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인더스트랩2:허먼 멜빌의 <모비딕>: 첫번째 후기: 미끼를 문 다섯 마리 쥐

초록
2020-11-16 01:43
396

 (위험한?) 미끼를 문 다섯 마리 쥐

메인 프로그램은 서생원에서 새로 시도해보는 작은 세미나 - <치즈인더트랩> 이에요!!  책은 언제나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때로는 표지가 예뻐서 다가갔다가, 그만 덫에 걸려버린 것 처럼 빠져나올 수 없을 때가 있죠! 그렇다면 해야 할 일은! 책을 읽어버리느 것! 먹어치워버리는 것! 서생원과 함께 야금야금 읽어나가는 작은 세미나 - <치즈인더트랩>입니다. -- (06/18 7월의 서생원 소개글에서 by 우현)

 

 이게 몇 년만인가 !!  세미나를 마치고 아무 생각없이 (게다가 난 30분이나 늦게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먼저 숙제를 하겠노라고 손을 들었지만, 어디서 글을 써야하나 ~ 막상 문탁 홈피의 글쓰기 페이지를 찾으려니..@@  삐뚤빼뚤 경로를 찾았고, 겨우 비뚤배뚤 타이핑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 알았다. [서생원]의 작은 세미나 <치즈인더트랩>을....   하긴, 예전에도 문탁에서 하는 공부에 대해 뭘 알고, 내다본 큰그림(줄기)은 알고 했었나 ? 그냥 했을 뿐이었지... ^^

 

<모비딕> 의 첫 문장이 멋지다.  내 이름은 이슈마엘 (Call me, Ishumael !).

주인공인 이슈마엘은 망명자, 추방자를 의미하는 성서의 인물인 이스마엘에서 가져왔다. 그런 그가 바다를, 물을 좋아한 건 달리 이유가 있었단다. "노예의 발꿈치와 말굽에 잔뜩 파인 흔해 빠진 도로를, 길로 뒤덮인 땅을 경멸했다. 대신 어떤 흔적도 용납하지 않는 바다의 도량을 찬미했다." 물이라는 것, 당연히 사람들은 물이 있어서 물이 있는 곳에 자석처럼 끌려 가는 것이다. 만약 나이아가라 폭포에 물이 없다면 모두가 허사일 거라며, 이해하기 쉬운 예를 들었다.

 

지은이 멜빌은 나이 스물에 이미 상선을 탔고 포경선에 해군까지 5년 동안 남태평양을 누볐다. 그리고 난 이후에 <모비딕>이 나왔다.

그는 여기에 어마어마하게 방대한 양의 고래에 관한 해박한 지식을 쏟아내는 데, 실제 포경선을 타고 식인종 원주민들 틈에서 생활했던 경험들과 교사에서 포경선의 선원이 된 상황들 모두가 그의 실제 경험에서 만들어진 설정이다. 이 책은 거의, 자전 + 그의 꿈을 그려놓았나보다. 사실 책 제목은 모비딕인데, 주인공이 이슈마엘인가, 모비딕인가 ? 모비딕은 언제 나오는 거지 ? 좀 더 읽어보고…

 

17세기 영국과 네덜란드, 북극해에서 시작된 포경이 18c~19c미국의 뉴잉글랜드로 옮겨갔고, 그 중의 뉴베드퍼드-낸터킷은 소설 모비딕의 배경이 된다. 물론, 이후에 모비딕이 나타나면 태평양 어디로 옮겨갈 지도 모르겠다.

 

미국 남북전쟁이 1861~1865, 모비딕 출간이 1851년이니 미국에서 노예제로 인한 갈등이 한창 심했을 때였겠다. 노예 출신의 흑인이나 가난한 이민자들이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포경선을 탔다고 하는데, 망명자, 추방자, 방랑자를 자처한 이슈마엘은 그래서 굳이 본인은 돈을 지불하는 승객이 아닌 노동의 대가를 받을 수 있는 선원으로 승선한다고 한다. 게다가 이물(앞쪽)의 갑판에 서 있어야 맑은 공기를 마신다고, 고물(뒤쪽)에 서 있는 선장은 앞 갑판의 선원이 뱉은 공기를 마시게 된다나 어쩐다나..

“우리 중에 노예 아닌 자 누구인가 ?, 침실의 난로는 부자들의 사치스러운 불편에 불과하며, 담요만으로 바깥의 차가운 공기를 막고 몸의 아늑함을 느껴야 한다고. 그렇게 하면 북극의 얼음 덩어리 안에서도 따뜻한 불꽃처럼 누워 있을 수 있다. 배가 가라앉을 것 같은 판에는 죽음을 생각할 시간이 없다. 오로지 살아날 궁리만 했다. 사람들은 뭔가 잘못됐다는 의구심이 들어도 이미 그 일에 너무 깊이 발을 담근 나머지 은연중에 의구심을 스스로 은폐할 때가 많다. “  날것 그대로 드러내는 이 치열한 말들이 좋다.

 

누구의 이름 하나도 무의미하지 않게  전부 은유로 만들어졌다. 피터 코핀(베드로의 관), 체러티 (자선) 아주머니 …

매플 목사의 설교단 같은 것들이라거나 모든 사물에 대한 묘사는 너무 치밀하게 그 공감각을 잘 설명하여,  실제로도 그 묘사를 따라한다면 그대로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고, 그 형상은 이미 머리 속에 집을 짓고 있다.

 

기독교인들은 나름 이 책을 읽기에 수월할 거 같다. 성경 무식, 역사 무식, 한자어 무식인 나는 검색엔진이 없인 읽어나갈 수가 없었고 덕분에 처음에 읽는 데 시간이 좀 필요했다. 퀴케그가 등장하여 이슈마엘과 우정을 만들어가는 부분부터는 비로소 읽기에 진도가 나갔다.  

 

요요샘은 생각보다 빨리 읽혀서 깜짝 놀라셨다고 했다. 인디언샘은 너무 재밌어서 벌써 24장까지 읽고 계시다고 했고, 산책님은 퀴퀘그와의 우정으로 인해 요즘 산책님의 우정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고 했다. 물방울은 연극을 해보고 싶은 의지가 마구마구 불타올랐다고 했다. 역쉬 !!!!

捕鯨 은 包莖 과는 다른 것이다. 하지만, Moby 초(超) Dick(놈, 녀석 & A man's dick is his penis) 이라고 하면 아마 XX (같은 놈) 정도의 어감으로 보기도 하나봅니다...ㅋ

 

다섯 마리 쥐들은 덫에 걸렸다. 치즈(모비딕) 맛에 흥분하기 시작했고, 야금야금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과연 그들은 도약으로 비상할 것인가, 끝없는 허무 속으로 침잠할 것인가 ???

 

다음 시간부터는 7시 30분 부터 시작합니다. 47부까지 읽어옵니다.

 

 

 

댓글 5
  • 2020-11-16 16:13

    우울한 청년 이슈마엘로 하여금 '울화를 떨치고 피를 돌게하는 바다'가
    코로나 블루라 불리는 우리의 울화에도 효과가 있을까?
    초록님이 잘 이야기해 주었듯이 출항을 준비하는 첫 시작은 아주 좋았다!
    다음 세미나에서 우리는 드디어 고래잡이 배 피쿼드호를 타고 낸터컷을 떠나 바다로 갈 터이다.

    이슈마엘의 성격은 대충 파악했다. 그렇다면 또 다른 주인공 에이해브는?
    아직은 그의 그림자도 만나지 못했다.
    다만 몇몇 힌트가 주어졌을 뿐.
    "에이해브 선장은 오만하고 불경하다 못해 신 같은 사람이지."(펠레그 선장의 말)
    "그가 명령하면 재깍 움직여야 해. 나와서 고함치고, 고함치곤 사라진다. 이 정도가 애이해브에 대해 하는 얘기들이지.
    예언대로 지난 항해에서 다리 한 쪽을 잃은 것에 대해서는 못들었겠지? 못들었을거야.
    그래도 다리에 대해, 그걸 잃게 된 사연에 대해서는 들었을 거야.
    그가 외다리고, 없어진 다리를 향유고래가 앗아갔다는 것 말이야."(거지행색의 사내 일라이저의 말)
    성격이 지랄맞고 오만방자하고 명령에는 즉각 따라야 하고, 외다리인 선장 애이해브, 그가 궁금하다.^^

  • 2020-11-16 16:43

    이제 막 에이해브가 갑판에 나타난 부분을 읽다가 ㅋㅋ
    난 목사의 설교부분을 다시 한번 읽었어요
    문장이 멋있네요!!!

  • 2020-11-16 17:29

    후기 테이프 끊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초록님.
    페이지 넘기기에 급급해서 무미건조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모비딕에 이번 세미나가 생기를 불어넣어주었답니다. 정곡을 찌르고 그러면서도 감성적이고 그런가 하면 또 유머와 위트가 넘치는 문장들의 보고라는 것을 이번에 다시 읽으며 알게 되었답니다. 전엔 모비딕 짝통을 읽었나봐요...

    저는 에이해브 선장을 상상하면 자꾸 보물섬이라는 만화의 실버 선장이 연상된답니다. 외다리지만 카리스마 뿜뿜 멋진 사나이일 것만 같아요.

    이름도 톡톡 튀는 퀴쿼그는 우리집 강아지처럼 넘 사랑스럽게 느껴져서 식인종이란 생각이 전혀 들지 않고 해골모양 쿠키나 초콜릿을 들고 다니는 것처럼 여겨졌답니다.

    드디어 이번 주 출항인데 3D 안경 쓰고 가상체험하듯이 신나게 달려보렵니다.

    함께 탑승하신 요요님 인디언님 새털님 초록님 물방울님
    준비됐나요^^

  • 2020-11-17 10:36

    저만 배를 못 타고, 바다를 못 보고, 고래 구경도 못하고......

    • 2020-11-17 11:21

      모타뽀트 타고 쌩쌩 달려오세요~ 내일 피쿼드호에서 만나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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