니다.

 

윌리엄 모리스를 읽었던 콩땅님은 당시 장인들의 결사가 막강한 힘을 발휘하여

지금과는 다른 자본주의의 길을 낼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며 안타까워 하셨습니다. 

르꾸님이나 뚜버기님은 영국의 상황을 읽다보니 

우리나라의 노동계급의 형성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생겼다고 하셨지요.

이에 대해 <한국 노동계급의 형성>이라는 글이 있다고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 당시 삶속에서 표현된 발라드가 현재의 영국 팝에 영향을 준 것 같다는 말도 있었구요

일종의 대하소설을 읽는 것 같다는 향기님의 말씀도 있었네요.

요요님이 손인문학에 도움이 되는 책을 소개해주셨는데 읽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삶은 누군가에 의해 주어져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늘 기존의 가치와 새로운 가치가 부딪히는 가운데 우리가 형성해가는 것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해봅니다.

 

다음 시간에는 상권의 마지막 부분인 11, 12장을 읽습니다.

 

댓글 2
  • 2018-01-08 18:05

    오랫동안 묵혀두었던 책 <모든 것은 빛난다>를 읽다가

    조지 스터트라는 수레바퀴 장인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무에게 배운다>의 목수님에게 들은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말과 너무나 비슷한 이야기를

    19세기에 살았던 조지 스터트도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마 두 분 모두 목수여서 그랬을까요?

    그 책에는 <손으로, 생각하기> 매슈크로포트도 인용되어 있어서 반갑더군요.^^

    그런데 <영국노동계급의 형성>을 읽다가 장인에 관한 장에서

    다시 조지 스터트가 한 말을 읽게 되었어요. (그가 쓴 책은 the wheelwright's shop)

    책과 책이 연결되면서 조지 스터트가 훨씬 더 친밀하게 느껴지더군요.^^ ㅋㅋ

    아무튼 손 인문학과 장인과 예술, 그리고 노동과 공동체. 이런 것들이 계속 연결되면서

    상상력을 자극하는군요. ㅎㅎㅎ

    <영국노동계급의 형성> 정말 좋은 책입니다. 우리만 읽기엔 참 아깝군요!!

  • 2018-01-10 10:38

     함께하는  톰슨 읽기가 속도에서도 깊이에서도 긍정의 기운을 뿜어내고 있습니다. 길을 찾아 헤매는 시간들을 보내고 나니 이제 길가의 꽃들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그래서인지 제가 근거없는 즉자적 감으로 '아무말대잔치'를 한 것은 아닌지 급반성합니다~ 발라드와 영국의 팝은 '상상적 결합'이었음을 고백하면서,  "뒤에 얻게 되는 이득을 감안해서 한 세대의 고통을 에누리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역사가의 임무임을 몸소 실천하는 톰슨을 저도 애정할 수밖에 없네요^^   12일 다른 일정이 있어 함께 하지 못해 '몹시'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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