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목가> 1차 후기 - 누군가를 안다는 것

여울아
2021-05-06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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퓰리처상을 수상했다는 필립 로스의 <미국의 목가>는 여러 모로 나를 당황시켰다. 

먼저 화자는 어린 시절을 회상하고,

자신의 영웅이자 모두의 선망의 대상이었던 스위드를 만난 후

자신이 잘못 생각했다!!고 여러 번 고백한다. 그러다 스위드가 암으로 죽는다.

화자는 동창회에서 만난 친구들과 그의 주변인들로부터 그와 그의 딸 메리에 관한 이야기를 접한다.

그러더니 갑작스럽게??(드림이라는 노래?) 화자는 사실주의적 연대기에 입각해서 스위드의 이야기를 쓰겠다고 한다.  

이 때부터 나는 도대체 누구의 눈으로 이들 부녀의 일상을 엿보는 것인지 헷갈렸다. 

이들 부녀의 오랜 전 은밀한 이야기에서는 혹시 화자가 이들 별장을 방문해서 일기장이라도

발견한 것 아니냐고 했더니, 세미나 회원들 모두 너무 나갔단다!!

적어도 <페스트>에서는 화자가 메모를 발견하고 이야기를 전한다고 밝히건만... 

1부 후반부부터는 스위드의 가족이 어떻게 딸을 키우고 또 딸과 어떻게 불화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아니, 누가 얘길 해주는 거야? 이 불화가 맞는 거야? 아니라는 거야? 

주변인들로부터 전해들은 스위와 그 가족에 대한 수많은 정보들은 과연 얼마나 믿을만한 이야기일까? 

 

산다는 것은 사람들을 오해하는 것이고, 오해하고 오해하고 또 오해하다가,

신중하게 다시 생각해본 뒤에 또 오해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서 우리는 우리가 살아 있다는 것을 안다.

우리가 틀렸다는 것을 알면서, 어쩌면 사람들에 관해서 맞느냐 틀리느냐 하는 것은 잊어버리고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사는 것이 최선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말로 그렇게 할 수 있다면......

그래, 그건 정말 복받은 거다.(62p)

 

저자는 나의 의심병에 쐐기를 박는다.

누군가에 대해서 "맞고 틀리고가 뭐가 중요해?"

우리가 누군가와 만난다는 것은 오해의 연속이다. 결코 우리는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없다!!

 

"내가 잘못 생각했다. "

화자는 중간중간 이렇게 고백한다. 나는 더 헷갈리기 시작했다.

화자가 여러 번 자신의 오해를 뒤집어 결국에는 스위드라는 인물의 진실에 도달했다고 생각했는데...ㅠㅠ 

어린시절 유대인 마을의 영웅이자 선망의 대상이었던 스위드가 그의 딸의 일탈로

딸과 불화하며 불행한 삶을 살았다???  이 조차도 나의 오해인가? 

그런데 앞으로 펼쳐질 스위드의 이야기가 그렇게 단선적이거나 간단치 않은 것 같으니 말이다. 

이로써 필립 로스는 사람을 안다는 것이 이토록 오해의 연속이라는 것을 독자에게 보여주려던 것일까?  

아무튼 스위드와 그의 가족 이야기는 내게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댓글 1
  • 2021-05-07 00:08

    여울아님의 리액션을 보는 것이 소설 읽기보다 재미있네요 ㅋㅋㅋ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김수영의 시가 떠오르더라구요! 

    "얻는다는 것은 곧 잃는다는 것이다."  점점 문학적인 갬성이 품품!!! 하네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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