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인문학시즌3> 두번째 시간 후기

띠우
2021-10-14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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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간에는 <도니다코(2002)>란 영화를 보았다. 필름이다에서 <소스코드(2011)>를 보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서인지 시간여행이 다시 한 번 흥미로웠다. 게다가 두 작품 모두 주인공이 제이크 질렌할이었는데 <도니다코>에서는 고등학생으로 나와서 참신했다ㅋ.  SF영화는 다 이해하지 못하면서 재밌다고 느끼는 희한한 경험을 준다. 언제 SF영화만 하루종일 틀어도 좋을 듯ㅋ

 

 

“일반적으로 우리는 지각장의 동질성을 모자이크와 같은 것으로 파악해서는 안 되고, 전체적 배치의 체계로 파악해야만 한다. 우리의 지각에 처음으로, 그리고 우선적으로 오는 것은 전체이지 병치된 요소들이 아니다”   

                                                                                  <사유속의 영화, 6장 영화와 새로운 심리학(1945), 메를로 퐁티>

 

지난주에 이어 고전 심리학에서 벗어난 새로운 심리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1945년에 발표된 글이라서 지금 시대에는 이미 익숙한 이야기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세계가 고정되지 않고 변화무쌍하게 우리 앞에 놓여져 있다는 것은 새로운 질문을 가능하게 만든다. 청량리님은 영화를 보고 나서 , 같은 영화를 봤다고 하더라도 그 이미지가 동일하게 남지 않는다면 지각된 영화의 이미지는 무엇으로 지속되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남기셨다. 시즌3 영화인문학을 일곱명과 함께 하는 동안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청량리님이 찾으실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밑줄 발제와 메모에서 00은 현재 공부하는 하이데거를 가져와 우리들의 마음을 어지럽혔지만ㅋ 질문이 그 안에서 계속해서 생성되고 있다는 점에서 응원하고 싶다. 00은 지금까지 영화를 보고 직관적으로 느끼는 정도에서 멈추었다면 이제는 다르게 보는 시각을 얻을 수도 있겠다고^^ 첫 시간 영화를 통해 어떤 해방(?)을 느끼셨다는 것을 지각하셨고, 그것에 대해 자기언어로 표현해보려고 하신다. 00은 영화나 책을 볼 때 자기 언어로 다른 사람들에게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하셨다. 같은 영화를 보고 다른 생각들을 이야기할 때에 필요한 자세라고 생각한다. 뭐 그게 되면 다들 그렇게 하겠지만 우린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고 있나보다. 00은 영화가 당시 미국 사회 전체에 대한 비판의식을 보여준다고 했다. 감독은 왜 시간여행으로 돌아가고 싶은 순간, 다시 시작하고 싶은 순간을 1988년으로 삼았던 것일까. 레이건의 시대가 끝나고 부시의 시대가 열리기 직전, 다시 그때로 가면 다른 선택이 가능할까.

 

영화가 갖는 동시대성은 <디 아워스>와 마찬가지로 이 영화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sf를 통해 보여지는 원본과 복제의 관계가 리얼리즘과 허구의 관계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누었다. 이제는 그 구분마저 사라져버릴 것 같지만 퐁티의 글은 1940년대를 다루고 있고, 영화속 배경은 1988년 모습을 담고 있으며, 영화가 만들어진 시기는 2002년이다.

 

이번 시간부터 참님이 함께 하신다. 느티나무님과 유님이 함께 하면서 우리의 지각장에 파동이 좌르르 느껴지더니만 또 한 번 지각장의 변화가 새롭다. 영화를 계속 같이 보다보면 서로의 반응에 대해 익숙해지는 면도 있는데 이렇게 판이 새롭게 짜이면 또 다른 변화가 일어나서 긴장감도 있고 새로움도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보았던 영화는 여럿이 함께 보면 새로운지도...

 

 

한 편의 영화에서 나올 수 있는 이야깃거리가 많다는 것은 다시 또 보고 싶어지게 마련이다. 그때 나올 이야기들은 이번 이야기와는 또 다른 이야기들이겠지~~ 안타깝게도 느티나무님이 아파서 결석하셨는데 다음 시간에는 건강한 모습으로 뵙기를~~

 

이번 시즌 후기 순서를 미리 정했다.

1회 느티나무/2회 띠우/3회 수수/4회 참/5회 재하/6회 유/7회 토토로/8회 청량리

 

다음 시간에는 다르덴 형제의 <아들>을 본다. 9시 30분 늦지 않게 오시길~~

 

댓글 3
  • 2021-10-15 13:47

    어려운 책과, 해석이 잘 안 되는 영화를 통해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영화를 보고 '대체 뭘 말하려고 하는 거지?'라고 이야기하지 말아야겠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나희덕 시인은 시에 대해 '한 그릇의 음식'과 같다고 했습니다. 

    가끔은 낯선 음식, 무슨 맛인지 모르는 음식도 먹어보고 경험해 보라고 합니다. 

    사람들이 시를 어려워하고 멀리 하는 이유가 익숙한 음식만 먹으려고 하기 때문이겠죠.

     

    그동안 영화는 시에 비해 '익숙한 음식'이라고 생각했는데,

    영화 모임을 하면 할수록 더 낯설고 어렵기만 합니다. 

    그래도 내일 또 '한 그릇의 음식'을 먹으러 가야겠네요.

    자꾸 먹기만 하고 소화를 못 시킬까봐 두렵습니다만..

    • 2021-10-15 17:31

      저도 워낙 익숙한 아이들에만 손이가는지라 

      어찌어찌 낯선 음식에 젓가락 얹었는데

      느낌이 괜찮네요

      아직은 낯설어서 뭐라 말할수는없지만

      이 낯선 음식과 느낌을 즐기려고요 ~^^

      … 하려했는데 텍스트가 자꾸 생각하라고하라는거같아서 어렵지만… 일단 따라가보려고요 ㅎ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 2021-10-15 17:37

    디아워스에서도 의사들의 처방이나 다른 이미지들속에서 정상/ 비정상…(너무 이분법적인듯싶지만)이라는 틀을 생각해보게되는데데도니다코는 더욱 구체적으로 생각해보게되네요.

    ‘부적응자’라는 표현으로 청량리샘은 나타내셨는데… 부적응자이며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도니다코가 지극히 몸이나 지각의 흐름을 잘 따르고있는것은 아닌가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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