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있는가?> 2회차 후기

단지
2021-08-12 10:59
298

후기보다 세미나 감상에 가까운...

 

이번 주에도 12개의 공안을 두고 각자의 질문과 해석으로 세미나를 했다.

각각의 공안들은 선사들이 수년을 안고 수행하여 깨달은 것이니

애초에 그들을 다 이해한다는 것은 무리인 줄 알았기에, 거기까지 욕심을 부리지는 않으려 한다.

하지만, 그 중 하나만이라도 나의 화두로 가져와 깨달음이 될 수 있기를

하는 소망으로, 그리하여 생활의 지반이 조금이라도 바뀌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공부에 임한다.

 

이런 나의 소소한 소망과는 무관하게,

저자는 2부에서도 공안들을 통해 주인된 삶, 자유로운 삶을 살 것을 역설한다.

자신의 눈으로 세계를 볼 줄 알고, 횡설수설 오도송도 나와 계합해 읊조리는 것이 의미 있는 것이다.

본래의 마음(불성)은 공으로 존재하는 것이기에 고통이 깨달음의 희열이 되기도 하고,

선과 악을 구별하지 않고, 인과의 밝힘보다 연기적 삶을 받아들이면 그것이 열반이다.

그렇다고 제멋대로, 아무렇게나 사는 어리석음을 버리고,

제대로 알아차리는 지혜를 얻기위해 근기를 가지고 수행하는 것이다.

경전에 의지하지 말고, 언어의 그물에도 걸리지 않고, 깨달음에 집착하지 않는 것이

진정 깨달음을 얻은 주인된 삶이다.“

대략 저자의 해석은 이렇다.

너무 초인적인데ㅠㅠ

그래서 우리의 논의는 나의 삶은 주인과 노예의 어디쯤인가? 상근기의 노예?정도^^

공부하는 나의 삶은 어느 만큼 실천적인가? 아니 이걸 내 삶으로 옮겨 올 수는 있으려나?

그리고 선공부의 버거움! 그래도 일보의 진보(?) 혹은 전환이 있었음으로 흘렀다.

 

우리의 일상은 파도타기와 같다. 큰 파도이기도 작은 파도이기도 인연에 따라 주어지는 대로 즐겁게 타면 된다.

당연히 넘어지고 넘어진다. 타는 것보다 더 많이... 그러면 다시 일어나면 되는 것이다.

삶이 바다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이 아니라 파도를 타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슬퍼할 일이 아니니깐...

이런 논의도~

 

공안을 접하면 다시 깜깜해지며 감을 잡지 못하고 헤매게 되지만,

선공부는 알고 있던 지식, 나의 인식체계를 흔들어 깨우는 것같다.

셈나 중에 "전혀 모르는 것에 부딪혀서 자빠져야지 안다는 오만에서 벗어나 겸손해 질 수 있다는,

그것이 선험적 체험이고 그리하여 삶의 지반을 흔들리는 깨달음도 온다"는 말씀이 무척이나 위로가 된다.

그럼 아직 더 자빠져도 된다는... 그리고 같이 자빠지니 덜 아프고, 같이 또 일어날 수 있다는...

 

다음주는 대체공휴일을 핑계로 하루 쉬었다 갑니다~ 충전해서 또 같이 자빠져 보아요.

233부로 만나요~

 

 

 

 

 

댓글 2
  • 2021-08-13 17:12

    맞아요! 매도 같이 맞으면 덜 아프고, 자빠지는 것도 같이 자빠지면 덜 창피하고.... ㅋ

     

    저는 지난 시간 

    "나는 그래도 1보는 나간 거 아닐까?" 싶어서 힘이 났어요.

    뭐 착각이래도 하는 수 없어요. 그렇다 생각하고 앞으로  2보 3보 막 나갈꺼니깐요. ㅎㅎ

     

  • 2021-08-15 18:35

    무문관의 공안 중에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공안들이 꽤 있어서 

    그동안 막연히 그러려니 하고 생각해왔던 것을 좀더 세심하게 생각해보고 살펴보는 기회도 되는 것 같아요.

    이번에 저한테는 '달마안심' 공안이 좀 특별하게 다가왔어요.

    달마와 2조혜가의 문답이니만큼 선불교를 이야기하는 자리에서는 달마와 양무제의 문답인 '불식'과 함께 빠지지 않는 공안인데요.

    '불식'보다 훨씬 더 강렬한 파토스가 있어서 한번 듣고나면 잊혀지지 않는 문답인 것 같아요.

    아마 일상생활에서 저 역시도 '불안'을 자주 경험하기 때문에 들을 때마다 새롭게 느껴지는 것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그런데 내가 느끼는 불안과 혜가의 불안은 같은 것 같기도 하고, 다른 것 같기도 해요. 

    혜가는 자신의 마음이 편치 않은 것을 훨씬더 깊이 심연까지 탐구하려 한 것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도 들고요.

    전에는 달마가 '네 마음을 가져오라'고 한 말에 주목했는데

    이번에 읽으면서 그 불안한 마음을 '아무리 해도 끝내 찾을 수 없다'고 답한 혜가가 참으로 놀랍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불안의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지만, 불안한 마음을 끝내 찾지 못하는 건 아무나 하는 경험은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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