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의 <낭송 옛이야기 - 경기도편>이 나왔어요
관리자
2017-03-20 09:03
955
옛날 국어시험문제에 이런 게 나왔었지요.
다음 중 구비문학이 아닌 것은?
1번) 민담 2번)소설 3번)신화 4번)전설
하하.... 모두 답을 아시죠?
네, 구비문학 혹은 설화 혹은 이야기! 그것이 갖는 위대한 힘은 새삼 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아요. (일리어드나 바가바드기타를 생각해보세요^^)
하지만 지금은 이야기-공동체의 전통이 사라졌습니다. 사람들은 더 이상 이야기 속에서 함께 소망하고 분노하지 않습니다.
이야기가 사라진 그 자리, 이제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잘한 욕망을 좇아 각자 도생하는 그 자리에, 우리 삶은 왜소해지고 모두의 꿈은 빈약해졌습니다. 하여, 다시 이야기의 풍부한 세계가 그리워집니다.
이번에 북드라망에서 우리 옛이야기를 다시 현대적인 낭송버전으로 새로 엮어 냈습니다. 1차분으로 경기도, 경상남도, 경상북도, 제주도편이 나왔습니다.
이 중 경기도편을 문탁의 느티나무가 작업했습니다. 경기도 민담, 전설 중에서 추리고 추려서 지금 우리 입말에 맞게 여러번 고쳐 쓰고, 다시 쓴것입니다.
모두 바쁘다고 느티나무의 작업을 제대로 도와주지도 못했는데 홀로, 뚝심있게, 끝까지 작업을 마무리한 느티나무께 박수를 보냅니다.
느티나무, 축하해! 고생했어! 멋있어!!
이하는 북드라망 홈페이지에서 퍼왔습니다.
http://bookdramang.com/1531
[낭송Q 민담·설화편 출간!]
풀어 읽은이 인터뷰 ① - 경기에서 제주까지!
▶ 『낭송 경기도의 옛이야기』 풀어 읽은이 인터뷰
1. 옛이야기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것이라 ‘낭송’과 더욱 가까운 것 같습니다. 이번 낭송Q시리즈 민담·설화편은 각 지역별로 옛이야기들이 모아져 있는 것이 특징인데요. 선생님께서 어떤 인연으로 경기도의 옛날이야기들을 풀어 읽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경기도 용인은 저에게 제2의 고향과 같은 곳입니다. 여느 도시인들이 흔히 그러하듯 처음부터 이곳에 정착해서 살아야겠다는 계획에 의해서라기보다는 직장을 따라 떠돌다 머물게 된 곳이지요. 그래서인지 20년을 살았어도 이곳에 정착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돌이켜보니 이곳이 우리 아이들에게는 고향이고 제게는 인생에서 가장 오래 머물러 산 마을이 되어 있었어요. 기왕에 옛이야기를 풀어 엮는 일을 하게 되었으니 내가 사는 용인의 이야기를 해보자는 생각에 경기도 지역을 맡게 되었습니다. 이야기를 풀어 엮는 중에 이야기의 완성도가 떨어져 책에 싣지는 못했지만 용인 석성산의 유래나 메주고개니 어정이니 하는 지금 살고 있는 주변 동네의 이름과 자주 다니던 곳의 지명과 유래가 나올 때는 반갑기도 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이곳이 아주 두텁고 오랜 시간들이 그리고 이야기를 이어온 많은 사람들의 삶이 쌓여 있는 곳임을 새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2. 대개 옛이야기라고 하면 어린이들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이 책은 어린이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진 않습니다. 왜 어른들도 옛이야기를 낭송해야 할까요?
옛이야기라고 하면 어린이를 위한 것이라는 생각은 듣는 사람을 중심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낭송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이 주체가 되는 것입니다. 학교가 없던 때에 이야기는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지혜를 가르치는 방법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이런 어른들의 역할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물론 그 자리를 각종 미디어가 메우게 되면서 교육의 대상인 어린이만이 남게 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서문에서도 밝혔듯이 옛이야기는 어른들의 오락이었습니다. 마을 정자나무 아래에서 혹은 장터에서 혹은 힘든 농사일을 하는 중간에 즐기는 놀이였고 또한 공동체를 지키는 지혜가 되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야기 내용 또한 어른들이 사는 세상의 이야기가 대부분이며 간혹 아이들이 읽기에 부적절한 내용들까지 섞여 있습니다. 그럼에도 또한 판타지나 해학적 요소 그리고 도덕적이고 교훈적인 내용만을 간추려 아이들이 읽는 전래동화로 엮은 것이 옛이야기라는 인식은 잘못된 것입니다. 물론 『낭송 경기도의 옛이야기』는 어린이와 어른들이 함께 읽을 수 있도록 엮었습니다. 그러므로 소리로 만나는 옛이야기 낭송은 세대를 이어주는 매개로서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3. 『낭송 경기도의 옛이야기』를 풀어 읽으시면서 느끼신 여타의 지역과 다른 경기도 옛이야기만의 특징을 한 가지만 꼽아 주세요.
경기도는 도읍지 주변에 있는 도시들입니다. 그렇기에 여러 지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입니다. 심지어 중국의 사신들과 상인들까지도 드나들던 곳이지요. 그래서 오래된 토박이들이 모여 사는 촌락공동체의 특징이나 관습보다는 양반과 벼슬에 관련된 그리고 다소 삭막한 도시 주변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많다는 점이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양반을 골탕 먹이는 하인이나, 벼슬을 빙자해서 사기를 치거나 사기를 당하는 사람들, 벼슬을 구하고자 하는 몰락한 양반들과 양반이 되고 싶은 사람들의 간절한 바람 등이 이 지역 이야기 속에 깊게 깔려 있습니다. 운 좋게 암행하는 임금을 만나 행운을 얻는 이들의 이야기도 간혹 끼어 있는데, 이것 역시 긴 시간 조선의 도읍지였던 한양 주변 지역이기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일 것입니다. 그중 서울 가서 3년을 구르면 벼슬을 한다는 허황한 이야기를 믿고 상경하여 3년을 하루같이 구르기를 하다가 암행하던 임금에게 그 노력과 끈기를 인정받아 고을의 사또가 되어 금의환향하는 해학적 이야기는 시골사람들의 한양에 대한 생각이 어떠했는지를 풍자하고 있습니다.
서울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던 70년대 도시 변두리 지역 소시민들의 거칠고 열악한 삶들이 연상되기도 합니다. 타 지역의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지역적 특징은 여러 이야기들이 섞여서 하나가 되는 변형된 이야기를 만들어진 이야기들이 많다는 점입니다. 작게는 2개에서부터 많게는 원 이야기를 구별하기 어려운 것들까지 다양한 버전들이 있었습니다. 또한 중국의 이인들이나 사신들의 이야기는 해학적으로 풍자하기도 하고 중국 사람의 어리석음을 드러내는 이야기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그들이 내는 허황된 문제를 지혜롭게 해결하거나 겨루기에서 이기는 이야기들은 옛 사람들이 중국인들에 대한 감정이 어떠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4. 선생님께서 풀어 읽으신 이야기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옛이야기를 소개해 주시고, 이유는 무엇인지 말씀해 주세요.
경기도 수원과 화성시의 이야기입니다. 수원은 융·건릉과 수원화성이 있는 곳입니다. 이들을 건설할 당시 정조임금은 많게는 한 달에 29번을 다녀갈 정도로 행차가 잦았다고 합니다. 그것으로 말미암아 수원 사람들이 겪게 되는 이런저런 이야기가 인상적입니다. 수원과 화성이라는 지역에서 정조임금이라는 한 인물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모아 엮은 부분으로 왕의 효행에 얽힌 이야기와 수원 사람들이 받은 혜택에서 고충까지 특별한 사연이 담긴 이야기입니다. 임금의 행차는 집안에서조차 맘 편히 쉴 수가 없게 된 사람들의 집 구조를 바꾸어 버리기도 하고 혹은 새로운 마을 하나를 만들게도 합니다. 한양에 과거를 보러 오는 길목이 된 병점에서는 그들을 대상으로 한 상인들의 온갖 상술이 판치고, 임금의 지나친 수원사랑은 사람들에게 수원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를 만들기도 합니다. 이렇듯 수원이라는 지역의 숨겨진 이야기는 제게 새로운 발견이었습니다.
한편, 전체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옛사람들의 낯선 사람에 대한 환대였습니다. 집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간인 듯 했습니다. 과객이 문을 두드리면 사정 불문하고 재워 줘야 하는 것은 불문율과 같습니다. 궁핍한 살림이지만 풀죽이라도 나눠 먹으며 양이 부족할 때는 자신이 굶더라도 손님에게는 내어 줍니다. 하물며 어느 집은 손님이 들지 않을까 걱정하여 환대한다는 뜻을 표시해 두기도 합니다. 그리고 입장이 바뀌어 내가 과객이 되었을 때는 어떤 집이든 재워 주길 당당하게 요구합니다. 옛이야기 속 그곳은 현재의 우리와는 너무나 다른 진정한 강자들이 살고 있는 환대의 공간이었습니다. 누군가 문 두드리는 소리에 두려워하고 경계하는 마음이 앞서는 현실에서 그곳은 참 낯설기도 하고 인간에 대한 믿음이 아직 존재하고 있는 곳이기에 따뜻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 책을 함께 낭송하면서 이러한 환대의 삶이 조금이라도 회복되기를 바라봅니다.
5. 마지막으로, 이 책을 독자들이 어떻게 활용했으면 좋겠는지 말씀해 주세요.
낭송은 이야기만 있으면 어느 곳에서든 소통의 장을 만들 수 있습니다. 또 옛이야기는 세대를 이어주는 매개가 되기도 하고 살면서 부딪히는 문제들에 지혜를 구할 수 있습니다. 이 둘이 만난 것이 『낭송 경기도의 옛이야기』입니다. 몸을 통해 전해지는 목소리는 사람들의 마음을 전하기에 더없이 좋은 도구가 됩니다. 함께 소리 내어 읽고 암송하고 또 다른 사람들에게 들려주기도 하는 가운데 서로의 마음이 통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처럼 이 책이 함께 즐기는 책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책 읽는 소리를 잃어버린 어른들도 노래처럼 연극처럼 읽을 수 있고 친구에게 아이들에게 들려줄 수도 있는 이야기가 되길 바랍니다. 또한 낭송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고 함께하는 것이기에 마을이든 학교든 집이든 어느 곳이든 따뜻한 이야기를 풀어 놓고 한바탕 웃을 수 있는 장소로 만들어 줍니다. 이 책이 경기도뿐 아니라 사람이 모인 곳이면 어디서든 풀어 헤칠 수 있는 이야기보따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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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샘이 경북이야기를 풀어내셔도 맛깔 났을 것인데^^
샘 다시 한 번 축하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