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2 <니까야강독> 3회차 후기

토용
2021-09-19 00:25
181

 

본격적으로 니까야를 읽기 전에 『아함경』을 읽은 것이 참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안 읽었다면 낯설어서 무척 당황했을 듯싶었는데, 그래도 『아함경』을 통해 전체적인 구조와 내용을 스케치할 수 있었다.

 

니까야 1편은 ‘부처님 그분’이라는 제목처럼, 붓다의 출가와 깨달은 이후 설법을 하기로 결심하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대화체로 이루어져 있어 읽기에는 그다지 어렵지 않았지만, 처음 들어본 이름들과 익숙하지 않은 발음 때문에 더디게 읽혔다. 두 권의 경을 다 읽을 때쯤이면 익숙해지리라.

 

또 하나 답답한 것은 붓다 당시의 인도에 대해서 무지하다는 점이다. 당시 인도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모르다보니 입체적으로 해석하기가 힘들다. 그래서인지 붓다가 출가를 결심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도 쉽게 수긍이 가지 않았다. 붓다는 스스로 말하기를 매우 편안한 생활을 했는데, 늙음과 병듦과 죽음을 자각하고 출가를 한다.

 

‘재가의 삶이란 막혀있고 때가 낀 길이지만 출가의 삶은 열린 허공과 같다. 재가에 살면서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고 지극히 청정한 소라고둥처럼 빛나는 청정범행을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니 나는 이제 삭발을 하고 가사를 입고 집을 떠나 출가하리라.’

 

짧은 소견으로 추측할 수 있는 것은 당시 인도의 사회에서는 출가하여 수행자의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 길이 결코 쉽지 않은 길이라는 점뿐이다. 출가 이후 붓다는 육체적 고행의 방식으로 수행을 하다가 중도의 깨달음을 얻었다고 했다. 당시 인도의 종교와 사회에서는 수행이 삶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나보다. 깨달음을 얻는 방법으로 수행을 강조하고 있으니까. 감각적 욕망을 떨쳐버리고 색계에서 구족하여 머물게 되는 四禪과 무색계 선정인 四處는 모두 수행을 통해서 얻어지는 단계들이다. 각각 어떤 단계라고 붓다가 말씀은 하지만 정확히는 경험해보지 않았으니 상상도 안 된다. 어쨌든 깨달음의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텐데 수행의 방법을 통하는 것은 당시 인도의 사회모습과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 같다.(나의 잘못된 뇌피셜일까? 갑자기 인도 역사가 궁금해진다)

 

이 책이 초기불교경전이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인간 붓다를 느낄 수 있었다. 깨달음을 얻은 후 설법을 망설이는 부분에서였다. 사람들이 자신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면 스스로 피로하고 성가실 뿐이라고 생각한 붓다. 중생구제의 아이콘으로 알고 있었는데? ㅎㅎ

마음을 바꿔 돌아가실 때까지 열심히 설법을 하셨으나 2500년이 지나도록 불쌍한 중생들은, 아니 적어도 나는 여전히 붓다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살고 있다. 이 책을 다 읽을 때쯤이면 조금은 알 수 있게 될까?

 

 

댓글 4
  • 2021-09-23 13:51

    맞아요.. 대승불교권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붓다는 인간 이상의 신격화된 아우라를 갖고 있죠.

    그런데 <니까야>는 인간붓다를 확실히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만큼

    인간 붓다와 함께 붓다의 시대에 대해서도 함께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것 같아요.

    음.. 일단 호기심과 궁금증 해소차원에서 가볍게 카렌 암스트롱의 <축의 시대> 인도편을 훑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제가 언젠가 읽으리라는 도서목록에  라다 크리슈난의 <인도철학사>를 넣어놓고 있는데..

    같이 읽자고 하면, 아마 모두들 손사래를 치시겠지요?^^

    • 2021-10-05 11:34

      <인도 철학사>.....  한길사에서 나온  4권이네요.^^;;

  • 2021-09-28 11:50

    그런데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는 격으로 니까야를 읽다 보니 뭔가 참고서적을 읽어야 할 것 같기는 합니다.

    인도철학사를 같이 읽자고 하시면 손들께요.ㅎㅎ

    • 2021-10-05 22:44

      맞아요.  참고서적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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