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인문학축제] 시 쓰기 특강 후기

띠우
2018-12-10 16:03
807

추운 겨울밤, 파지사유에서 시 쓰기 특강이 열렸다.


옹기종기 모여 앉은 사람들 앞으로... 젊어서 내가 기억하던 얼굴과는 조금 달라진...


조금 더 온화해진 얼굴로 김기택 시인이 등장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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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쓰기의 즐거움을 뭐라고 이야기하실까, 라는 호기심이 있었다.


너무 오랜만에 시와 시인을 만났기 때문일 것이다.


 



강의는 다음과 같은 질문에서 시작되었던 것 같다.


시란 우리의 느낌을 쓰는 것일 뿐인데, 왜 우리는 느낀 대로 쓰지 못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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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알다시피 하루에도 수많은 느낌을 가지며 이 세상을 살아간다.


느낌은 우리와 늘 함께 있는 것인데 왜 쓰기가 어렵냐는 말이다.


이 특강을 듣고 우리는 우리의 느낌을 사로잡아 언어로 붙들 수 있을까ㅋ.




시인은 시 쓰기가 이상한 언어관습이고 특수한 글쓰기라고 말했다.


쓸 때 느꼈던 수많은 그것들과


쓰고 난 후 남겨진 것을 볼 때면 생기는 거리감... 은 왜 생겨날까.


그것은 살아 펄떡이는 느낌을 언어로 잡지 못하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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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종의 표현에 의하면 싱싱한 혼란이라고 했던 것, 그것을 붙잡아야 하는데


살아 시퍼런 소리들이 산 채로 힘차게 도망가 버린다.


거기다 죽여서라도 잡아 언어로 표현하고 나면


다른 사람은 두 번 다시는 반복해서 쓸 수 없는 글쓰기... 이고


따라서 매우 비효율적이고 이기적이기도 해서 쓸모없는 글쓰기... 이기도


그럼에도 그 오랜 세월동안 사라지지 않는 글쓰기... 라고 시인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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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인 시인의 말이 있었다


느낀 대로 쓴다는 것은, 듣고 이해하고 생각하는 것이 아닌 세계와 직접적 소통이라는 말.


시가 여전히 사라지지 않는 이유일 것이다.






수아에게 슬픈 기억으로 남아있는 시


유치환의 깃발은 개인적으로 볼 때마다 그 느낌이 살아있는 것 같다.


깃발이라는 단어가 시의 내용을 날아가지 못하게 꼭 부여잡고 있는 것 같다.


   


산 채로 도망 다니는, 그것도 아주 잘 도망 다니는 힘을 가진 언어


죽여서라도 잡는 것이 시로 표현된 것이라면, 죽고 사는 일이 시 한 편에 담겨있다.


 



시란 그렇게 쓰여지는 것이다.




몸이 피곤해서인지 초반에는 집중을 하기 위해 애써야 했는데


중간정도 지나면서부터는 시인의 말에 들어있는 느낌이 조금씩 전해져왔다.


, 시인이 말을 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과 시인의 말을 시를 통해 들어야겠다는 생각도 함께




그리고 정현우 시인의 축하 공연이 있었다. 고운 목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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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 2018-12-11 10:18

    시를 읽는게 신체까지 영향을 준다는 걸 알게해준 멋진 강의였어요

  • 2018-12-11 15:48

    "시 쓰기의 즐거움"이란 특강을 통해서 여러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다.

    추리소설만 좋아한다고 생각한 띠우샘은 오래전부터 문학을 사랑해온 '문학소녀'였다는 사실과

    히말라야가 강의를 들으면서 이렇게나 좋아할 수 있다는 사실.

    마지막으로 김기택 시인이 말한 '시쓰기'란 결코 우리가 하려는 글쓰기와 다르지 않다는 것.

    시집 한권 사서 봐야겠어요. ^^

  • 2018-12-14 01:02

    저는 지금 시를 쓰고있는 걸까요.

    댓글에도 생생함을 담고 싶어서 여러 단어를 생각해보는 중이에요.

    그런데 세계와 집적 소통하려는데, 표현할 단어가 참 한정적이네요. 

    책 좀 더 읽어야겠습니다. 내년에는 시집은 안읽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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