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문학 다섯번째 시간 메모

micales
2021-07-01 21:26
161

 

 "(...)십대의 이 노동자들이 각기 하루 열다섯 시간씩 일하는데, 그러면 난장이네 가족은 이제 부자가 되었나?

 평범한 질문 같지만 이 질문이 1978년의 한국 사회에 던져졌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것은 정말이지 뜻밖의 질문이었다. 우리가 학교에 다닌 12년 동안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스스로 해볼 생각도 않았던 질문이다.

 (...)존중과 무시의 역설인데, 문학에 대해서는 장르자체를 고급한 것으로 우대하면서 대중적 영향력은 무시하는 반면, 영화에 대해서는 딴따라 라고 깔보면서 대중적 영향력은 무시한다. 그것이 문학에 대해서는 관대하고 영화에 대해서는 가혹해지는 이유다. 물론 이것은 우리나라에서 문화적 봉건시대라고 할 수 있는 1980년대까지의 얘기다(...) 어쨌든, 영화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나쁜 시대를 만났다. 걸작 소설이 고르지 않은 시대의 표면 위에 굴절을 겪으면서 왜곡된 이미지를 남겼다. "한국 지성의 가슴을 울린 베스트셀러"가 "참을 꺼야, 참을 꺼야!"가 되었다."

 

 1)소설은 당시의 시대에 대해 질문들을 던지지만, 그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는 아이러니하게 그와는 반대의 노선, 즉 정부의 검열에 탄압받는 길을 밟았습니다. '고급한' 소설은 우대를 받지만, '천한' 영화는 괄시를 받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 대중적 영향력을 견제 받습니다. 이러한 영화와 문학 사이의 차이(?), 그리고 이 아이러니함에 대해서 이야기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남자가 하녀를 임신시켰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아내는 즉각 "아이를 떼고 조용히 집에서 내보내"는 계획을 실행에 옮긴다(...) 가정을 살리기 위해서는, 남편이 바람 피운 정도는 사소한 사건이며 심지어 어린아들이 살해당한 것조차 쉬쉬 덮어둘 수 있는 일이 돼버린다. 이런 도착적인 생존본능! 우리가 문화라고 부르는 것, 상식이라고 부르는 것, 관습이라고 부르는 것에는 그런 것도 들어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태도들에 숨겨져 있는 비열한과 악랄함."

 

 2)우리가 소위 '문화'라고 부르는 '익숙함'들, 이러한 문화의 '고상함' 속에서 보여지는 것에는 '비열함'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고보니 영화 <기생충>이 다시한번 떠오르는 것 같습니다. 영화 <하녀>와 <기생충>의 관계에 대해서 (이러한 폭력/비열함에 집중하여)이야기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댓글 3
  • 2021-07-01 22:13

    재하가 먼저 올렸군요ㅋ

    저도 메모 올려요

  • 2021-07-02 00:32

    늦었지만 메모 올립니다. 편히 자야겠어요~~

  • 2021-07-02 01:37

    김기영의 다른 영화들에서처럼 이 영화에서도 쥐는 주연급 상징물이다. 안락하고 청결한 일상 공간에 스파이처럼 잠입하는 존재. 천하고 불결한 외부의 적이라는 점에서 쥐와 하녀는 이른바 거울 이미지다. ----나는 왜 김기영 영화의  '쥐'를 보면서 이런 날카로운 생각을 못한거지...

     

    김기영 감독은 메스를 든 의사의 자세로 영화를 찍는다, 그래서 그의 영화들은 각각 하나의 해부학 교실이다. 그의 영화 속에서 해부당하는 건 사람의 육체가 아니라 사회 시스템이라는 또 하나의 육체다, 사회 시스템, 그 기본 단위인 가족, 그것을 견인해나가는 여인, 이것이 김기영 감독의 진부한 해부학 과제다. 일견 탄탄하고 풍요로워 보이는 중산층 가정이지만 이 가정의 공동생활을 해부했을때 그 내부는 비릿비릿하고 너덜너덜한 오장육부의 엽기적인 풍경이다

    .-재하군의 말처럼 <기생충>이 떠오른다. <기생충>은 아주 직설적인 수직 화면 구조로 사회의 불평등, 양극화를 표현해주었다. 어쩌면 이리도 노골적일수 있을까 하면서 봤던 기억이 난다. 반면 <하녀>는 <기생충>보다는 덜 노골적이면서도 복잡했고, 미장센이 돋보였다는 생각이 든다.

     

    이상의 점들을 참작, 이 작품이 빈부대비, 사회 고발, 가난한 자에 대한 동정심 유발 등의 인상을 짙게 할지 모르는 우려가 있음으로 주제 또는 소재 자체에 대한 정책적인 판단을 요할 것 같다.-난쏘공 심의의견.

    -<난쏘공>으로 사회화, 의식화 세미나를 한 젊은이들이 너덜너덜해진 영화 <난쏘공>을 보았을때 얼마나 처첨하고 더러운 기분이 들었을까.

    영화를 보지 못한 나도 기분이 이렇게 엿같은데(험한 말 죄송^^::) 감독은 이럴바엔 차라리 영화를 찍지 말았어야 했나..

    원작보다 괜찮은 영화 별로 없다지만, 책 읽기 싫어하는 사람에겐 영화로라도 책을 간접경험할수 있다는 건 참 고마운 일이다. 과거 언젠가  <레 미제라블>을 뮤지컬과 영화로 보고 내가 얼마나 기뻐했던가. 그 두꺼운 소설을 읽지 않아도 되니 말이다. 그런데...소설 <레 미제라블>을 읽은 사람이 내게 말했다. "너가 본 영화 <레 미제라블>은 드라마 예고편 정도 쯤이라고 보면 돼" 라고....

    --질문을 뽑아 오랬는데 어째 제대로 된 질문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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