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8회차 후기

  지난 시간 읽은 <대념처경>은 불교수행의 시작과 끝이라 할 수 있는 염처수행, 4념처 수행이다.

 근본 불교의 수행법은 37조도품으로 구체적으로 다시 나눠지기도 하지만, 4념처 수행의 연장이며 4념처 수행으로 집약된다. 그래서 4념처 수행법은 유일한 수행법이라기 보다 열반에 이르는 가장 직접적인 수행법이라 할 수 있다. 수행은 ‘나’를 잘 관찰하고 자각하는 것이다. 몸에 대해 관찰하고 바르게 알아차리는 신념처, 지금의 느낌에 대해 관찰하여 ‘느낌이 있구나’로 머무는 수념처, 마음에 대한 심념처, 불도와 관련한 현상에 대한 법념처 이 네가지를 관찰하고 바르게 알아차리면 집착과 갈애에서 벗어나 아라한이 되거나 불환과에 이를 수 있다.

 관찰과 알아차림에 있어 붓다는 ‘안’과 ‘밖’을 말하는데 이는 ‘나’뿐 아니라 ‘타인’을 의미한다는 것이 내겐 새삼 또 깨달음이었다. 명상은 나와 타자를 관찰하는 것이다. 그러니 명상은 가부좌를 틀고 혼자의 몸과 마음을 챙기고 다짐하는 것만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타인과 마주치는 일상에서도 이루어져야 한다. 삶이 수행인 것이다. 삶이란 모든 타인이나 다른 존재들과의 부딪침이고, 괴로움도 기쁨도 그 관계들 속에서 이루어 지는 것이니 당연한 것이다.

 동학들은 일상에서 몸과 마음을 들여다 보고 머물러 알아차리는 경험들을 메모에 남겼고, 이런 체험의 연장을 위해서 다음시간에는 셈나 시작 전에 같이 명상하는 시간을 가져 볼 것이다.

 <곰브리치의 불교강의>에서는 베다전통에 대응한 붓다의 사유 중에 불에 관한 것이다. 베다에서 신으로 우상으로 지켰던 불에 대해, 붓다는 비유적으로 모든 것이 탐진치의 불에 타오르고 있고, 불을 끄는 것이 열반에 이르는 길이라고 설했다. 갈애와 집착을 일으키는 덩어리들이 마치 연료가 되어 욕망의 불꽃으로 타오르고 있으니 그 연료를 그만 넣어 타오르는 불을 꺼지게 해야 한다고 했다. 또 베다에서 존재의 근본인 아뜨만이라 하는 것은 없으며, 단지 연기에 의해 작용하는 것이라고 했다. 우리의 의식이라는 것도 본래 존재했던 것이 아니라, 인연으로 조건지어지는 작용, 항상 ‘어떤 것에 대한 의식’이라고 했다. 붓다가 말하는 해탈은 의식이 없이 고요함에 삼매에 머무는 것(사마따)만을 말하지 않는다. 관찰 후에 알아차림(위빠사나), 지(止,집중)와 관(觀,통찰)을 다 되어야 열반에 이를 수 있다고 했다.

 그동안 경에 집중했던 우리가 길의 중간에서 헷갈리고 있어 다음 시간에는 곰브리치샘의 강의에 좀더 귀기울이기로 했다.

다음주에는 <디가니까야>,전륜성와사자후경과 <곰브리치의 불교강의>10장,11장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