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백가 시즌2-2 후기

봉옥이
2021-07-19 17:59
222

한비의 사상에 대하여....후기

한비자의 구성은 한비가 청년시절 한왕에게 올린 상서(上奏)와 노자와 도가, 황로의 말이 섞여있어 한비의 작이

아니라고 의심되는 편들과 한비의 작이 확실하다는 편이 구성을 이룬다는 것을 먼저 말하고 싶다.

1973년 마왕퇴 한묘에서 발견된 노자 덕경과 도경이 상편과 하편으로 노자 현존편과 도치된 형식으로 발견되는데

이것은 한비의 마왕퇴 노자초본??일까?? 하는 상상도 해본다. 왜냐하면 한비가 쓴 한비자의 해로, 유로는 도경보다

덕경을 많이 인용하고 있고 뒤에 밝히는 황제사경도 덕경 앞에 있기 때문이다.

해로! 저자가 특별히 관심을 갖고 추론했다는 해로는 송견의 황로 사상으로 노자를 해명했다.

해로를 보면 한비가 왜 법가이면서 노자를 해석했는지, 도가와 법가가 어째서 연결되는지

그 의문이 해소 되기도 한다.

예와 도와 법을 하나로 본 순자의 제자 한비로 이어진 법가의 전통이 아니라 마왕퇴에서 발견된 황제사경중 경법의

첫째편인 도법편에 도에서 법(술)이 태어난다고 하고 마지막 편인 명리편에서도 도에서 명리(법)이 생긴다고 한다.

이러한 사고로 공부를 많이 한 한비가 순자의 우주론과 예법편을 발전시킨 사상의 혁명으로 법가의 입장을 확립

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또 한비는 송견과 윤문의 황로사상으로 삶과 세계에 대한 의문을 품고 철학자로서 눈을 뜨게 되지만

전국말기 한나라의 존망의 위기에서 한비는 위기 대처로 한왕에 올린 상서가 먹히지 않자 근본적인 통치술과 법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것 같다. 이런 와중에 송견의 황로 사상에 깊은 영향을 받은 한비는 송견 윤문의 황제사경의

경법편의 도법편이 눈에 확 들어 왔을 것이다. 이 경법편에는 입법자 성인도 법을 지켜야 되며 사사로이 법을

바꾸거나 폐지 하지도 않으며 성인 스스로 이 법률을 적용하여 세상을 이해하고 이 법률에는 추호의 의혹도 있어서는

안된다는 전국말기 한비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높은 법의식이 있는데 이것은 한비가 법가가 되기에

충분한 조건 혹은 매력이 되어 보인다.

힘으로 나라의 존망이 결정되고 힘으로 패왕이 되는 전국시대 말기의 세상에서 한비는

성인으로서의 군주의 독재가 한나라 처럼 소국이 살아남는 길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 도에서 법술을,

법술에서는 많은 역사적 예시와 함께 더 정밀한 연구를 한 것 같다. 그렇지만 나는 한비의 법술과 한비의 예시를

꼭 맞다고 보지는 않는다. 어쩌면 한비는 한나라의 존망이라는 다급한 명제 아래 군주의 독재와 법치를 강조하고

그 조급증으로 인치와 예치를 놓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세미나 시간에는 난언과 세난을 많이 거론 했다. 言과 說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그 상대의 마음을 아는 것이

어려운 것이다 그런데 군주의 마음을 헤아려 말하는 것이 민을 위해 간하는 충신과 사적 이익을 얻기 위해 간하는

간신의 차이가 없는 것인가? 민을 위한 언과 세라도 그것이 나의 욕망과 어떤 배치를 갖게 되는가?

 

이럴때 나는 갈피를 잡아주는 사서(논어 맹자 대학 중용)가 좋다.

제2의 발제 같은 후기ㅠ

나머지는 다른분들의 도움을 청합니다.

댓글 4
  • 2021-07-19 21:57

    설득의 어려움

    한비자는 왜 신하만 호되게 때리는 가?

    한비는 선행 법가가 직접 체험한 역사적 교훈을 살려, 한 왕에게 법가가 표방하는 정치 노선을 채택하도록 요구했다. 사회제도의 개혁은 중단없이 실행되어야 하고, 이런 그의 철학 체계를 통치학적 논리라고 말한다. 그는 이해관계의 상호모순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특히 신하를 통제 관리할 때 군주가 취할 기본자세를 밝혔다. 군주는 신하를 은애하는 마음를 가지면 안되며, 끝까지 군주로서의 위엄을 보여야 된다고 강조했다. 군주의 권력 논리가, ‘의(義)보다는 이(利)에 앞선다’ 는 것이다. 군신 관계 역시 의리로 맺어진 것이 아니라, 예를 들면 주인과 고객(?) 신하 간에 서로 상거래와 같이 철저한 계산으로 이루어진다. 왜 그렇게까지 해야 했나? 그 당시 한나라 처한 환경이 약소국이었고 다른 나라에 침략당하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부국강병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군주가 신하를 호되게 질책하는 이유는, 만승 나라의 걱정거리는 중신들이 세력이 지나치게 크다는 것이고, 천승 나라의 근심거리는 측근들이 지나치게 신임받는 것이다. 군주의 화는 다른 사람을 믿는 데서 생긴다고 했다. 자식을 신임하여도 신하가 자식을 이용하여 사욕을 챙기니 신하와 자식에게도 거리가 있어야 한다.

     

    조복을 해서라도 군주를 설득해야 하는가? ?

    가까운 사람에게 나의 의견을 말할 때, 이미 벌어진 일의 진실과 사실은 접어두고 ‘모두 호응하고 위로해야 한다.’고 말한다. 왜냐고? 가족이니까.. 지적질과 판단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에게 매번 원하는 대답이 아닌, 나의 잘못을 지적하는 말을 들으면서도 포기가 안된다.

    한비자는 전국시대의 험난한 여건 속에서 신하는 어떻게 효과적으로 군주를 거슬리지 않고 의견을 진술하는지 말했다. 좋은 설득설의 완성본? 이라고 할까?

    군주를 설득하는 데 있어서 명심할 일은 설득시킬 상대가 자랑거리로 삼는 것을 두둔해 주고, 부끄럽게 여기는 것을 감싸 없애 주는 요령을 아는 데 있다. 이렇게까지? 다만, 사적으로 요구하는 일이 있으면 반드시 공적인 의의를 나타내 보여 하도록 권한다. 좋은 점은 부추겨준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먼저, 군주에게 간언(諫言)을 드리거나 담론(談論)을 펴고자 하는 사람은 군주로부터 자신이 총애를 받는가 미움을 받는가를 살펴서 확인한 뒤에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진실은 아는 것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아는 것에 대처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다.

    그리고 ‘역린(逆鱗)’이 한비자에 나오는 말이었다. 용은 길들여서 탈 수 있다. 그런데 턱밑에 한자 정도의 거꾸로 박힌 비늘이 있다. 만일 사람이 그를 저촉하면 반드시 그 사람을 죽인다. 군주에게도 마찬가지로 ‘역린(逆鱗)’이란 것이 있다. 설득하는 자가 군주의 역린을 저촉하지 않으면 그 설득은 기대할 만하다.

     

    나는 남을 잘 이해시키지 못한다. 말하는 내 표정이 너무 비장하고 꼭 싸우자고 덤비는 것 같다고 한다. 그래서 실랑이 하느라 정작 하고 싶은 말을 저 멀리 날아가고 만다.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부드럽게? 에고.. 어색해서 얼굴이 실룩 거린다.

    다른 샘들이 애기하신 논점들은 같이 공부하면서 풀어 보죠.(유가, 법가, 민. ...)

    • 2021-07-20 22:08

      고로케님 땡큐~ 제 질문에 답을 달아주셨네요.

      오늘 이문서당에서 우쌤이 천자 - 제후 - 대부로 권력이동이 진행되었다는 것을 말씀해주셨는데요. 

      노나라의 삼환세력은 각기 노나라 땅을 나눠갖고, 제후는 부용국들에서 보내주는 소출정도에 의지해서 겨우 명맥만 유지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한비자는 자신이 목도한 제후와 대부세력들 간의 힘의 불균형을 나라 기강을 바로 잡는데 최우선 과제로 삼은 게 아닐까.

      여러 가설 중 하나로 생각해봤어요. 

  • 2021-07-20 08:16

    인민은 엄하게 다스려야 하는 어리석은 존재인가?

     

    힘의 논리로 돌아가는 전국시대말기, 군주들은 이미 패도에만 신경쓰지 제도, 왕도에 대해선 관심도 없다.

    그런 정세 속에서 중원의 한 가운데 강대국 사이에 낀 약소국 한나라의 공자로서 한비는 강력한 군주독재국가를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비는 법술을 통한 부국강병의 길만이 나라를 지키는 길이고 규구,승묵에서 취한 법의 표준성은 국가 정치의 기초라고 생각했다.

    그런 법술사상의 선구자로 오기와 상앙을 애기하며 그들의 법술을 추앙한다. 그런 한비에게는 형벌이 중요했다.

    중신들과 인민 모두에게 적용되어야 할 것이었다.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이 컸던 한비에게 각박하게 보일 수 있는 법의 엄격한 적용은 당연한 듯 보인다.

    나라가 부강하고 힘이 있은 연후에 인민의 평화도 있을 테니까.

  • 2021-07-20 17:11

    조복을 해서라도 군주를 설득해야 하는가?

    한비자는 그렇게 해야 한다고 한다면서 상세히 그 방법을 기술한다.  한마디로 상대방의 비위를 맟추어 내 편으로 만든 다음에 설득해야 한다고 한다.  기왕에 설득을 하려면 그래야 겠지 하면서도 어째 흔쾌하지 못하다.  생각해 보면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설득하려는 것은 나의 생각이 옳다는 것을 상대방에게 인정시키는 과정일 것이다.  하여, 먼저 서로의 공감대를 찾아내고 거기서부터 나의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된다.  상대방의 기분을 살피면서........그렇게 하지 않으려면 나의 생각을 관철시키려는 의도를 철회하든가.  일종의 비용지불 ?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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