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영화인문학 시즌3> 다섯번째 후기 - 내 어머니의 모든 것 (2000; 폐드로 알모도바르)

taz2002
2020-11-15 10:49
116

언제나 느끼지만 영화인문학의 가장 큰 장점은 집이나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물론 볼수도 있지만, 거의 아무도 선호하지 않거나, 관심없는 영화이지만 숨겨진 영화) 영화를 낯선 것에 거부감이 없는 사람들이 중간에 끄지 않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영화는 스페인 영화로 정말로 다양한 사람들(내가 처음 말할 때 '영화에 정상적인 사람이 하나도 없는 것 같다'로 얘기했다. 나도 다른 사람들이 보면 정상적인 것 같진 않다고 하는데, 이 영화는 그 범주보다 한참 더 나갔다.)이 나온다. 이성애자, 동성애자, 양성애자, 트랜즈젠더(수술을 반만한 사람은 뭐라고 불러야할지 몰라서..) 등이 다양한 캐릭터로 나온다. 띠우님께서 쓰신 발제문이 아니어도 이 영화를 보면 우리의 이번 주의 주제인 '영화와 여성'과 일치할 수 있는 것이 영화에 남자 (가슴 수술을 한 반 남성을 제외)가 주인공 마뉴엘라의 아들을 제외하고 1분 이상 나오지 않는 것 같다. 여성에 대한 성격과 정의가 책에서 나온 것보다 영화 한편에서 더 많은 생각을 개인적으로 하였다. 

 

한줄 발제문에서 나는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화의 관음증적 시각의 대표성과 살인의 추억, 추격자, 악마를 보았다 등의 한국 영화에서 나타나는 여성의 비애의 정형성에 대해서 공유를 하였다. 성적 어필과 약자로서의 여성의 정형성은 헐리우드를 포함한 모든 영화에서 공통적으로 나오는 모습으로 생각된다. 

토토로님은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영화인문학 시간에 페미니즘 측면에서 많은 고려를 하시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는데 (만일 아니시라면 정정 부탁드립니다. ^^;), 남성의 시각으로 영화를 항상 남성 중심으로 여성의 피해자를 더욱 부각하는 경향이 많다는 것과, 여성이 관음 및 성적 대상으로 주로 소비되었다는 것에 분개하였고, 최근 한국 영화의 '여성'이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것으로 바뀌는 것 같다는 의견을 주셨다. 나도 이러한 의견에 동의하고, 앞으로 많은 여성 캐릭터가 다양한 이야기에서 더욱 남성만큼 영향력을 가진 인물로 비춰질 것으로 생각되었다. 

띠우님은 봉준호 감독의 '플란다스 개'에서 '살인의 추억'과 그 이후의 영화에서 보여지는 여성의 위치 등이 바뀌는 것을 이야기하였으며, 이 점은 나에게 앞으로 봉준호 감독의 영화에서 여성의 역할과 영향을 다시 한번 눈여겨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 같았다. 

수수님은 영화에서 남자들은 항상 대등한 관계이지만, 여성은 일방적으로 피해를 당하는 입장이어서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고 하셨는데, 이 부분은 나하고 동일한 관점이었다. 

재하군은 남성과 여성을 구분하지 않고 영화를 지금까지 보았으며, 여성의 위치가 주연이 아닌 조연으로만 한정된 것이 아닌가 의견을 주었고, 특히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남성 중심의 영화로 정의하여 영화를 보지 않은 나에게는 여성 중심(피해자나 약자가 남성들이고, 여성들의 주체적인 역할이 강조된다고 느낌)의 영화에 대해서 다른 시각을 가지게 되었다. 

청량리님은 '마녀'의 주인공은 남자 주인공의 역할을 여성이 단순히 하는 것일뿐 여성의 역할이나 위치가 영화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고 하여, 나에게는 또 하나의 새로운 시각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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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영화로 들어가면 '내 어머니의 모든 것(2000)' 은 이미 20여년 전 영화이지만, 난 솔직히 현재 찍은 것으로 착각을 하였다. 제작년에 갔던 스페인과 크게 다른 점이 없다는 것과 너무나도 새로운 구도와 인물들의 모습에 이러한 것을 20여년 전에 이미 유럽에서 나왔다는 것이 놀라왔다. 

 

전체적인 줄거리는 '시네21'의 김호영의 네어 클래식에서 아래와 같이 발췌한다. 

 

'그녀는 모든 것이 과잉인 삶으로부터 탈주하고 싶었다. 그녀는 그렇게 한다. 어느 날 기차를 타고 작별 인사도 없이 도시를 떠난다. 뱃속에 아기만 간직한 채. 다른 도시에서 그녀는 과잉과 정반대되는 삶을 산다. 간호사로 일하며 죽은 이의 가족을 설득해 다른 이에게 장기이식을 연결해주는 일을 맡는다. 17년 동안 그녀는 홀로 아들을 키운다. 차분하고 소박한 삶이었다. 아들 에스테반이 사고로 갑자기 그녀 곁을 떠나기 전까지는.

영화는 아들이 죽는 시점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녀, 마누엘라(세실라 로스)는 아들의 생일날 함께 연극을 보러 간다. 공연이 끝난 후 아들은 여배우의 사인을 받으러 빗속을 뛰어가다 자동차에 치여 한순간에 생을 마감한다. 채 온기가 식지 않은 아들의 심장이 다른 이의 몸에 옮겨지고, 그 모든 과정을 지켜보던 그녀는 슬픔을 삭이지 못한 채 17년 전에 떠났던 그 도시로 다시 돌아온다.

이후로, 영화의 대부분은 여전히 과잉의 흔적이 남아 있는 도시 바르셀로나에서 펼쳐진다. 다시 만난 트랜스젠더 친구 아그라도(안토니아 산후안)는 변함없이 각박한 삶을 살고 있고, 우연히 알게 된 수녀 로사(페넬로페 크루즈)는 봉사활동 중에 에이즈 감염자와 관계를 맺어 임신 중이다. 아들의 사고를 계기로 연을 맺은 여배우 위마(마리사 파레데스)와 동성 애인도 과도한 집착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힘겨워하고 있다. 그리고 젊은 시절 파리 여행에서 가슴을 달고 돌아와 그녀를 혼란에 빠트렸던 남편 에스테반은 롤라라는 가명으로 이 도시 어디선가 몰락해가는 삶을 살고 있다. 심지어, 그는 로사를 임신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난 이영화를 보면서 아들과 엄마의 친밀함 (영화를 보고, 어떤 분이 아들과 엄마가 연인같다고 하셨는데, 그 말에 동감한다. 우리집의 큰 아들과 애엄마를 보면 이러한 친밀도는 발생하지 않을 것 같다.) 에 놀랐으며, 자신의 남편이자 아이의 아버지가 여성으로 변하고, 에이즈로 죽어가도 그러한 변화보다는 여성과 남성을 떠난 사람으로의 감정에 충실한 주인공이나 등장인물들의 감정에 인상적이었다. 또한, 로사 (수녀인지는 영화보면서 몰랐었다.)가 에이즈에 걸린 수술을 아직 안한 여성 (또는 남성)과 관계를 가지고, 에이즈에 걸린 아이를 출산하는 스토리는 극단적이지만 영화 내에서는 크게 윤리적인 문제보다는 인물들과의 감정적인 동요에 중심을 가지고 가는 것이 재미있었다. 또한, 영화 전반에 가장 큰 맥락인 '모성애'에 대해서 띠우님이나 많은 분들의 의견이 있어지만 전체적으로 '여성의 연대' 라는 것으로 정리하였고, 이 부분은 앞으로도 많은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 

 

내가 영화인문학을 좋아하는 것은 cool하게 영화보고 cool하게 얘기하는 것이다. 가치관이나 자신의 생각 외에 벌어지는 수많은 흥미로운 주제들의 영화에 대해서 한주한주 본다는 것만으로 매주 기대가 되어진다. 재미있고 좋은 영화를 선정해주신 띠우님과 청량리님께 감사드린다. 

20201115 이윤호 

 

 

댓글 3
  • 2020-11-15 14:19

    저는 하고 싶은 말을 편안하게 이야기하는 윤호님의 자세를 배워야할 것 같아요...
    co~~ooool 하게^^
    게다가 함께가 아니면 보지 않을(?) 영화들을 꾸준히 함께 봐서 좋구만요..
    동시대를 살면서 당연히... 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은 순간?
    이소룡부터 예스마담이야기나 다시 제목도 생각이 안 나는 어느 만화영화까지..
    서로의 차이를 알아가는 시간이네요... 후기 잘 읽었습니다ㅎㅎ

    다음주에는 지용군과 담쟁이님도 만나뵐 수 있겠죠..
    한주만 빠지셔도 빈자리가 아쉽네요

  • 2020-11-15 15:04

    갈수록 후기가 길어지고 재밌네요.
    미리 후기 당번 해치운것이 다행이다 싶을정도로;;;

    덧붙여,
    모든 등장인물을 성별이나 성정체성으로 구분짓지 않고
    그저 사람이야기로 보았다는 J의 말이 기억에 남네요.
    편견없는 그 태도에 저를 다시 한번 돌아봤어요.

    잘 읽었습니다!

  • 2020-11-15 19:32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오는 발걸음이 점점 무거워집니다.
    이유가 뭘까 생각해 보니.. 쿨하게 하고 싶은 말을 다 못해서일 수도 있고,
    영화에 점점 푹 빠져서 혼자 골똘해지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영화를 만나고 사람들을 만나는 시간이 좋아서 또 갑니다.

    후기 잘 읽었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빨리 쓸 걸 그랬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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