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장 죽을 때까지 열여덟> 후기입니다

뫼비우스의 띠WOO
2020-06-12 11:01
292

8장 죽을 때까지 열여덟

 

하루키의 레이스용 자전거 프레임에는 “18' til I die”이라고 적혀 있다고 한다.
브라이언 아담스의 히트곡 <죽을 때까지 열여덟>의 제목을 차용한 것이다.
그리고 이 책 8장의 제목이기도 하다. 작가는 이 제목을 왜 가져왔을까.

 

에피소드1. 자전거
하루키는 마라톤에 이어 트라이애슬론 경기에 관심을 갖는다.
그는 바닷가에서 태어나 수영은 자연스럽고 달리기 역시 오랜 시간을 해왔기에 익숙하다.
그런데 자전거는 익숙치도 않고 도구나 도로상황 등
평소 신경쓰지 않던 부분을 살펴야하기에 번거롭고 귀찮다고 말한다.
그러나 하루키가 어떤 사람인가.
그는 트라이애슬론 경기 참가를 위해 해안길을 따라 강한 바람을 맞으며
매일 한 두시간 레이스용 자전거를 탔던 경험을 가져와 글을 이어간다.
자전거를 타다보면 평소 쓰지 않는 근육의 움직임을 느끼게 되고
몸이나 현실상황에 대해 이전과는 다르게 반응하게 된다.
거기서 생겨나는 알지 못하는 공포를 이야기하며
오늘날 우리의 현실앞에 직면한 환경문제를 가져온다.
사회가 일부에게만 책임을 물음으로써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괴롭지만 그가 매일 자전거를 타는 이유는
그러한 본질에 조금 더 가까워지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저 레이스용 자전거로 네 번의 트라이애슬론 경기에 참여했다.
죽을 때까지 18세란 그 순간순간의 자신에게 스스로 격려하는 말이라고 생각된다.

 

에피소드2. LP수집
하루키는 엘피수집가이다. 15세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수십 년을 모아오는 동안 중간 중간 처분했어도 그 수를 알 수 없다고 한다.
확실한 것은 레코드 수가 계속 느는 중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서 굳이 왜 레코드를 수집하느냐는 질문에 그가 내놓은 이야기다.
스코트 피츠제랄드의 ‘위대한 개츠비’의 톰 뷰캐넌이 한 말이다.
“이 세상에 마구간을 개조해서 차고로 하는 것은 많지만, 차고를 개조해서 마구간으로 하는 것은 나 정도의 것이겠지”
CD를 가지고 있더라도 좋은 LP를 발견하거나,
같은 LP라도 보다 음질이 좋고, 오리지널에 가깝다면 망설이지 않고 바꾼다.
손이 가는 작업이고, 비용도 무시할 수 없다.
세상 사람들 대부분은 그러한 일을 하는 인간을 마니아라고 부를지도 모른다.

그의 성격을 보니 아마도 그는 죽을 때까지 LP판을 모을 것이다. 

 

에피소드3 그리하여 그가 자신하는 것
신체가 그에게 허용하는 한 그는 주변사람의 충고를 받더라도 계속해서 달리겠다고 말한다.

기록이 점점 나빠지더라도 그는 어쨌든 풀마라톤을 완주한다는 목표를 향해,

지금까지와 똑같이, 혹은 그 이상의 노력을 계속해가겠다고.

그가 이 책의 결론을 향해 가면서 우리들에게 말하고 싶은 내용을 그대로 전해본다.

“그렇다, 누가 뭐라고 해도, 그것이 나의 태생의 성격인 것이다.

전갈이 쏘는 것처럼, 매미가 수목에 달라붙은 것처럼,

연어가 태어났던 강으로 돌아오는 것처럼,

오리부부가 서로를 구하는 것처럼.”

 

이상 8장 후기를 마치며
함께 달리기를 하는 친구들에게 느끼는 연대감을 이야기하는 하루키를 보면서
함께 일본어를 읽고 있는 친구들이 새삼스럽게 보입니다. 마지막까지 잘 달려갑시다~

댓글 5
  • 2020-06-12 19:07

    죽을 때까지 열여덟이라는 제목 못지 않게 인상적인 것은 러너로서 노화를 맞이하면서 겪는 변화들인 것 같아요.
    이제 한 두주면 책이 마무리되네요... 함께 읽어간다는 것, 조금씩 함께 쌓아가는 재미가 있어서 좋습니다.

  • 2020-06-13 08:14

    하루키가 직업으로 글쓰기를 하게 되면서 살이 찌는 체질이라 시작한 달리기는 그가 글쓰는 시간보다도 달리고, 자전거 타고, 수영하고 대회준비하고
    하는데 더 시간을 들이는 것 같아 보입니다.
    그것이 밑바탕이 되어 체력도 건강하게 유지하고 절도 있는 새벽형 인간 생활을 할 수 있게 되는 힘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죽을때 까지 18세.
    마음이야 죽을때가지도 18세 같은 면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하루키에게 이말은 몸도 죽을 때까지 18세처럼 건강하고 무모하고
    무언가에 계속 도전할 수 있는 나이로 더 생각이 듭니다.

    아이없이 두 부부만 살기로 하고 자기의 인생을 자기 하고 싶은대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홀가분함.
    이런게 얼핏얼핏 느껴지는 하루키의 삶입니다.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부러움이랄까... ㅎㅎ

  • 2020-06-14 12:35

    이런 후기...참 좋네요^^
    일본어강독반에 있지않아도 함께하는 분들의 느낌...아주 조금씩이라도 느껴지고!
    무엇보다 하루키의 책을 쉽게 얻어듣게되어 무척 감사해요~♡
    책읽는 것과 지금의 여러분을 연결해볼수 있는 것도 참 좋네요!
    며칠전부터 애독하고 있어요^^

  • 2020-06-14 19:10

    자신에게 마법을 거는 슬로건으로 "죽을 때까지 18세"라니--
    하루키는 아무리 늙어도 젊은이일 것 같습니다.

  • 2020-06-14 23:25

    전 '죽을 때까지 18세'라는 제목이 그닥 맘에는 안들어요.
    하루키는 자신의 신체의 노화를 말하면서 왜 이 노래 제목을 글 제목으로 썼을까요?
    역설적인 제목아닐까요?
    몸은 그래도 마음은 청춘 뭐 이런 걸 말하려고 했을까?
    그랬다면 그것도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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