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영성] '육조단경' 1회차 후기

오이도
2021-06-22 15:27
316

육조단경의 첫 시간은 저자인 육조 혜능선사가 살아가던 시대에 대한 요요님의 잔잔한 설명으로 시작되었다. 혜능선사의 제자 중에 남악 회양과 마조 도일은 들어보았지만, 육조단경의 실제 편집자로 추측되는 하택 신회라는 흥미로운 인물에 대해 처음 접하는 기회가 되었다.  아울러 인간사의 많은 일들이 시대적, 역사적 구성물이라는 것과 훌륭한 제자를 많이 두는 팀이 반계로 밀려나지 않는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육조 혜능의 등장은 선종이 중국 불교사의 주류로 부상함과 아울러 ‘선정’에서 ‘지혜’로 수행의 선풍이 중심이동하게 된다. 이것은 사건에서 ‘사건의 해석’으로 중심이 이동함을 의미하며, 해석에 따른 ‘인식’이 중요해짐을 뜻한다. 우리들의 ‘마’음은 보편적이고 동일한 이미지를 만들어 사건, 사물을 기억하고, 그런 기억한 이미지를 통해 사건, 사물을 재현하여 인식하는 ‘패턴화된 인식’을 한다. 이러한 인식의 ‘일반(法)화)‘의 과정은 인식한 것을 판단하는데 소요되는 노력과 시간을 줄여주는 긴요한 효용이 있다. 때문에 “ 그걸 왜 버려..그것도 만들고 준비하는데 얼마나 어렵게 노력했는데..”라는 자작나무님의 가벼운 투정에 대해 적지 않은 사람들의 공감하는 웃음이 나온 이유일 것이다.

이러한 패턴화된 인식은 현재의 인식을 과거에 형성된 인식을 통해 왜곡시키기 때문에 그것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발 더 나아가 ‘오염된 인식’이라는 표현까지 한다. 하지만 우리의 인식에 뿌리깊이 작용하는 것들은 그것의 효용가치가 인간의 생존에 도움이 되며, 본능에 가깝기 때문에 내려놓기가 그리 녹록치 않은 일일 것이다. 그럼에도 반야의 지혜를 얻는다는 것은, 이러한 ‘패턴화된 인식’을 내려놓는 것에서 시작된다. 앞으로 조~금 더 나아가 보자,,^^

 

(다음 주는 정화스님이 풀어 쓴 ‘ 육조단경’ 2장의 16절 (180p)까지 읽고 질문을 메모로 정리해 오시면 됩니다.. .^^.)

댓글 3
  • 2021-06-23 09:57

    ㅎㅎ진짜 어떻게 만든 건데, 그걸 버리라고 하시니~^^

    공을 배우면서 무상과 무아에서 나라는 상을 버리라고 하시더니,

    이제 무념으로 패턴화된 인식을 버려야 하는 건가요?

    이번 시즌에도 같이 한번 깨고 버려보죠~

  • 2021-06-23 13:03

    세미나할 때 저는 나카자와 신이치의 <대칭성 인류학>을 떠올렸는데요. 다시 찾아보았습니다.

    나카자와 신이치는 <대칭성 인류학> 에서 불교는 유동적 지성의 작용에 주목한다고 말합니다.

    불교의 '마음'에 대한 관심은 바로 유동적 지성의 작용에 대한 관심이라고요.

    불교에서도 선불교만큼 마음 자체에 정면으로 부딪친 불교가 없으니.. 어쩌면 나카자와 신이치 식으로 말하자면 우리는 이제 막 유동적 지성의 세계를 본격 탐구하기 시작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의식=유동적 지성이야말로 지혜의 보고인데, 무심이란 바로 그 억압당하지 않은 '무의식'의 상태를 말하는 것이라고 하네요.

    <대칭성 인류학> 5장에는 달마대사의 말을 편집한 <무심론>이 인용되어 있습니다.(꼭 다시 읽어보셨으면 좋겠어요.)

    "그저 보고 듣고 기억하고 아는 그대로가 곧 무심인 것이다. 보고 듣고 기억하고 아는 것 말고 어디 따로 무심이 있겠느냐?"

    무심은 얼굴도 없고 형태도 없습니다. 무심을 무념으로 바꾸어도 자연스럽게 읽힙니다.^^

     

    그러니 무심과 심의 복논리를 떠올리며, 패턴화된 인식(심)에 대해 너무 아까워하지 말아요.ㅎㅎㅎ

     

     

  • 2021-06-23 13:55

    '패턴화된 인식'이란 말이 패턴화된 인식으로 고정시키는 것 같아요.
    '패턴'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그 인연에서 가장 '적합한(바른) 행동(분별)'이라고 보면, 그 패턴도 다 다른 양상의 패턴이지 않을까요? 한결같이 똑!같!게! 작동하는 패턴은 아닐테니까요. 

    단 어떤 결과를 고집하고, 일어난 감정에 집착하지 않는 등등을 잘 한다면 : 잘 알아차리고 있는거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각각의 '패턴'은 다 다른 '패턴'인거죠.... ㅎㅎㅎ;;;(뭔소리인지)

     

    암튼 그렇다고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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