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논어> 관련

진달래
2020-12-08 15:39
418

북위의 균전제에 따른 토지 분배 (429년)

보유 노동력에 때라 토지를 할당받는데 사용권을 기준으로 두 가지 유형의 토지가 주어졌다. 

  1. 곡식을 재배할 수 있는 노전(露田)
  2. 옷감 생산을 위한 식물을 재배하는 토지 - 비단 생산을 위한 상전(桑田), 양잠이 불가증한 지역에 주어지는 마전(麻田)

토지를 할당받은 인물이 사망할 경우 원칙적으로 노전과 마전은 국가에서 회수, 상전은 영구보유를 인정 후손이 상속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뽕나무 과수원을 조성하려면 많은 시간과 투자가 필요한 점을 감안한 조치였다. - <폰글란의 중국경제사> p321

 

분열의 시대 동안 직물은 세금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으며, 기술적으로도 직물 생산에 상당한 발전이 있었다. 모든 가구에서 직물을 생산하도록 되어 있었다. 북중국 지역에서는 비단과 삼베, 남중국 지역에서는 모시를 비롯한 인피(靭皮)섬유 직물을 주로 생산했다. 북위시기에 비단 생산은 경제적 중심지인 중원지역에 집중되어 있었고, 삼베는 변두리 지역에서 주로 생산되었다. 대마, 모시, 칡 등에서 추출하는 인피 섬유는 길게 뽑아서 서로 꼬아야 비로소 실이 된다. 이는 목화나 양모처럼 짧은 섬유질로 실을 잣는 것과는 다른 방식이었다. 농가의 여인들은 집에서 이른바 "허리 베틀(腰機)"을 이용하여 직물을 생산했다. 식물의 섬우질을 이용하는 인피 섬유보다는 비단을 짜는데 더 많은 시간이 걸렸다. 인피 섬유 직물은 한 필을 짜는데 이틀 정도가 걸리는 반면에, 비단은 8~16일이 걸렸다.(직물의 표준 크기는 너비 56센티미터, 길이 12미터) 실을 잣고 직물을 짜는 일은 모두 여성의 몫이었다. 균전제에 따르자면 한 가구 세금의 절반은 여성 노동의 결과물이었다. 뿐만 아니라 가족이 입을 옷을 지을 때도 바로 그 천을 이용했고 아마도 시장에 내다 팔아서 추가 수입까지 올리곤 했을 것이다. 대토지 소유주는 수직기 같은 보다 복잡한 기계를 보유했다. 평직 이외에 고도의 복잡한 직물을 짜려면 복잡한 기계가 필요했다. 당시의 구전 설화에는 상류층 여인의 직조 기술에  대한 내용이 자주 등장한다. 당시 직조 기술은 아마도 경제적 차원읜 문제를 넘어 성별(젠더)과 사회적 위상에 관련된 문제였을 것이다.  - 같은 책 p355 

 

유라시아 전역에 걸쳐 가장 중요한 무역 상품은 물론 비단이었다. 

3세기에서 5세기에 이르기까지 동부 스텝 지역에서 혼란이 끊이지 않았다. 그 와중에 동전은 모두 사라졌고 그 대신에 직물과 카펫이 지불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 중략 - 640년 당나라가 투르판을 점령한 뒤, 이후에 화폐 대신 비단이 지불 수단으로 점점 더 중요해졌다. 국경의 군사 주둔지에서 근무하던 중국인 관리와 병사는 급료를 비단으로 받았으므로 비단을 팔아서 일상에 필요한 생필품을 구입해야 했다. - 같은 책p361

 

<여논어>와 구성이 앞의 <여계>와 달리 입신(立身)장 다음에 두 번째로 학작(學作)장으로 여자들이 해야 하는 일인 베짜기, 양잠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 것이 이 시기 비단이 지불수단으로 사용되고 경제의 큰 축으로 작용하는 것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래는 <여씨춘추>의 사용론(士容論)의 세 번째 상농(上農)편에 나온 내용이다. 

<여씨춘추>의 마지막 장인 사용론 중 세 번째부터 마지막 여섯 번째까지의 내용은 농업에 대한 내용인데 유가에서 보는 허행류의 은둔 지식인의 농가(農家)가 아니라 땅을 개간하고 품종을 개량하는 실제 농업의 일을 적고 있다. 중국에서 체계적으로 농업 기술을 정리한 자료로서는 가장 오래된 것이다.  여기에 옛 성왕(聖王)들이 먼저 농업에 힘쓰는 이야기로 시작하는데 후직의 이야기에 이런 이야기가 등장한다. 

 

후직은 "경전과 직조에 힘을 기울이는 까닭은 이로써 근본적인 것을 교화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하였다. 이리하여 천자는 몸서 제후들을 인솔하고 상제를 위해 마련된 적전에서 밭을 가는 의식을 행하는데 대부와 사들까지도 모두 역할이 있다. 그리고 농사철에 바쁠 때는 농민들은 도성이 나타나지 않게 하여 토지의 생산을 존중한다는 사실을 백성들에게 가르친다. 후비는 모든 빈들을 인솔하여 교외에서 양잠을 실행하고 공전에서 뽕잎을 채취한다. 이렇게 하여 봄이나 가을, 여름이나 겨울 언제나 베와 모시, 명주와 누에고치의 일을 손봄으로써 부녀자를 교화하는데 힘을 기울인다. 이리하여 사내들은 옷감을 짜지 않아도 옷 입을 수 있고 부인들은 밭을 갈지 않아도 밥 먹을 수 있어서 남자와 여자가 소득을 교환하여 길이 생존할 수 있게 되니 이것이 성인이 만든 제도이다. 그러므로 

농사철을 준수하고 시간을 아껴 늙기 전에는 휴식하지 않고 병들지 않으면 쉬지 않으며 죽기 전에는 손을 놓지 않는다. (后稷曰:「所以務耕織者,以為本教也。」是故天子親率諸侯耕帝籍田,大夫士皆有功業。是故當時之務,農不見於國,以教民尊地產也。后妃率九嬪蠶於郊,桑於公田。是以春秋冬夏皆有麻枲絲繭之功,以力婦教也。是故丈夫不織而衣,婦人不耕而食,男女貿功,以長生,此聖人之制也。故敬時愛日,非老不休,非疾不息,非死不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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