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LAP-처세의 기술] 네번째 시간 후기

소이
2019-07-12 20:53
236

 

 

 

<처세의 기술>은 매주 마다 바뀌는 주제 안에서 고민의뢰자가 고민을 하나 들고 오면, 소학의 텍스트를 바탕으로 함께 고민을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이번주의 주제는 연장자였고, 이번주의 고민의뢰자였던 저는 아래와 같은 고민을 가져왔습니다.

 

 

 

[문탁에 자주 드나들지는 않았지만, 꽤 오래전부터 문탁이라는 공간에 발을 들이게 된 저는 문탁에서 선생님이라 불리는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 고민합니다. 문탁에 있다 보면, 어떤 날에는 (제가 기억을 못하는 걸 수도 있지만ㅎㅎ😉 모르는 분들이 제게 친근감을 표시하며 반말을 하기도 하고, 선생님들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제가 단지 그들에게 어리고, 젊은데 문탁에 와서 공부하는 기특한 친구정도로 인식되는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이들과 연장자-연소자의 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아 불편한 감정을 느끼는데, 그렇다고 사람들의 호의에 대해 무례하게 반응하고 싶지 않아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연장자-연소자의 틀에서 벗어난 관계를 맺고 싶은 욕망이 있는데, 이럴 때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요?]

 

 

 

사실 이 고민은 문탁이라는 공간에서만 생기는 고민은 아닙니다. 하지만 문탁에서 하는 공부인 만큼, 문탁과 관련된 고민을 가져오고 싶었어요. 문탁의 사람들은 이 고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궁금했구요.

 

 

 

우리는 소학의 텍스트를 보면서 공경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어떤 텍스트였는지 적어두면 좋을 것 같지만, 매주 비법서를 제출하다보니 다 외울 수는 없네요88)

보통 공경이라 하면 부모에 대한 공경, 선생님에 대한 공경, 노인에 대한 공경 등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 혹은 높은 사람에 대한 태도를 떠올립니다. 공경이란 무엇일까요? 공경의 은 남을 높이는 것이고, ‘은 나를 낮추는 것이라고 합니다. 나를 낮추고 남을 높이는 일은 단지 약자가 강자에게 가져야하는 태도는 아닐 것입니다. 그런 위계관계를 떠나 모두가 모두에게 가져야하는 태도일지도 모릅니다. 이런 태도는 끊임없이 나를 드러내고, 나의 장점을 극대화시키라는 현대사회의 요구와는 거리가 있어 이해하기 어렵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높이는 것은 무엇이고, ‘낮추는 것은 무엇인지, 현대사회에서는 왜 이와 다른 요구를 하는 건지, ‘공경할만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공경의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공경할만한 사람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무엇인지, 혹은 그게 의미 있는 구분인지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번 시간엔 저번과 다르게 이거다!’ 할 만한 해결책이 나오진 않았지만, 저번보다 다양하고 복잡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 것 같아 재미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말은 ‘(연장자-연소자라는, 혹은 다른 것이더라도) 위치를 인정하면서도 벗어나는 유연함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었습니다. 잘 상상되진 않지만, 관계도, 위계도 복잡해지는 사회에서 가져볼만한 태도라고 생각되었어요.

 

 

 

다음시간의 주제는 부모입니다. 제가 가장 하고 싶은 주제이기도 했고, 저에게 가장 어려운 관계가 부모와의 관계인만큼 기대가 됩니다 :0

 

댓글 1
  • 2019-07-12 22:55

    이런 저런 관점에서 다양한 질문들이 쏟아져 나와서 혼돈의 카오스와 같긴 했지만, 그래서 저는 즐거웠어요!

    오늘날 우리 또래에게 많은 질문을 던져주는 주제이구나 싶었답니다.

    오히려 해결책이 나왔다면 더 이상했을지도 몰라요ㅋㅋ

    각자 불현듯 "아! 이런 건 아닐까?"하고 나누는 이야기가 서로에게 좋은 자극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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