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영화인문학시즌3> 첫 시간 후기 ' 어디서 말 잘하는 분들만 모셔온 걸까? ㅎㅎ'

뚜버기
2020-10-20 15:56
334

다들 반갑습니다~~(어쩌다보니 뚜버기님 계정으로 글을 쓰게 되었는데 저는 띠우입니다)

 

오랜만에 목요일 저녁 문탁에 나가보니,

악어떼 아이들과 칸트 세미나, 인문약방회의가 있어서 분위기가 활기찼다.

파지사유에서 이층카페로 갔는데 다시 큰 세미나실로...

조금 어수선하긴 했지만 기다리는 사이 반가운 얼굴들이 하나둘...

흥행작 위주보다는 이렇게 보지 않으면 안 볼 것만 같은 영화를 함께

그리고 꾸준히 보는 것은 서로의 삶이 섞이는 또 하나의 방식인 것 같다.

 

시즌3은 수수, 재하, 토토로, 이윤호, 담쟁이, 지용, 청량리, 띠우까지 8명이 함께 한다.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시간을 나누었다.

이번에 느낀 것인데 한 두 사람만 새롭게 합류를 해도

전과는 또 다른 분위기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지용군은 경주에서 올라오는 길임에도 간식까지 챙겨와주는 세심함을 보여주었다. 고맙다^^

 

       

 

첫 시간에 본 영화는 1983년 이장호 감독이 연출한 <바보 선언>이었다.

 

 

무성영화인지 유성영화인지 모를 정도로 첫 대사를 듣기까지 인고의 시간이 필요했고

지금 보아도 도전적인 촬영기법들로, 이해와 오해 사이를 껑충거리는 경험...

영화가 끝나자 멍한 시간이 흘러가며 다양한 반응들이 투두둑 튀어나왔다.

나는 이번에 이장호를 재발견한 기분으로, 그의 영화가 지금 보아도 세련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각기 다른 8명의 이야기들이 사방으로 쭉쭉 나아갔다.

 

<영화와 사회>, 첫날 주제는 ‘영화와 모더니티’였다.

사회 변화의 시기에는 모든 것이 달라질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진다.

이탈리아 무솔리니 시대 전후로는 청년영화인들이 다큐 영화를 많이 찍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등장한 네오리얼리즘은 오랜 시간동안 일어난 영화운동이 아님에도

이후의 영화 흐름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미국은 TV 보급이후, 영화관으로 관객을 끌어모으려고 대규모의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에 반발한 청년들이 뉴아메리칸 시네마를 이끌어간다.

영화는 동시대성을 획득할 때 시대를 향한 전복성을 갖출 수 있고 예술성을 획득할 수 있다.

나는 모더니티를 동시대성과 연결해 보고 싶었으나 잘 된 것 같지는 않다^^::

모더니티라는 개념 자체는 논의할 만한 주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나는 한국영화를 많이 보지는 않는 것 같다.

성공한 영화형식과 배우들이 반복적으로 보인다고 생각하다보니 흥미를 잃어버린 것이다.

관심을 가져야 틈새의 감독들이 보이는 것인데...

막강해지는 자본과 기술의 폭격에서 어떤 영화를 선택하고 함께 이야기를 할지도 중요하다.

이런 시대에 예술영화란 어떤 영화를 말할 수 있을지에 대해 우리의 감독님께 묻기도 했다

어떤 식으로든 사회가 고착화될 때 틈을 만든 영화,

기술과 자본의 굴레를 뒤집어쓰기보다는 실험과 전복을 시도하는 것이겠지.

사회를 관통하는 시대정신을 드러냄으로써 말이다. 

그러나 현재 작은 영화한편 만드는데 들어가는 돈의 액수를 들으니 허걱...

 

연령대가 다양하다 보니 각자의 삶의 퍼즐 속에서 하나씩 내놓은 조각들이 재밌다.

나의 어린 시절을 떠오르게 하는 온갖 효과음들과 그 시절 이대앞, 신촌, 청량리...

 

         

 

서울 사람인 나는 서울의 옛모습을 보니 새삼스러운 감정이 물밀 듯...

다들 말씀을 잘 하셔서 덕분에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직장 다니시는 분들이 많아서 앞으로는 시간도 잘 지키도록 해야겠다.

그리고 재미있는 건 이번 책이 지난 시즌 책보다 훨씬 낫다는 평들이었다.

그 말을 들으면서 나도 모르게 앞으로 밑줄 발제가 기대되는 건(돌 던지는 소리?) 왜일까ㅎㅎ

사람이 돌도 맞아보고 해야지 ㅎㅎㅎ(유머)

 

다음 주에는 <히로시마, 내 사랑>을 필통 회원들과 함께 보게 된다.

 

 

 

댓글 1
  • 2020-11-15 17:48

    뚜버기 님의 후기에 첫 후기를 다는 영광을 가지게 되어 기쁩니다. 🙂

    이 영화는 솔직히 서울의 옛모습과 왜 이런 방향성과 형식을 택했는지 구경 및 고민하면서 보았다. 각각의 의미를 가진 여러 상징이 지금 보면 우습게도 느껴지지만 당시에는 검열과 군사정권의 서슬하에 많은 노력을 한 것으로 예상되었다. 첫번째 시간의 어색함은 영화의 어색함보다 덜 한 것 같았고, 옛날 서울 사람들의 그리움도 영화 토론 시간에 많이 얘기했다. 재미있는 시간이 앞으로도 계속이라는 것이 지금 어언 5번째 영화를 보고 있는 중에도 기대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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