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 베이커리 생산품 이야기 2 - "찹쌀빵"

도라지
2017-02-21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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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것의 영양과 가치보다 주머니 사정이 입맛을 결정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안다. 그럼에도,
내가 만지는 이 재료가 어디에서 왔는지와 효용을 생각하게 되는 건

순전히 내가 만든 음식을 함께 나누는 이들의 얼굴을 내가 안다는 데에 있다.

그리고  '세상사의 많은 삽화 속에 그들이 먹고 사는 힘의 희망을, 찰나라도 내 빵이 대신하는 순간이 있다면...'

이것은 담쟁이 베이커리에서의 내 작업이  계속해서 가져갈 의무와 숙제가 되었다.

작년 봄 작은 아이가 맹장수술을 받고 소화기관의 정직한 소리를 기다리며 힘겹게 단식을 이어가고 있을 때,

어미가 돼서 해줄 수 있는 일이라곤...  같이 식욕의 욕망을 잠재우는 일 뿐이었다.
그 모습이 안타까웠던 남편이 몰래 쥐어주고 간 봉다리 안에는 마침 그즈음 가장 인기있던 퓨전 떡집의 메뉴들이 들어있었다.

잠든 아이의 옆에서 몰래 먹었던  구움떡. 바로 지금 담쟁이 베이커리에서 '찹쌀빵'이란 이름으로 팔리고 있는 쌀베이킹 품목이다.

원래는 '찰꿀빵'이란 이름으로 각종 베이킹 사이트와 퓨전 떡집의 메뉴로 작년 한 해 핫하게 돌고 돌던 레시피였다.
수 차례에 걸쳐 레시피를 조정하고 문탁사람들 입맛에 맛도록 덜 달고 덜 기름지게 만지고 만져 지금의 '찹쌀빵' 레시피가 안정되기까지

꼬박 일 년이 걸린 셈이다.

하지만 아직도 마음이 편치않은 것은 찹쌀가루가 밀가루에 비해 단가가 비싸다보니,

보통 한 개에 1500원~2000원에 팔리는 담쟁이베이커리의 다른 품목에 비해 2500원의 찹쌀빵 가격이 미안토록 비싸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찹쌀빵이 너무 맛있어 숨겨놓고 아껴 먹다 결국 어디 둔지 기억을 못해 못 먹고 말았다던 세빈이의 이야기가 전설처럼 남아있는 '찹쌀빵' 

밀가루에 민감한 사람들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찹쌀빵'
밀가루 한 톨도 안넣었어요~라며 게으르니 쌤을 꼬시기에 딱인 '찹쌀빵'^^

매번 금액표를 붙이는 일꾼의 손이 편치 않은 '찹쌀빵'이지만,
딱 그만큼의 가치로 작지만 든든한  '찹쌀빵'이길 바라면서...

담쟁이 베이커리의 쌀베이킹은 꾸준히 계속 될 것이다~~~^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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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

담쟁이베이커리에 쿠키류가 너무 없다는 고민의 결과로 지난주에 시험 삼아 만들었던 '오트밀 찹쌀쿠키'.

만들어 내놓고 일주일 동안 내 맘은 편치 않았다. 담쟁이 쌤은 괜찮다 괜찮다 하셨지만, 결국 난 안 괜찮았나 보다.

찹쌀빵 레시피 완성까지 일 년이었는데,,, 찹쌀쿠키는 그래도 더 빨리 안정되지 않을까... 하며 오늘 찹쌀가루 2킬로를 샀다.

바쁘다. 책도 봐야하고 글도 써야하고 과자도 구워야 하고. ^^ 그저 다 잘되기를~

댓글 2
  • 2017-02-21 18:06

    오트밀 찹쌀쿠키 아주 맛있었어요.

    바삭하면서도 쫀득쫀득, 정말 맛있었는데, 

    도라지님은 왜 마음이 편치않았을까요?

  • 2017-02-21 20:20

    담쟁이 베이커리에서 사용하는 찹쌀가루는  유기농 찹쌀을 불려서 방앗간에 직접 빻아온 것입니다.

    음식은 정성과 손맛이라지요?

    그래서  전 찹쌀빵 가격이 하나도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네요.

    토용님 걱정마세요

     도라지의 편치 않은 마음이 레시피 개발에 원동력이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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