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가도 악몽도 없는 삶을 위하여

지각생요요
2021-05-13 13:03
219

헉! 지난 주 세미나 후기를 내가 올리기로 한 걸 까맣게 잊고 있었다.

늦었다는 걸 깨닫고 오늘 세미나 시작 전에 허겁지겁 쓴 세미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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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우리가 읽은 부분은 메리의 동료 리타코언이 메리의 아버지 스위드를 찾아오는 것으로 시작하여 다시 5년 뒤 리타코언이 메리가 살고 있는 곳을 알려주는 것으로 끝난다.

68년 미국의 반전운동의 위세가 얼마나 대단했던지 <미국의 목가> 안에서 보면 폭탄테러가 무려 수천 건이 벌어졌다고 한다. 이들 청년들은 대부분 성공한 전문직이나 사업가의 자녀들이었다. 이들은 베트남 전쟁에 반대하고 반자본주의를 외치며 미국을 향해 폭탄을 던졌지만 결국 그것은 자신들의 부모를 향해 던진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나는 리타코언이 스위드에게 하는 짓을 보면서 쎈 것처럼 보이려고 내가 했던 여러 행동들을 떠올렸다. 그러니 그녀가 스위드를 모욕할 뿐 아니라 스스로를 존중하지 않는 것 같은 못된 짓이 놀랍기보다 오히려 이해가 되었다. 스위드가 메리의 폭탄에 놀란 것만큼은 아니었지만 나도 그렇고 과거에 범생이었던 내 친구들 역시 F가 가득한 성적표로 집안을 발칵 뒤집어놓거나 멀쩡하던 애가 지엄한 국법을 어겨 부모를 놀라게 했으니 말이다. 어느새 나는 소설 속의 스위드 보다 한참 더 많이 산 사람이 되어 이 글을 읽었다.^^ 그렇지만 여전히 스위드에 감정이입이 되지 않으니.. 참! 철딱서니가 없는 건지, 성공해본 적이 없어서 그런건지..ㅎㅎ

미국의 목가는 세상을 바꾸고 싶은 메리의 눈으로 보는 세상이 아니다. 미국을 사랑한 남자, 자신의 가족과 자식에 대한 사랑을 자신이 꿈꾼 미국의 목가의 일부분이라 생각했던 남자가 자신의 꿈 위에서 조용히 무너져 내리는 이야기이다. 이 소설은 미국의 격변기를 다루고 있지만 어디 이런 격변이 60년대 후반을 통과하던 미국에만 해당되겠는가?

스위드도 메리도 나도 언제나 변화를 통과하며 산다. 그런 줄 누구나 다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변화 속에서 변치 않는 어떤 것에 대한 기대와 희망-망상을 다 놓아버리진 않는다. 늘 그것이 힘이 되기도 하고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그것이 아름다운 것이라 생각하고 매달리면 매달릴수록 대개의 경우 우리가 꿈꾼 목가가 악몽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그러하며, 가족관계라든가, 아니면 높고 높은 이상과의 관계 역시 마찬가지이다. <미국의 목가>에서는 그렇게 매달리는 것의 허망함에 대한 이야기가 좀 더 이어질 것 같다. 그래서 사실 3부에 접어 들면서 조금 지루해지기 시작했다.ㅋ

댓글 1
  • 2021-05-17 18:15

    쎈척하려고 했던 짓들 ㅋㅋㅋ

    그래봤자 우리는 열여섯 메리에게 명함도 못내미는 정도였죠 

    스위드가 말하는 '합리' 그것이 무엇이길래 그렇게 매달리는지 

    마지막 남은 부분은 뭔가 답답함을 풀어줄지 모르겠네요

    아마도 아닐거라는 불안감이?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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