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이 돌아왔다 8회] 백종원에게 뭔가 ‘좋은’ 것이 있다

새털
2019-03-05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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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이 돌아왔다 8회]

백종원에겐 뭔가 '좋은 것'이 있다

-국가』 6

 

 

 

 

 

 

 

문탁에서 공부하고 생활한 지 어느새 9년째다. 시간은 정말 자~알 간다. 정신없이 후딱 지나갔다

세미나에서 오고간 말들을 모아서 ‘10주년 자축이벤트를 준비중이다. 거기엔 분명 당신의 생각도

단팥빵의 앙꼬처럼 들어있다는 사실을 이 연재를 통해 확인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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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털

 

 

 

 

문탁샘도 아닌데 문탁에 왔더니 쪼는인간으로 살고 있다

요즘 먹고 사는 시름에 젖어 쪼는 각이 좀 둔탁해졌다

예리해져서 돌아갈 그날을 꿈꾸며 옥수수수염차를 장복하고 있다

 

 

 

 

 

 

 

 

 

 

1. 일어날지도 몰라, 골목식당의 기적

나는 회기동 고깃집 사장님의 눈물이 분당 시청률 12%를 찍으며 백종원의 골목식당 최고의 1을 기록하던 그 순간을 기억한다.방송에 나가서 전국적으로 욕먹는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렇게 가다간 제가 해왔던 비슷한 방식으로 가고 제 인생도 그런 식으로 갈 것 같았다.”는 인터뷰 이후 그는 간절함의 아이콘이 되었다. 그날 밤 방송국 전파를 타고 그의 간절함이 나에게 전송되었다. 그의 눈물이 마리텔, 한식대첩, 집밥 백선생, 푸드트럭 등으로 이미 물리고 식상해진 백종원의 방송을 다시 챙겨보게 만들었다. 하루 3000명이 식당을 시작하고, 2000명이 식당을 폐업한다고 한다. 국회의원들에게도 자영업에 대한 강의를 하고 왔다는 백종원은 죽어가는 골목상권을 살릴 수 있을까?

아마 불가능할 것이다. 방송이 끝나면 게시판에는 백종원에 대한 항의와 출연자들에 대한 악성댓글이 도배를 한다. 대표적으로 백종원이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식당에 대한 불만을 근거로, 백종원이 멘토로서의 자격이 없음이 성토되고 있다. 실제로 골목상권을 죽이고, 자영업자의 숨통을 옥죄는 데는 프랜차이즈업계의 횡포가 가장 먼저 손에 꼽힌다. 그렇다면 요식업계에서 성공한 사업가로 통하는 백종원이 골목상권에 대해 솔루션을 제시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모순이다. 백종원의 솔루션은 논리적으로도 허점이 있다. 백종원의 시그니처가 된 대중적인 입맛으로 전국의 식당들이 천하통일하게 된다면, 우리는 천편일률적인 식당음식을 더 이상 사먹지 않게 되지 않을까? ‘지역경제 심폐소생 프로젝트라는 공익성을 기획의도로 내세웠지만, 방송의 최대수혜자는 존폐 위기에 몰린 골목식당이 아니라 자신의 브랜드가치를 높여가는 백종원이라는 비판으로부터 골목식당 제작팀은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요일 밤 예능강자로 등극한 이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말해주는 것은 무엇일까? 홍은동 홍탁집 아들과 백종원의 갈등은 식당의 개선이 아니라 인간개조라는 새로운 관전포인트를 가져왔고, 장사의 기본이 안 된 청파동 피자가게편은 시청자의 공분(公憤)을 사는 막장드라마를 찍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기획의도와 무관한 자극적 요소를 동원해서라도 시청률을 올리는 것이 상업방송의 본령이라는 것을 표본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어쨌든 고깃집 사장님의 눈물이 내 마음에 동요를 가져왔던 것처럼 백종원의 골목식당에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요소가 있다. 저성장의 시대를 살아가는 취준생과 자영업자는 고용 절벽과 소득 양극화라는 동일한 조건 아래 놓여 있다. 취준생은 알바생이기도 하고 미래의 자영업자이기도 하다. 자영업자는 언제든 취준생이 될 수 있고, 잠재적인 실업자이기도 하다. 전국적으로 욕을 먹더라도 식당을 바꿔보고 싶다는 사장님의 결의 속에서 우리의 감정선을 건드린 것은 서글픈 생존의 철칙이다. 이 슬픔의 연대감으로 우리는 골목식당 사장님들을 응원한다. 그래서 우리는 방송국놈들을 욕하고, 모든 게 시청률 때문이라는 것을 눈감아주면서, ‘성공한 사장님백종원의 솔루션을 기대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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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백종원과 천 개의 식당

천 개의 식당에는 천 개의 문제가 있다. 김치찌개에서 돈가스까지 수십 개의 메뉴가 문제인 집, 준비 없이 가게를 열어 조리의 기본을 익히지 못한 집, 셰프로서의 자존심이 너무 높아서 고객과의 소통이 어려운 집, 상권 분석과 원가 계산이 부재한 집 등등. 그 각각의 문제와 해법은 다르지만, 백종원의 조언은 선택과 집중으로 요약될 수 있다.

회기동 피자가게는 사장님의 성실함으로 단골들 사이에서는 입소문이 났지만, 사장님의 실력과 들이는 노력을 감안할 때 장사가 안 되는 축에 속했다. 백종원은 우선 이 집의 수십 가지의 메뉴를 정리했다. 스파게티와 사이드메뉴를 없애고, 다른 피자집과 차별화될 수 있는 피자 개발에 집중했다. 매출에서 스파게티가 차지하는 비중을 포기하지 못해 메뉴를 정리하지 못하면, 골목식당들이 가질 수밖에 없는 시스템상의 고질적 문제(협소한 주방 동선과 서빙 지연)들은 개선되기 어렵다. 백종원의 안목과 식견이 빛나는 순간은 골목식당 사장님들이 간과하고 있는 취약점에 대한 진단과 처방을 제시할 때이다. 이때 그의 친근한 카리스마가 빛을 발한다.

플라톤의 국가6권에서 주요하게 다뤄지는 것이, 골목식당 사장님들이 보는 것과 백종원이 보는 것 사이의 차이를 가져오는 의 문제다. 플라톤은 이상국가가 헤쳐가야 하는 난관을 파도의 비유를 통해 설명하고 있는데, 첫 번째 파도는 남녀평등설이고 두 번째 파도는 처자공유설이다. 국가5권에서 수호자들의 남녀평등설과 처자공유설이 주요하게 다뤄지고 있다면, 6권에서 드디어 세 번째 파도인 철인왕의 문제가 거론된다. 플라톤의 이상국가는 철학자가 통치자가 되어야 완성된다. 왜 철학자가 통치자가 되어야 하는가? 그건 골목식당 사장님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백종원이 볼 수 있는 것과 같이, 철학자는 보통 시민들이 볼 수 없는 것을 보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메뉴, 가격, 조리, 서빙, 식재료 구입 등 식당을 운영하기 위한 무수한 난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백종원의 매뉴얼과 같이, 철인왕에게도 공동체의 공동선을 유지하기 위한 노하우가 요구된다. 통치자는 법률의 제정과 수호, 기타 국가의 내외사와 관련하여 필요한 결정을 내리는 일을 한다. 이 같은 작업들에서 공동체 전체의 좋음이 이루어지도록 할 수 있을 때, 그를 진정한 의미에서 통치자라 부를 수 있다. 플라톤은 이걸 가능하게 하는 것이 좋음의 이데아에 대한 앎이라고 보았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질문을 바꾸어보자. ‘왜 철학자가 통치자가 되어야 하는가?’ 가 아니라 좋음의 이데아는 무엇인가?’ 라고.

 

 

 

3. <span style="background:rgb(255,255,255);font-family:Arial, Helvetica, sans

댓글 3
  • 2019-03-05 11:40

    백종원에게 좋은 것이 있는지 없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한 달에 한 편, <플라톤이 돌아왔다>를 쉬지 않고 올리는

    새털선생에게는 철학이란 무엇일까를 생각하게 하는 좋음이 있다.

    나는 기적과 같은 솔루션보다 그녀의 노고의 결실이 더 좋다.^^

  • 2019-03-07 10:25

    '이데아'도, '좋음'도 모르고 

    '플라톤'이라면 고등학교 윤리시간에 외운걸 끝으로 다시 만난적도 없지만, 

    요즘 골목식당이라는 세계의 신이 된 그에 대해서 , 

    본문과는 좀 딴 소리를 해보려고해요 

    그는 '마리텔'이라는 티비 프로그램에서 대중적으로 발견되었는데

    거기서 그가 열광적인 지지를 얻은은 것은

    누구나 한번은 따라해 본적이 있는 그의 황금만능레시피나, 

    호감을 사는 화술때문이기도 하지만

    저 밑바닥에는 '우리의 죄책감을 사하여' 준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고 생각해요


    그 즈음은 '가성비'라는 단어가

    시대의 코드였어요

    우리는 누구나 

    우리가 만든 세계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고 있고

    죄책감과 줄타기를 하면서 

    너무 멀리 가지는 않으려고

    조심하며 살고 있어요

    그런데는 그는 '설탕 퍼 넣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옳은것이 아니라 편한것의 세계를 열어주었어요 

    네가 가진 돈으로는 네가 원하는 재료를 살 수도 없고

    너의 재주로는 네가 원하는 맛을 낼 수도 없으니

    원칙을 따지지 말고, 어리석은 노력을 하지말고

    설탕을 넣으라고

    그럼 비슷해진다고.

    가성비 갑의 해결책을 준거지요.

    마음을 지키기 위해 조였던 허리띠를

    풀러도 된다고, 해준거예요 


    그리고 지금 그가 운영하는

    골목식당이라는 세계는

    피와 땀과 눈물이 맨 앞줄을 차지하고 있지만

    뉴스를 보면 빌런들이야 말로 압도적 주연이라는 생각이 들지요.

    '전국적으로 욕 먹을' 각오는 당연한 것이고

    출연한 후에는 

    '왜 이렇게까지 욕을 먹어야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일상이 계속됩니다

    오로지 욕을 먹으려고 출연한게 아닌가 싶은 캐릭터들도 있지요

    그가  빌런들을 개조하거나, 응징하고 다른 골목으로 떠나도

    빌런들은 계속 욕을 먹어요

    욕하는 마음은 무엇일까요.

    이 시대의 공기가 되어버린, 혐오와 비슷하다고 저는 생각해요


    저는 한 골목 에피소드 정도만 보았는데

    무척 불편했어요

    높은 시청률은 

    이것이 시대가 원하는 이야기라는 것을 증명하기에

    더 불편했지요


    그렇게 보면 

    주어진 재료들을 가지고 ..어떤 규칙과 질서가 가장 적당한지를 측량하고, 측량에 따라 재료들을 섞고 나누고 버무리고 ..그 최적의 비율을 좋음이라고 말한다 

    고 했을때

    시대에 최적화된 이야기를 해온 것이라는 점에서 그는 장인과 비슷하네요 

    '좋다'는데는 동의할 수 없지만.

    • 2019-03-07 11:54

      노란벨벳마리님 댓글 감사합니다^^ 우리 시대 최적화된 이야기는 두 가지로 독해될 수 있겠지요. 매우 대중적이고 상업적이다. 그런데 그런 대중성과 상업성은 그것만 보고 달려서는 놓치는 부분이 나오고 계속해서 그 비율을 계량하고 가늠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 계량을 백종원은 하는 사람이고 우리는 기성품을 사서 쓰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어 이 글을 쓰게 됐어요. 제가 플라톤을 글을 쓰며 가장 많이 고려하는 것도 플라톤의 이데아가 허구적개념이니 권력체계니 하는 게 아니라 그럼 나는 플라톤과 달리 어떻게 내 개념을 만들어가고 있는가...그런 작업을 하고 있는가...뭐 그런 생각을 해보고 있습니다. 전 플라톤과 백종원이 좋음에 대해 계속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도대체 좋은 게 뭘까?를 궁리하면서..... 전 이런 궁리질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백종원빠는 아니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